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아시아나 M&A 결렬되면… 계약금 '2500억원'은 위약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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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HDC-미래에셋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를 총 2조500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를 3228억원에 사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조177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당초 4월말 거래가 끝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결합승인이 늦어지면서 거래 종결도 늦어졌다. /사진=머니투데이
지난해 말 HDC-미래에셋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를 총 2조500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를 3228억원에 사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조1772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당초 4월말 거래가 끝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결합승인이 늦어지면서 거래 종결도 늦어졌다. /사진=머니투데이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M&A) 계약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론 계약해지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이 악화된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딜클로징(종료)이 지연될수록 부채이자가 늘어나고 인수하는 HDC현산 쪽에서도 앞서 약속된 2조5000억원의 계약금액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17일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HDC현산에 한달 내 계약과 관련해 추가적 조치가 없을 경우 해지를 요청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낼 방침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 인수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최근 추진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실패해 난관에 봉착했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과 컨소시엄을 맺고 아시아나를 총 2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를 3228억원에 사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2조1772억원어치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당초 4월 말 거래가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결합 승인이 지연됐다.

두 회사는 주식매매계약(SPA)상 선행조건이 충족된 날부터 열흘 경과 전 유상증자와 구주매매계약을 종료해야 한다. 지난 2일 러시아를 끝으로 기업결합 심사가 종료돼 12일에 거래가 완료됐어야 한다. HDC현산은 올 1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터키, 카자흐스탄 등에서 기업결합 승인절차를 밟았다. 그럼에도 HDC현산이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보다 좋은 인수조건을 위해 시간을 지연시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HDC현산은 지난달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 체결 당시에 예상할 수 없었고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함은 물론 인수 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발생해 확인한 바 있다”고 거래 지연의 이유를 설명했다. HDC현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만6126% 급증했다. 회계법인도 아시아나항공의 내부 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계약금 2500억원 누가 포기하나?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인수작업이 지연되면 경영 상태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KDB산업은행의 영구채와 긴급대출 등 지원금 1조6000억원은 이달 7일 차입을 끝으로 소진됐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정부가 인적·물적 교류를 중단하며 국제선 90%가 멈췄고 항공기 임차비용(리스비용) 등 고정비가 매달 2500억원씩 빠져나간다. 항공기 리스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올해 만기인 4100억원 상당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상환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실제 계약해지 의사가 없다고 밝힘에 따라 여러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계약 자체가 파기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소송도 불가피해 보인다. 2008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포기한 바 있다. 한화는 당시 인수금액 6조3000억원의 5%인 계약금 3150억원을 포기했지만 이후 소송을 통해 1260억원을 돌려받았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인수를 포기하면 계약금으로 낸 2500억원을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이 계약해지를 요구한 경우 계약서상의 배상금액에 대해선 당사자와 IB업계 관계자들도 함구하고 있다. HDC현산과 금호산업 측은 모두 "계약해지 의사가 없어 배상금액에 대해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황에선 매각 쪽이 계약해지를 요청하는 사례가 없었다"며 "만약 파기라고 가정하면 계약금뿐 아니라 이자비용, 기회비용 등을 더한 배상금액이 청구될 것이고 어느 쪽이 먼저 포기하든 소송은 불가피해보인다"고 예상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서류상 인수기한은 올해 12월27일이어서 미뤄진다고 해도 계약상 문제가 없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비상사태인데 인수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긴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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