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논란] ①정부, 강남 잡기위해 강남 푼다?

서울시 "죽어도 못푼다"… 전문가들 "도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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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그린벨트 해제 여부가 부동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그린벨트 안내 표지판.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그린벨트 해제 여부가 부동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그린벨트 안내 표지판.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시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여부가 부동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명분으로 3년간 22차례의 대책을 쏟아냈지만 오히려 풍선효과 등 부작용만 양산하자 공급 확대 방안으로 그린벨트 해제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하지만 자연훼손이란 근본적 문제를 넘어 서울 도심의 그린벨트까지 풀어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오히려 집값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서울시는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하더라도 집값 안정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만큼 실효성 논란도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전망이다.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당정은 최근 협의를 통해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사실상 공식화했지만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서울시와 부딪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서울시와 함께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정비사업 활성화, 도심 철도부지 등 유휴지 활용을 통한 다양한 공급방안을 내놓았지만 지방과 해외 원정 투기세력까지 가세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이같은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그린벨트 해제하면 집값 잡나?


당정은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실무회의를 열고 그린벨트 해제를 논의했다. 실무기획 단장을 맡은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7·10 부동산대책에서 제시한 방안과 함께 도심 주변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정부에서도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를 공급한 사례가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은평구 일대 359만3000㎡ 규모의 그린벨트를 22년 만에 해제하고 은평뉴타운을 조성, 1만4000여가구를 공급했다.

이후 대권을 거머쥔 이명박정부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과 장지동 일대 그린벨트를 풀어 4만6000여가구 위례신도시를 조성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일대 그린벨트 88㎢도 해제한 바 있다.

정부는 서울시내에서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선 사실상 그린벨트 해제 외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린벨트는 택지조성 과정에서 토지수용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줄어든 비용만큼 분양가를 낮춰 주변 집값을 하락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토부는 2년 전에도 집값 안정화를 위해 서울시와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협의했지만 당시에도 서울시의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정부가 서울 주택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쳤다. 사진은 서울 강남·송파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사진=뉴스1 DB
정부가 서울 주택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쳤다. 사진은 서울 강남·송파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사진=뉴스1 DB



강남 잡기 위해 강남 그린벨트 푼다?


서울시내 그린벨트 면적은 약 150㎢. 서울 전체 면적의 약 25%를 차지한다.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서구(18.92㎢) 노원구(15.91㎢) 은평구(15.21㎢) 강북구(11.67㎢) 도봉구(10.2㎢) 등의 순이다. 강서와 노원은 산이 많아 사실상 택지 개발이 쉽지 않다.

결국 서울시내 그린벨트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개발에 무게가 실리는 곳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다. 강남에 몰린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서초구 내곡동 일대와 강남구 세곡동 일대가 해제 지역으로 거론된다.

그중에서도 서초구 양재동 식유촌마을(2만860㎡) 송동마을(2만745㎡) 내곡동 탑성마을(1만7488㎡) 세곡동 자동차면허시험장 등이 가장 유력시되는 그린벨트 해제 후보다. 부지가 넓은 서초구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해제 권한을 쥔 서울시의 강력한 반대. 정부의 실무기획단 첫 회의 직후 서울시는 공식 입장을 밝혀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보전한다는 게 서울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정부에겐 부담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그린벨트를 훼손해 아파트를 지으면 투기꾼과 건설업체의 배만 불릴 것”이라며 “서민주거안정과 집값 안정에 도움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계청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다주택자 주택수 현황을 보면 2018년 기준 2주택 이상은 각각 ▲3만1343명 ▲2만4348명 ▲3만853명이다. 3주택은 ▲4256명 ▲3329명 ▲3561명, 4주택 ▲1275명 ▲1099명 ▲1077명, 5주택 이상 ▲3278명 ▲2708명 ▲5533명이다.

2018년 서울의 다주택가구 비중은 27.6%로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다주택가구다. 집을 3년 미만 단기보유한 거래비중은 같은 기간 서울 30.3%, 경기 26.0%, 인천 24.9%다. 다주택자 거래비중은 올 1~5월 ▲전국 7.5% ▲서울 7.8% ▲경기 7.8% ▲인천 8.8%다.

부동산전문가들도 그린벨트 해제에 우려를 표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미래세대를 위한 유보, 서울의 허파역할, 이미 많이 훼손된 그린벨트의 개발방향과 관련해 다양한 장단점이 논의된 뒤 합의를 거쳐 해제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가 내세운 국가균형발전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김창성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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