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 심장은 '현대제철'… 부품 조각은 '포스코'

[머니S리포트] 현대제철, 금속분리판 확대 등 고급재 공급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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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철강 1위 기업인 포스코에게 2위 현대제철은 차강판의 새로운 경쟁자다. 매출액이나 조강생산능력, 제품 판매량에선 아직 격차가 분명하지만 철강 기술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자동차강판에선 별 차이가 없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을 생산·개발한 지 15년 만에 포스코(1994년 생산 시작)를 따라잡았다. 해외 자동차 시장에서도 현대제철은 포드와 GM, 폭스바겐 등에 납품하기 시작하며 포스코를 압박한다. 대표적 미래자동차인 ‘수소전기차’에도 현대제철은 포스코가 생산하지 못하는 고급 내외판재를 납품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현대제철은 차강판 기술력을 통해 포스코를 넘어서려 한다.
현대제철이 미래 자동차 강판 기술력에서 포스코를 앞서나가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사진=현대제철

미래차 소재 부문에서도 현대제철은 포스코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순히 철강 생산력 평가기준인 조강능력만 놓고 보면 포스코가 현대제철을 앞선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9년 포스코의 조강생산량은 3990만톤으로 JFE스틸을 제치고 세계 5위다. 현대제철은 2131만톤으로 15위다. 포스코와의 격차는 1859만톤이다. 하지만 수소전기차 등 미래자동차의 핵심소재에선 현대제철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래 철강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할 차강판 분야에서 현대제철은 포스코를 양과 질로 모두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차 심장 만드는 현대제철


수소전기차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를 대표하는 이동수단이다. 점점 엄격해지는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 규제로 완성차업체는 순수전기차를 넘어 수소전기차 개발에 공들인다. 국제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차 시장 규모는 2018년 5만대에서 2022년 26만대로, 2030년에는 22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수소전기차 업체는 현대차(넥쏘) 토요타(미라이) 혼다(클래리티) 등 3사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업체는 아직 양산하지 않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수소전기차의 심장으로 불리는 스택(수소를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의 핵심부품을 생산 중이다. 현대제철은 양산에 성공해 납품하지만 포스코는 개발만 마친 상황이어서 납품실적이 없다. 수소연료전지 핵심기술인 스택은 총 220개 셀로 구성된다.

셀은 금속분리판과 이를 밀봉하는 개스킷, 기체확산층(GDL), 막전극접합체(MEA) 등으로 이뤄진다. 금속분리판은 GDL과 MEA의 지지대 역할을 하며 수소와 산소가 통과하는 길을 만들어준다. 수소전기차 1대당 약 1000여개에 달하는 금속분리판이 필요하다.

2019년 12월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분야 국제 리더십 강화를 위한 ‘FCEV 비전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생산량을 연 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수소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여기에 현대제철은 적극 대응했다.



현대제철, 미래차 위한 투자 확대



2020년 3월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에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공장을 짓고 금속분리판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금속분리판은 스택을 만드는데 쓰인다. 기존 내연기관차는 엔진이 힘을 내고 순수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한다. 수소전기차는 스택에서 만들어진 전기로 모터를 구동한다. 하나의 스택은 440여 개의 셀로 구성된다.

연료전지 금속분리판은 소재를 매우 얇게 성형해야 해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대차와 현대제철에 따르면 하나의 스택에서 금속분리판의 비중은 50%나 된다. 국내에선 현대제철 외에 유한정밀, 세종공업 등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선 후발주자인 현대제철의 납품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

실제 현대제철은 연내 1만6000대 분량의 수소차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금속분리판 생산능력을 올해 1만6000대에서 2021년 3만1000대, 2022년 4만6000대 규모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성과에 따라 2023년부터는 투자를 더 늘려 2030년 현대차와 기아차가 생산하는 모든 수소전기차에 쓰일 분리판을 납품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현대제철은 현대차 최초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제철이 금속분리판에 투자하는 건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수소차 한 대당 금속분리판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750만원, 영업이익은 75만원이다. 현대차가 계획대로 연간 50만대 수소차를 생산한다면 현대제철은 매출 3조7500억원, 영업이익 3750억원을 올릴 수 있는 것.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뿐 아니라 모든 친환경차 업체를 대상으로 판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수소차 보급 확대와 맞물려 신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16년부터 제철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연산 3000톤(t) 규모 부생수소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곳에선 시간당 341㎏, 하루 약 8200㎏, 연간 300만㎏ 등의 수소가 생산된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 1회 충전량이 6.33㎏이란 점을 감안하면 하루 약 1300대, 연간 47만30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춘 셈이다.
현대제철이 수소전지차 등 미래차에 납품을 확대하는 중이다. 사진은 현대제철의 고강도 강판을 적용한 현대차의 뼈대./사진=뉴스1



만들어도 납품 못하는 포스코



반면 기술개발을 끝낸 포스코는 스택에 사용되는 금속분리판을 어느 자동차사에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설계부터 참여한 현대제철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포스코가 스택용 철강제품을 개발한 건 2018년이다.

포스코의 ‘Poss470FC’는 스택에 쓰이는 소재로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해 2018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존 코팅 방식과 비교해 부피, 무게, 원가 등을 낮추면서도 특수 표면 처리를 통해 전기전도성과 내부식성을 높인 특징이 있다. 하지만 수소차 개발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해 포스코는 아직 현대차와 글로벌 자동차사에 납품실적은 없다.

포스코가 수소차업체에 생산과 납품하는 제품은 전기모터를 감싸는 전기강판이다. 내연기관의 엔진에 해당하는 전기모터는 기존 방식으로 제조 시 전기강판 표면에 손상을 입히거나 자기적 특성의 손실을 유발하게 된다. 포스코는 새로운 접착 방식을 도입해 이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전기모터는 약 0.5㎜의 얇은 강판 수십에서 수백 장을 고열과 고압으로 눌러 사용한다. 포스코는 강판 두께를 더 줄인 데다 용접 대신 ‘접착’ 방식이어서 고속 회전하는 모터의 소음·진동·거칠기 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양한 판로를 통해 미래용 자동차 강판도 판매를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전민준 minjun84@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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