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신상공개 불허에 국민청원… '성범죄자 알림e'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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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 모든 구매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6일 다시 개시됐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 모든 구매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6일 다시 개시됐다. 청원인은 신상공개 불가 판결을 재검토하고 모든 구매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구매자 신상정보에 대한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의 공개도 현재까지 이뤄진 적 없다.



청원인,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재검토 요구


청원인은 “지난 수개월 수십만명의 청원은 무시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n번방 신상공개를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유사 성범죄 특히 디지털 성범죄에 이 사건은 면죄부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난 3~4월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의 참여인은 200만명을 초과했다.

이번 청원은 지난 1일 n번방 성착취물을 구매한 혐의를 받는 A씨(38)에 대한 신상 공개가 무산된 것에 대한 반발이다. A씨가 춘천지방법원에 낸 신상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이날 받아들여졌다. 강원지방경찰청은 3일 춘천경찰서 유치장에서 춘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하는 과정에서 그의 이름, 나이, 얼굴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1항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에 근거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법원은 이날 “피의자가 구속 상태로 추가 범행이나 2차 가해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혐의를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제출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수사 절차의 어느 단계에서든 신상정보공개가 가능한 점 등의 이유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다”며 인용 사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이 결정이 최종 판단이 아님도 밝혔다. 법원은 “현 시점에서의 신상공개에 대한 집행정지로 신상정보 공개에 대한 최종 판단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갓갓’ 문형욱(24)에게서 n번방을 물려받은 신모씨(32) 등으로부터 성착취물을 구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성인 여성들을 불법촬영하고 아동·청소년 8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



조주빈·강훈 신상정보 공개는 왜?


조주빈은 지난 3월 서울 종로 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됐다. /사진=장동규 기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3월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 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고 아동·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70여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하다”는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 판단에 따라 이름과 얼굴, 연령이 공개됐다.

지난 2018년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8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김성수와는 달리 살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피해 여성에게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기게 하는 등 범행이 악질적이라는 판단이다.

미성년자 최초로 신상이 공개된 ‘부따’ 강훈(19)의 경우 법원은 강씨의 장래보다 그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다고 판단해 그의 신상을 공개했다. 재판부는 "강씨 행위는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범죄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갖는다"며 "공익을 충족시키기 위한 신상공개가 수사기관의 권한남용이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훈은 조주빈의 행동책으로 불리며 피해자들을 유인해 성착취물로 얻은 수익을 환금해 조주빈에게 전달하고 박사방을 관리한 혐의 등을 받았다.



n번방 구매자 ‘성범죄자 알림e’ 공개는?


신상정보 공개는 대상자의 인권 보호와 그 가족, 인척, 지인에 대한 2차 가해 방지를 위해 심의위원회 사전 심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아닌 외부인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전에 온라인상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대상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킴과 동시에 대상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야기할 수 있다. 대상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신상정보 공개의 당위성은 법률적으로 인정된다. 이러한 법률적 허용은 지난 2010년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로 현실화됐다. 성범죄자 알림e는 법원으로부터 신상공개 및 우편고지명령을 선고받은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공개하고 성범죄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읍·면·동)의 아동청소년 보호세대와 학교 등에 우편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다.

따라서 해당 사이트 이용자는 공개 대상자의 성명, 나이, 주소 및 실제거주지(도로명 및 건물번호 까지), 신체정보(키와 몸무게), 사진, 성범죄 요지(판결일자, 죄명, 선고형량), 성폭력범죄 전과사실, 전자장치부착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거주지 정보공개를 건물번호까지 한정한 것은 대상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3월23일에는 n번방 구매자들의 ’성범죄자 알림e’ 등록에 대한 국민청원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8만명을 초과했다. 구매자들은 성착취 동영상에 대한 수요자로서 성착취 동영상 제작에 의견을 내기도 하였으므로 이들 또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 제작·배포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현행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50조를 위반한 자에 한해서만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n번방 구매자 등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아동·청소년이용 음란물 제작·배포죄에 따른 범죄자의 신상공개는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지난 2017년 2월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결과적으로 폐기됐다.
 

이원창 lewoc@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온라인뉴스팀 이원창 기자입니다. 여러분의 제보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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