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웃렛도 월 2회 쉬어라?"… 규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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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찬 기자
“아예 대기업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최근 만난 유통업체 한 임원은 긴 한숨과 함께 속내를 털어놨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정한 의무휴업일 적용 대상에 복합쇼핑몰, 아웃렛, 백화점, 면세점, 전문점을 추가로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돼서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법 개정안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가 운영하거나 일정 면적 이상의 복합몰과 백화점, 아웃렛 등에 대해 월2회 의무휴업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롯데, 신세계, 현대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채널 전체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유통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오프라인이 침체된 상황에서 주말 방문객 비중이 높은 복합몰과 아웃렛에도 의무휴업이 적용된다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이곳 역시 입점 매장의 70%가 중소상공인이라는 점에서 규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의 반발도 적잖다. 대형 몰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라기보다 여유와 쉼을 내세운 체험형 공간인 만큼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다. 이는 의무휴업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의 실패를 이미 경험하고도 연일 정치권에서 유통업체를 옥죄기 위한 규제들이 논의되는 것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소비자의 편의를 무시하면서 새 성장 돌파구마저 꺾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우려했다.

그렇다. 이 관계자 말대로 우리는 이미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월2회 휴무)를 경험했다.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해당 법안은 7년이 흐른 지금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어느 한쪽도 웃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시장경영진흥원에 따르면 전통시장 매출액은 2012년 20조1000억원에서 유통규제법안이 통과된 이후인 2014년 19조9000억원으로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년 감소하고 있다. 대형마트 역시 1% 안팎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시장 상황이 이런데도 또 다른 규제를 내놓는 것이 맞는 걸까.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명제 아래 소비자 발길을 강제하는 게 과연 어떤 부분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유는 또 있다. 대형마트, 복합몰, 아웃렛에도 납품업자, 중소상공인 등 행정당국이 지켜줘야 할 또 다른 약자가 존재해서다. 한 업계를 살리기 위해 다른 업계를 옥죄는 식의 규제는 더 이상 시장에선 먹히지 않는 논리다. 부풀어 오른 풍선의 어느 한쪽을 찍어 누른다고 바람을 뺄 순 없지 않은가.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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