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서비스로 ‘5G’ 값 받는 나쁜 통신사

[머니S리포트] 비싸고 속 터지는 ‘5G’… 700만 ‘호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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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사용자가 지난 5월 기준 68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말 5G 가입자 1000만명 시대가 열릴 것이 유력하다. 이변이 없는 한 ‘세계 최초 5G 가입자 1000만명 돌파’라는 타이틀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서비스 이용자들의 불만이 가득하다. 매달 10만원에 가까운 통신요금을 지불하면서도 하루 중 5G를 사용하는 시간은 3시간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연결이 끊어지기 일쑤다. 집·사무실·지하철 등 실내공간에서 5G를 사용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총체적난국에 빠진 5G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5G’ 서비스는 요금이 LTE보다 비싸더라도 속도가 20배쯤 빠른 것으로 인식되지만 현실은 달랐다. 5G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비싸고 느린 서비스에 이용자들은 속이 터진다. /사진=장동규 기자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5G)의 이용요금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된다. 서비스 질을 감안, 요금 인하를 통해 가입자 부담을 낮추려는 정부 방침에 이동통신사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보이며 반대한다. 비싼 값을 치러 5G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고가의 요금을 부담하는데도 정작 활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4G 기반인 LTE(Long Term Evolution)다. 가격이 저렴한 요금제로 바꾸려 해도 부가 비용이 들고 그마저도 어려움이 적지 않다. 가입자는 정부와 이통사에 이용요금 인하를 요구하지만 둘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오지’도 아닌데 안터지는 5G


‘5G’ 서비스는 요금이 LTE보다 비싸더라도 속도가 20배쯤 빠른 것으로 인식되지만 현실은 달랐다. 5G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비싸고 느린 서비스에 이용자들은 속이 터진다.

이동통신사의 설명만 믿고 계약했다가 낭패를 본 5G 이용자들은 대체로 통신서비스 품질과 이용요금 관련 불만을 표출한다. 소비자단체도 이와 관련된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서비스 시작 이후 1년 동안 접수된 5G 서비스 관련 상담 2055건 중 63%는 품질 불만에 따른 계약 해지를 원했다. 구체적인 불만 사항은 통화 시 끊김 현상과 LTE 전환 등이다.

5G는 현재 서울을 비롯해 전국 광역시 위주로 서비스된다. 상용화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5G 통신 신호를 교환하는 기지국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준공 신고된 5G 기지국은 올 5월 기준 11만5386개. 87만개에 달하는 LTE 기지국의 13% 수준이다. 그나마 서비스 가능 지역이더라도 지하나 건물 안에선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정부가 7월 말 이통3사의 5G 서비스품질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정작 이용자 반응은 시큰둥할 수밖에 없다.

국내 이통3사의 5G 요금제는 월 5만5000원부터 최고 13만원에 달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요금제는 LTE보다 평균 2만원쯤 비싸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LTE서비스에 가입하길 원하지만 거절당하기 일쑤다.



영혼의 족쇄 된 ‘이용약관’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용자 대부분은 신형 단말기로 통신서비스에 가입한다. 이통사는 단말기 제조사와 제품의 제원, 공급일정 등을 조율한다. 주력하는 서비스에 따라 필요한 단말기를 미리 확보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국가에서 ‘이동통신사업자’라는 권한을 주는 만큼 이 앞에선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업체도 언제건 ‘을’이 될 수 있는 구조다.

이통사는 단말기 제조사와 제품의 제원, 공급일정 등을 조율한다. 주력하는 서비스에 따라 필요한 단말기를 미리 확보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국가에서 ‘이동통신사업자’라는 권한을 주는 만큼 이 앞에선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업체도 언제건 ‘을’이 될 수 있는 구조다. /사진=뉴스1
이런 점은 이통사가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통사가 ‘제품가격’을 건드릴 수 있기에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유인책으로 활용한다. 여전히 각종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는 배경이다.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임시 대리점은 각종 불법 보조금을 약속하고는 짧은 시간에 미끼 가격을 앞세워 많은 가입자를 모은 뒤 사라진다. 실제 가입한 곳과 명세서상의 가입처가 다른 것도 이런 이유다.

이런 운영은 이통사가 용인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입 후 3개월이 지나야 가입자 수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5G 폰으로 LTE서비스에 신규 가입하는 게 이론상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리점에서 서류를 올리더라도 이통사에서 단말기 등록을 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결국 대리점도 이통사에서 권장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유치해야 한다.

5G폰이더라도 LTE서비스는 하위호환된다. 개인식별정보를 담은 유심(USIM)칩 변경으로 LTE서비스에 가입하는 게 가능하다. 이 경우 상위 서비스인 5G는 이용할 수 없다.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가입 전 기기값을 모두 지불한 경우라면 공기계(자급제폰)가 되기 때문에 원하는 통신사와 서비스를 고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고가의 5G 폰을 쉽게 구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선택약정할인이나 공시지원금을 받는 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공시지원금은 이동통신사와 단말기제조사가 함께 일정비율의 단말기 비용을 보조해주는 비용이다. 선택약정할인은 1년이나 2년을 사용하는 조건을 걸고 반대급부로 이통사로부터 이용요금을 25% 할인받는 제도다. 함정은 여기에 있다. 할인받기 위해 서비스를 일정 기간 이용해야 하는데 이때 적용되는 이용약관에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5G 서비스에 불만을 느껴 저렴한 LTE요금제로 변경하려 해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 단말기를 구입하고 서비스에 가입할 때 지원받은 ‘공시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 등과 맞물리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요금제를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내는 요금이 같다면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서로 간의 약속에 따라 할인해주는 조건인 만큼 계약을 파기하면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5G는 현재 서울을 비롯해 전국 광역시 위주로 서비스된다. 상용화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5G 통신 신호를 교환하는 기지국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배부른 이통사, 투자는 언제?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논란이 계속되는 사이 과기정통부 추산 올해 5월 5G 가입자 수는 680만명을 넘어섰고 관련업계에선 연말이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설비투자는 제자리 걸음이다. 이통3사는 올 상반기 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제 투자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의 시각. SK텔레콤은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5G 투자 규모를 늘리지 않을 것이란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1분기 설비투자는 SK텔레콤 3066억원, KT 4069억원, LG유플러스 3746억원으로 총 1조88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투자금액인 SK텔레콤 3313억원, KT 5521억원, LG유플러스 2768억원의 1조1602억원보다 721억원 줄었다.

관련 업계에선 이통사가 5G 서비스를 핑계로 큰 수익을 올릴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투자비는 제자리면서 가입자 수만 늘어나면 결국 비싼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고 이통사 입장에선 이를 쉽게 포기하기가 어렵다”며 “25% 선택약정할인 비용을 통신사가 부담하는 게 힘들다고 주장하지만 보통은 단말기 할부와 함께 진행되는 만큼 그 약정을 대가로 금융권으로부터 돈(매출채권 발행)을 빌릴 수 있고 이를 또다시 마케팅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결국 손해 보지 않는 장사”라고 지적했다.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산업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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