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꿈꾸는 한국, 중국 도전 뿌리칠 비책은?

[머니S리포트] 주요기업 미래먹거리 투자 강화… 정부도 정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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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중국산업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앞세워 자급률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한국산업의 뒤를 맹추격 중이다. 글로벌시장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며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한 산업마저 수년 내에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미 일부 산업은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지 오래다. 한국과 중국의 산업격차는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실태를 점검해봤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 사진제공=삼성전자
글로벌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국내 기업의 투자에 속도가 붙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한국이 선도하는 분야에 중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선제적인 체질개선과 사업전환을 통해 차세대 산업의 패권을 쥐겠다는 각오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제도개선부터 금융지원까지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한국기업들의 ‘기술 초격차’ 실현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사업전환 나선 기업들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분야는 데이터 저장을 위해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IT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4.1%로 1위를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는 29.3%로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사실상 한국업체가 73.4%의 압도적인 입지를 구축한 셈이다.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플래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각각 33.3%, 10.7%로 총 44.0%를 점유했다.

하지만 전체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의 비중은 비메모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전체 매출 4183억달러(499조6593억원) 가운데 메모리 비중은 26.7%에 불과했고 나머지 73.3%는 비메모리가 차지했다.

지난해 비메모리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4.1%로 중국 5%보다도 뒤처진다. 이에 한국 기업은 비메모리 분야의 투자를 강화해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1위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데 이어 같은 해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V1 라인을 통해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확대했고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하는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점검했다. /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IC)를 통해 현재 중국 장쑤성 우시에 연말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파운드리 공장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인수하는 데 투자자로도 참여했다.

한국 기업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중국에 1위를 내준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퀀텀닷(양자점·QD)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사업 전환을 도모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단계로 아산1캠퍼스에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해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LG는 이르면 이달 중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 산업분야 투자도 활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외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에 대한 기업의 투자도 한층 활기를 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투자는 2015년 1182억원에서 2019년 1조2026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5년여 간 총 투자액은 2조7000억원에 달했다. 스마트 모빌리티(공유차량)를 비롯한 미래형자동차(친환경차), 인공지능(AI)·빅데이터, 자율주행, 바이오, 핀테크 등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활발히 진행됐다.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육성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초체력과 다름없는 소부장 경쟁력을 키워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먼저 2022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선정, 집중 육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을 지난해 8월 발표했으며 올해 4월에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상시화해 국산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소부장 분야 핵심전략기술을 선정하고 이를 개발·생산할 기업 100곳을 뽑아 글로벌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분야별로 기계·금속(38개) 전기·전자(18개) 반도체(17개) 자동차(13개) 디스플레이(10개) 기초화학(4개) 등이 대상이며 기업당 연간 최대 50억원의 대규모 R&D를 지원하고 민간부담금 비중도 완화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10년 만에 뿌리기술의 범위를 기존 6개에서 14개로 전면개편하기로 했다. 뿌리기술은 부품·장비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소재를 가공하는 기술로 소부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뿌리기술은 주조, 금형 등 6개에서 사출·프레스, 3D 프린팅, 로봇 등 14개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뿌리산업 대상은 기존 3만개에서 9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세계적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고 있는 환경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뿌리산업 지원체계를 마련하려는 목표”라며 “노동집약적, 저부가형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미래형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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