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집값 잡는 방법은?] ① 양도소득세 90% 왜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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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문재인정부 3년 동안 22번의 부동산대책이 나왔다. 국정운영 후반기 정책 성패의 평가는 자연히 ‘집값 안정’ 여부에 달렸다. 정부는 집값 불안의 근본적 원인을 ‘다주택 투기’로 규정, 대대적인 부동산세금 인상에 나섰다. 학계와 업계의 전문가들도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세금’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조세저항. 정부는 결국 보유세에 손을 대지 못하고 양도소득세 70%라는 카드만 내밀었다. 그마저 여론에 떠밀려 여권 일부에서 주장하던 90%에는 훨씬 못미쳤다. 집을 팔아서 양도차익이 발생해야만 내는 세금일 뿐이다. 보유세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정부의 7·10 부동산대책에 따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세법개정안에는 종합부동산세율을 1주택자 최고 3.0%, 다주택자 최고 6.0%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세 30억원대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율이 현행 1.0%에서 1.2%로 오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대한민국 ‘부동산 1번지’ 서울 강남. 그리고 ‘사교육 1번지’ 학원가가 있는 대치동. 강남 아파트시장에서 ‘대치동·브랜드아파트·입주 5년 내 신축’의 조건을 갖춘 단지는 대장주로 손꼽힌다. 그중 하나인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최근 실거래가를 보면 전용면적 84㎡가 31억원(17층) 수준이다. 이 아파트를 가진 집주인은 세금을 얼마 정도 낼까. 그가 1주택자라고 가정하면 현행 부동산보유세는 연간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약 1018만원 수준이다. 실거래가가 31억원인 아파트라도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에 따라 산정된다. 래미안대치팰리스 84㎡는 공시가격이 18억5700만원이다.

정부의 7·10 부동산대책에 따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세법개정안에는 종합부동산세율을 1주택자 최고 3.0%, 다주택자 최고 6.0%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세 30억원대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율이 현행 1.0%에서 1.2%로 오른다. 일각에선 30억원 넘는 아파트 보유자에게 수천만원 수준인 세금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은퇴자 등 소득이 적거나 실수요자인 1주택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건 지나치다는 주장도 거세 결국 보유세 개편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치게 됐다. 최고 6.0%인 다주택자 종부세율도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보면 94억원. 실거래가로 수백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해야 6.0%의 종부세를 내는 셈이다.



양도세 70% 효과 있나


이번에 정부가 칼을 댄 건 양도소득세다. 여당 일부에선 최고 90%까지 높이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조세저항을 우려한 정부는 1년 미만 보유자에 한해 현행 40%에서 최고 70% 수준으로 높였다. 1년 미만 보유 시 기준이고 2년 내 팔면 60%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와 학계에선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양도세는 부동산을 팔아서 양도차익이 남았을 때 내는 세금이다. 팔아도 이득이 없거나 안 팔면 그만인 셈. 임재만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거래의 단계별 세금인 취득세-보유세-양도세 중에 집값을 가장 잡을 수 있는 세금은 보유세”라며 “양도차익이 생겨야 부과하는 양도세는 집값을 잡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70%라는 높은 세율만 보면 세금폭탄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보유기간이나 각종 공제에 따라 세부담이 훨씬 적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 일부 국가에선 부동산을 팔면 양도차익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거래세를 부과하기도 한다.

다만 임 교수는 “실수요자가 아닌 다주택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취득세를 강화한 건 좋은 방법”이라며 “돈 있는 사람이 계속해서 진입할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책에서 다주택자 취득세율은 2주택 8.0%, 3주택 이상이나 법인 12.0%로 현행 대비 4배 수준까지 높아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시적으로 매물 출회와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을 막는 효과가 기대된다”며 “거래가 줄어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김민준 디자인 기자



공급=정비? 무주택자 도움 안돼


부동산업계에선 집값 상승의 원인을 공급난으로 진단하며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동산자산의 양극화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과밀화된 도시에서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유일한 수단이 재개발·재건축인 건 맞지만 부동산은 일반 재화와 달리 공급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무한정 가능하지 않으므로 가격 상승으로 인해 누리는 불로소득의 크기가 커질수록 투기와 불안심리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르고 수익률이 상승하면 다시 공급을 늘리게 된다”며 “그래서 인구가 감소하고 아파트를 계속 짓는데도 새 아파트가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그는 불로소득의 환수만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조 평가사는 “공공택지를 강제수용해 민간 건설업체에 매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이 개입해 불로소득을 원천차단하는 개발사업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방식(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 환매조건부(실수요자만 분양받고 제3자에게 매각을 불허해 공공이 재매입), 장기공공임대주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이 반드시 환수되고 불필요한 부동산을 소유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확고해야 부동산이 투기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다주택자 주택수 현황을 보면 2018년 기준 2주택 이상은 각각 ▲3만1343명 ▲2만4348명 ▲3만853명이다. 3주택은 ▲4256명 ▲3329명 ▲3561명, 4주택 ▲1275명 ▲1099명 ▲1077명, 5주택 이상 ▲3278명 ▲2708명 ▲5533명이다. 2018년 서울의 다주택가구 비중은 27.6%로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다주택가구다. 집을 3년 미만 단기보유한 거래비중은 같은 기간 서울 30.3%, 경기 26.0%, 인천 24.9%다. 서울의 주택 거래량을 보면 6월 첫째 주 3050건에서 2주 만인 셋째 주 3508건, 다섯째 주 5903건으로 급증했다. 다주택자 거래비중은 올 1~5월 ▲전국 7.5% ▲서울 7.8% ▲경기 7.8% ▲인천 8.8%다.
 

김노향 merry@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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