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쫓는 中, 기술격차 좁아진다

[머니S리포트] 정부 차원 막대한 투자 앞세워 반도체 등 한국산업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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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중국산업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앞세워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한국산업의 뒤를 맹추격 중이다.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며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한 산업마저 수년 내에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미 일부 산업은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지 오래다. 한국과 중국의 산업격차는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실태를 점검해봤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한 반도체업체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중국의 주요산업이 한국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과 혜택을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하며 한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것.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던 일부 산업은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이대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미래먹거리 산업분야에서도 중국에 선두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中, 반도체 투자 ‘돌격 앞으로’



중국은 ‘제조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2015년부터 ‘중국제조 2025’를 추진 중이다. 주요 제조업의 기술자립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반도체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반도체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50~60% 가량을 차지하지만 자급률은 10%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지난해 15.7%에 그쳤다. 올해는 20.7%로 증가할 전망이다. 2025년 자급률 70% 목표까지는 아직 부족한 수치지만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은 반도체산업에 약 2430억달러(290조7495억원)를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2기 중국 집적회로 산업 투자펀드’를 통해 290억달러(34조6985억원)의 추가 금액을 투자할 예정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특히 미국과의 패권 다툼이 변수다. 미국의 대(對)중 압박이 오히려 중국의 국산화율 제고 속도를 높이는 명분이 될 수 있어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업계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격차가 2~3년 정도 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중국의 혁신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 반도체 국산화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격차는 생각보다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국의 추격이 예고된 상태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인 CXMT는 D램 양산을 위한 고객사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공급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체 YMTC는 하반기 낸드플래시 양산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D램 73.4%, 낸드플래시 44.0%로 아직 압도적인 우위에 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 등 혜택을 제공해 격차를 빠르게 좁힐 가능성이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2014년~2018년 주요 21개 글로벌 반도체기업 중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을 살핀 결과 상위 5개 중 3개가 모두 중국기업이었다. 가장 비율이 높은 SMIC는 매출 대비 6.6%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고 화홍(5%), 칭화유니그룹(4%)이 뒤를 이었다.



디스플레이·5G 등도 문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기업 2곳이 각각 불과 0.8%, 0.6%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한국 반도체가 지금의 세계적 입지를 갖추기까지 기업 홀로 선방해온 측면이 있다”며 “최근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까지 여러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시장 입지 수성을 위해 우리도 R&D, 세제혜택 지원 등의 정책적 뒷받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2000년대 들어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시장 패권을 지켜오던 한국은 2017년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LCD 시장점유율은 27%로 전년보다 6% 줄어든 반면 중국은 30%에서 36%로 6% 늘어나며 왕좌에 올랐다. 2021년에는 중국의 점유율이 65%로 치솟고 한국은 4%로 급감할 전망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시장에서도 중국의 성장세가 매섭다. DSCC에 따르면 2019년 국가별 모바일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76%로 중국(22%)과 큰 차이를 보였지만 2024년에는 중국이 50%, 한국이 49%로 역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스 영 DSCC 연구원은 “중국이 OLED 시장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2024년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도 안심할 수 없는 분야다. 이들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핵심 산업으로 중국은 제조업과 ICT를 융합하는 전략을 통해 산업 전반의 업그레이드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진행된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5G, AI, 빅데이터 등 7대 분야의 집중적인 육성을 위해 올해 중앙예산 내 투자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224억위안(3조8163억원) 증액한 6000억위안(102조2220억원)을 안배했다. 또한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에도 1조6000억위안(272조5920억원) 늘어난 3조7500억위안(638조8875억원)을 배정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몇 년 내에 첨단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우리보다 앞서 나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우리의 과학기술, 산업, 경제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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