[고수칼럼] 금융투자 ‘지피지기 백전불태’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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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민준 기자.
마이너스(-)에 가까운 저금리 환경이 도래하면서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로 자산 증식이 어려워지면서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금융투자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상품이 나날이 복잡해지면서 잘 알고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 국민의 10명 중 7명은 자신의 금융지식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2.2점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62.9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식·행위·태도 모든 부문에서 최소점수 이상을 달성한 사람은 10명 중 2명(17.8%) 수준에 불과했다.

금융 이해력 점수를 문항별로 살펴보면 저축경험(96.5점)은 높은 수준이나 금융상품 선택방법(32점)은 가장 취약해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력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듯 다른 ETF와 ETN


최근 투자자에게 주목받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은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와 ETN(Exchange Traded Note, 상장지수증권)이다. 

올해 4월말 기준 ETF와 ETN 자산총액은 약 53조3000억원으로 ETF와 ETN이 각각 46조원, 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KOSPI) 시가총액 1309조2000억원의 4% 수준이나 코스피 대비 ETF 일평균거래대금은 50.4%에 이른다.

ETF와 ETN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대표적인 인덱스 상품이다. 

인덱스 상품이란 개별종목이 아닌 코스피200, S&P500종합지수 등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금융상품으로 자산배분 및 안정적인 장기투자에 적합하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 달리 우리나라 ETF와 ETN시장은 변동성이 높은 레버리지, 인덱스, 원유 선물 ETF(ETN)를 중심으로 매매돼 투자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ETF와 ETN는 어떻게 다를까? ETF는 코스피200, S&P500종합지수 등 정해진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펀드다. 

증권사의 ETF라 불리는 ETN은 거래소에 상장된 인덱스 상품이라는 점에서 ETF와 유사하지만 펀드가 아닌 파생결합증권으로서 성격이 다르다. 파생결합증권인 ETN은 펀드인 ETF에 비해 운용방식이 자유로운 반면 투자위험은 높다.

또한 ETN은 ETF와 달리 발행자 신용위험을 갖는다. 즉 발행자인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해당 증권사가 발행한 ETN은 투자금을 정상 회수하기 어렵다. 같은 인덱스 상품이지만 인덱스 펀드 보다 ETF, ETF보다 ETN이 투자난이도가 높은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원자재 선물 ETF(ETN) 투자 전략은?


최근에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며 원유와 금 등 원자재 선물 ETF(ETN)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ETF(ETN)를 활용하면 주가지수뿐만 아니라 원유 선물 가격 등 다양한 기초지수의 가격 흐름을 추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물엔 만기가 있다. 만기가 가까워지면 해당 선물을 청산하고 다음 선물계약으로 교체해야 한다. 최근 원유 선물 시장처럼 만기가 임박한 원유 선물(근월물) 가격보다 만기가 먼 원유 선물(원월물) 가격이 높으면 선물 만기 교체 과정에서 비용(Roll Over Cost)이 크게 발생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괴리율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원유 선물 ETN은 매수세 급증으로 시장가격과 실제가격의 괴리율이 크게 벌어져 상장폐지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물의 가격흐름을 추종하는 ETF(ETN)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은 고위험 상품이므로 투자 전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손자병법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적군을 알고 아군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 적군을 알지 못하고 아군을 알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지며, 적군을 알지 못하고 아군도 알지 못하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해 기고만장해서도 안 되고 상대의 전력과 상황에 대한 파악이 없이 무턱대고 덤벼서도 안 됨을 경계하는 말이다.

금융투자도 다르지 않다. 단지 높은 수익만 바라보며 남의 말만 듣고 잘 모르는 상품에 투자하면 위태로울 수 있다. 금융투자에서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목적과 투자성향을 분명히 하고 투자상품의 수익구조와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려는 ‘적군을 알고 아군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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