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 캐릭터 전성시대①] '제2의 펭수' 키우기 나선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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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쌀알이
출생지: 햇반
성격 : 따뜻하고 순수한 완벽주의자
콤플렉스: 도정되면서 뒷통수에 난 상처
자기소개: CJ 가문에서 태어났죠. 완벽함이 햇반이 되는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밥맛에는 자신 있어요. 평범하지만 볼수록 매력 있는 저를 맛보면 아마 홀딱 반하실걸요?

# 이름: 야쿠르트D20
출생지: 한국야쿠르트
성격: 장까지 살아가는 강인함
콤플렉스: 아직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인지도 밀림
자기소개: 제가 좀 로봇 같죠? 유산균은 그만큼 강해야 하니까요. 제 이름 D20처럼, 야구르트 1병을 만들기 위해선 20일간의 엄격한 제조 과정을 거친다구요. 저 그만큼 가치 있는 유산균이에요.

# 이름: 옹떼 메로나 부르쟝 공작
출생지: 빙그레왕국
성격: “과찬이시옵니다”를 입에 달고 삼. 겉으론 겸손한 편
콤플렉스: 여기저기서 ‘올때 메로나’를 외쳐서 자꾸 돌아봄. 본인 이름 부르는 줄
자기소개: 찰랑거리는 연둣빛 긴머리와 고급진 외모. 여기에 우아한 음악적 감각까지 갖춘 아이스크림은 저뿐일걸요? (빙그레 웃으며) 그래서인지 제가 요즘 한 인기 하는데….

더위사냥 캐릭터/사진제공=빙그레
[주말리뷰]
식품업계에서 자체 캐릭터를 키우려는 경쟁이 뜨겁다. 불은 EBS의 펭귄 캐릭터 ‘펭수’가 지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식품업계는 대중적인 인기 캐릭터로 떠오른 ‘펭수’를 모시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펭수 영입 효과는 기대 이상. 동원F&B는 펭수를 참치 모델로 기용한 후 참치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고, SPC삼립도 ‘펭수빵’을 출시한 지 2주 만에 판매량이 100만개를 돌파했다. 빙그레 ‘붕어싸만코’도 펭수를 모델로 바꾼 뒤 월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0%나 뛰었다.

잘 키운 ‘인싸 캐릭터’와의 협업이 곧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가 너도나도 ‘제2의 펭수’ 키우기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다.



만화속 캐릭터부터 쌀알 유산균까지… 캐릭터 홀릭



가장 적극적인 곳은 빙그레다. 빙그레는 지난 2월 말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빙그레는 공식 계정에 캐릭터의 노출 빈도를 높여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와의 소통을 늘리는 한편 마케팅 효과도 보겠다는 전략이다. 빙그레와 같이 펭수 효과를 누린 동원F&B도 최근 참치 캐릭터 키우기에 분주하다.

자체 캐릭터를 키우는 식품회사의 공통 목표는 ‘펭수 열풍’을 잇는 것이다. 펭수처럼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유명 연예인 부럽지 않을 정도로 대중성과 주목도, 인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용도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콘셉트에 변화를 주기도 쉽다. 연예인 모델과 달리 ‘사생활 리스크’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캐릭터 별 자기소개서/그래픽=김은옥 기자
식품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하나가 성공하면 기존에 낙인됐던 이미지를 탈피함과 동시에 원하는 타깃 소비자층과 적절한 소통도 가능해 이점이 많다”며 “캐릭터는 제품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데다 기업 이미지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어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식품업계 캐릭터는 저마다 자사 제품의 특징을 살린 스토리를 갖고 있다.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나라 왕위 계승자라는 콘셉트다. 빙그레 상품을 의인화한 캐릭터 소개와 B급 감성을 섞어 대놓고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빙그레는 빙그레우스를 시작으로 호위단장인 ‘더위사냥’, 올 때 메로나를 연상시키는 ‘옹떼 메로나 부르쟝 공작’, ‘끌레도르 열쇠공’, ‘투게더리고리 경’ 등 자사의 아이스크림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잇따라 선보이며 호응을 얻었다.

동원F&B도 자사 제품 특징을 살렸다. 참치 캐릭터 다랑이는 다랑어를 의인화한 캐릭터. 다랑이가 동원참치 캔을 따고 바다를 떠다니며 세계여행을 즐기는 스토리를 담았다.

CJ제일제당이 내놓은 즉석밥 ‘햇반’의 캐릭터는 ‘쌀알이 패밀리’다.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는 흰쌀을 비롯해 다양한 잡곡을 형상화했다. ‘쌀알이’는 백미, ‘브라우니’는 현미, ‘까미’는 흑미, ‘킹콩’은 검은콩, ‘기기’와 ‘조조’는 기장과 조, ‘뽀리’는 보리, ‘삐삐’는 병아리콩에서 착안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 D20’도 제품 특징을 강조했다. ‘D20’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의인화한 캐릭터. 야쿠르트 1병을 만들기 위해 20일간 제조과정을 거친다는 점에 착안해 Day-20을 줄인 D20로 이름 지었다. 야쿠르트만이 가진 기술력으로 탄생한 ‘강한 유산균’이라는 의지가 담겨 있다.



라면 캐릭터가 티셔츠, 치약으로?… 콜라보 활발




캐릭터 간 협업도 눈길을 끈다. 농심의 대표 캐릭터 ‘너구리’는 최근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TBJ와 손잡고 ‘TBJ X 너구리 콜라보 컬렉션’을 선보였다. 귀엽고 앙증맞은 너구리 캐릭터 모양의 후드티셔츠, 너구리 라면을 자수로 담아낸 볼캡, 시원하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포켓티셔츠와 그래픽티셔츠 등 4종이다. 7월1일 오직 100개 한정 세트로 시중에 풀렸다.

삼양식품 라인 메신저용 호치 이모티콘/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의 불닭 캐릭터 ‘호치’는 2014년 탄생 이후 타 업계와 적극적인 콜라보를 펼쳐왔다. 주요 제품으로는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의 ‘불타는 에디션’과 LG생활건강의 ‘메디핫팩’, SG생활안전의 ‘불닭 마스크’, 애경산업 2080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한 ‘2080 호치치약’, 컵라면 뚜껑 홀더로 사용할 수 있는 호치 피규어 ‘라꿍’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식품업계의 자체 캐릭터 키우기 열풍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 소비자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캐릭터를 내세워 이색 콜라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효과적인 소통도 가능하기 때문. 농심과 삼양식품처럼 캐릭터 자체를 발전시켜 이를 활용한 기획 상품으로 부가 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강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 산업은 세대, 계층 구분이 없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식품업계의 캐릭터 활용은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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