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살린 건 법원 아닌 '검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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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 상실 위기에 있던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해 9일 대법원은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내라며 파기환송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뉴시스
"살았다"

기사회생한 은수미 성남시장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 상실 위기에 있던 은 시장에 대해 9일 대법원은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내라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은 시장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기재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적어놓지 않았다.

검사는 양형과 관련해 "제2항 위반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면 1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만 주장했다.

대법원은 "검사의 양형에 관한 항소이유 주장이 구체적이지 않아 적법하지 않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벌금액을 증액한 것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규칙 제155조는 검사가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간결하게 명시하도록 규정했다.

은 시장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성남지역 폭력조직인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가 대표로 있는 코마트레이드 측으로부터 90여차례에 걸쳐 차량과 운전노무를 제공받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은 시장을 기소할 당시 제45조 제1항과 제2항 등 2개 조항 위반 혐의를 들었다.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은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기부를 받은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제2항은 법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것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은 시장이 차량과 운전노무를 제공받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불법수수하고 (1항 위반) 법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는 혐의(2항 위반)로 은 시장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제2항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회사측 자금이라는 사정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판단했다.

이후 검사는 항소장에 1심이 제2항을 무죄로 본 것은 잘못됐으며 제2항이 유죄가 인정되면 1심 선고형은 지나치게 가볍다고 적었다. 이는 조건부로 양형부당을 주장한 것.

항소심 재판부는 유무죄 판단은 1심과 동일했지만 제2항에 대해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이 적법함을 전제'로 피고인에 대한 벌금액을 300만원으로 증액했다.

법무법인 예현 신민영 형법전문 변호사는 이날 '머니투데이'에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이 무죄 유지가 됐으니 양형부당 주장은 (대법원이) 아예 없었다고 본거나 마찬가지"라며 "매우 큰 실수"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항소 과정에서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만 기재해 항소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과거에도 있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검찰이 항소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과거에도 있었다. 검찰은 항소 과정에서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만 기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지난 2017년 3월 대법원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사건의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낸 바 있다.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건물 3층 회장실에서 피해자들을 폭행해 전치 3주 등의 비골골절상과 전치 2주 등의 경추 염좌상 등을 가했다.

1심 재판부는 공동상해에 대해 일부 유죄, 일부 무죄 판결을 내렸는데 검찰은 항소하면서 항소 이유란에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이라고만 작성했다.

1심 판결 무죄부분에 대해 사실오인에 관한 이유만 적고 유죄 부분의 양형부당에 대해서는 구체적 이유를 적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은 1심 유죄 부분에 대해 검사가 적법한 양형부당 항소이유를 제시했음을 전제로 1심 판결의 양형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단해 1심 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면서 "거기에는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전했다.
 

정소영 wjsry21em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기자 정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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