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집 팔아라, 나는 안 판다?… 정부 고위공직자 40% '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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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공직자의 상당수가 여전히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사진은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박영태 기자
청와대가 다주택자인 청와대 주요 참모들에게 실거주를 위한 1주택만 남기고 모두 처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실제로 처분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 참모진뿐만 아니라 각 부처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의 대다수가 다주택자인 만큼 이들이 정부의 권고를 실행에 옮길지도 주목된다.

7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별 장·차관 40명 중 15명(38%)이 2주택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다. 이들은 정부가 과열 집값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실거주 주택을 제외하고 모두 팔라는 권고에도 여전히 다주택자로 남았다.

시민단체에서도 실거주 목적 외의 주택을 처분하라는 ‘솔선수범’을 강조하지만 처분 움직임은 거의 없는 상황. 현재 정부가 고위공직자의 주택 처분은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추가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의 주택 처분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강화한 부동산 추가대책을 7월 임시국회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오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부동산시장 긴급 현안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종부세 강화 등을 직접 지시했다. 투기성 매입에 대한 규제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다주택자 등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공직자의 상당수가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같은 날 오전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상이 직접 2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에게 ‘이달 중 처분’을 다시 한번 권고했다. 노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12월 그가 6개월 내에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할 것을 권고했지만 여전히 다주택 보유 참모들이 많았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처분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각 부처 장 차관들도 상당수가 다주택자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행정안전부 관보에 공개한 ‘2020년 정기 재산변동 사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18개 부처 40명의 장·차관 중 장관 8명, 차관 7명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지난해 12월 “수도권 내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고위공직자의 경우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여전히 주택을 처분하지 못해 다주택자로 남았다. 홍 부총리는 본인 명의로 경기 의왕시 아파트와 세종시 나성동 아파트 분양권을 소유 중이다.

홍 부총리는 세종시 소재 아파트 분양권을 처분하려 했지만 이미 분양받은 아파트의 납입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입주 뒤 이를 처분한다는 입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주택자다. 강 장관은 서울 관악구에 다세대주택, 종로구에 오피스텔, 서대문구에 단독주택을 보유 중이다. 박 장관은 서울 서대문구에 단독주택, 종로구에 아파트,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소유했다. 소유 주택에는 모두 배우자와 부모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공직자의 약 40%가 여전히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DB
다른 장관 중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2주택자다.

차관 중에서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1채와 청주시 흥덕구에 단독주택 2채를 포함 유일하게 3주택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용범 기재부 차관, 고기영 법무부 차관, 정병선 과기부 차관, 윤종인 행안부 차관 등은 2주택자다.

정부의 과열 집값 잡기 행보에 역행 하는 이들의 모습에 시민단체도 나서 고위공직자의 주택 처분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따르면 이들은 주거나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기재부 고위공직자 중 31%(16명 중 5명)가 다주택자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실제 주거, 부동산정책에 책임을 지고 있는 국토부, 기재부의 경우 3급 이상 고위공무원들도 국민적 요구(주택 매각)에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최근 성명을 내고 “청와대의 다주택 처분 권고에도 대부분 고위공직자가 이를 처분하지 않았다”며 “국민 비난을 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였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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