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망]② 지지자 수백명과 셀카 찍어주던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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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명문대 제적,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등을 거쳐 최초 3연임 서울시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후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대선 주자로 거론돼왔다. /사진제공=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을 직접 만난 건 딱 3번이다. 2011년 서울시청 인근에서 우연히 마주친 박 시장에게 "안녕하세요? 주말인데 출근하셨네요"라고 말을 거니 "공무원에게 쉬는 날이 있겠습니까. 허허"라며 사람 좋게 웃었다.

이후 두번은 현장 인터뷰에서다. 수십명의 취재진, 수백명의 지지자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경황이 없는 상황에도 성실히 정책 설명을 하고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해주는 모습이 인상깊어 기억에 남는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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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명문대 제적,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등의 특이한 이력을 거쳐 최초 3연임 서울시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후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대선 주자로 거론돼왔다.

박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박길보와 노을석의 2남5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서울 경기고를 졸업하고 1975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가 유신정권의 긴급조치 명령 9호를 위반해 제적됐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해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했다. 대구지검 검사로 일하다가 6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이듬해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권인숙씨 성고문 사건 등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시민운동에 관심이 많던 박 시장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총선시민연대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부패 정치인 낙천·낙선운동을 주도했다. 2001년에는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가게 등의 시민단체를 설립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힘썼다.

박 시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하자 보궐선거에 출마해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와 후보 양보로 힘을 얻었다. 2014년 선거에서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 2018년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3연임에 성공해 올해로 10년째 서울시장으로 일해왔다.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박근혜정부를 비판하며 지방정부가 재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 시장의 대표 업적으로 공공자전거 따릉이와 서울역 고가를 도심공원으로 바꾼 '서울로 7017'이 손꼽힌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민선 7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 대선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해 대권을 향한 열망을 조심스럽게 드러내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든 노동자들을 만나 보호대책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서울시



민원인에게 마음 열었던 서울시장


박 시장은 대학생을 위한 주요 선거공약이었던 서울시립대 2012년 명목등록금 50% 삭감을 실현했다. 이를 위해 2012년 서울시 예산에 반값 등록금 지원예산을 반영했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연평균 등록금은 238만7500원으로 인하됐다.

2013년 1월부터 현대차 정몽구재단과 협력해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자녀 교육지원, 사회인식 개선, 의료지원 등의 영역으로 확대했다. 2018년 7월22일~8월18일 한달 동안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살기 체험을 해 화제를 모았다. 박 시장은 "살아봐야 안다는 말이 있듯 직접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무엇이 불편하고 개선해야 할지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시장에게 선풍기를 선물했다.

박 시장은 문재인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 주택공급을 늘리려면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야 한다는 게 현정부의 입장이다. 박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에 줄곧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한 고위관계자는 박 시장과 관련해 인상깊은 일화를 들려줬는데 재개발·재건축 철거민과 관련된 이야기다. 서울의 한 사창가 포주가 철거에 반대하며 용역깡패를 동원하는 등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에게 "불법을 저지르고 비윤리적인 자들이니 법적으로 처리하게 해달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말을 들은 그는 이후 공직자로서의 마인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가 비윤리적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서울시민이라면 자기가 살거나 장사하던 곳에서 강제로 쫓겨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대답이었다. 서울시 민원인들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실을 찾는다는 건 잘 알려진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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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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