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700만 5G 고객에 이통사가 드리는 말씀 “요금 한 푼도 못 깎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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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열심히 구웠어요. 그런데 팔리질 않아요. 죽을 맛이죠. 5G(5세대 이동통신)가 딱 그래요. 돈이 안 돼요. 그런데 무작정 (요금을) 깎아달라면 우린 손가락 빨라는 말인가요?”

한 이동통신사 임원 A씨에게 5G 요금 인하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그는 5G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요금 인하를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통사 매출이 5G에서만 발생한다면 그의 말은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이통사가 서비스하는 무선통신은 5G는 물론 4G, 3G까지 다양하며 각종 콘텐츠 사업으로도 연간 수백억원을 벌어들인다. 지난해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총 2조9472억원(▲SK텔레콤 1조1100억원 ▲KT 1조1510억원 ▲LG유플러스 6862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설비투자는 제자리걸음이다. 올 상반기 4조원을 투자하겠다던 이통3사는 1분기 1조881억원(▲SK텔레콤 3066억원 ▲KT 4069억원 ▲LG유플러스 3746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2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통3사가 분기 설비투자에 2조9119억원을 쏟아부은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4조원 투자는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사용자는 죽을 맛이다. 매달 4G LTE(롱텀에볼루션·4세대 이동통신)보다 1~2만원 가량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고 단말기값으로도 매월 3만원이 넘는 돈을 낸다. 그러면서도 터지지 않는 5G 때문에 속이 뒤집어진다. 울며겨자먹기로 ‘LTE 우선모드’(5G를 차단하고 LTE로 접속하는 모드)를 켠다. LTE 사용자보다 매달 몇만원의 돈을 더 내면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6월30일 영국 무선통신서비스 분석업체 오픈시그널은 국내 5G 사용자가 하루에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은 216분(3시간36분·15%)에 그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비싸고 속 터지는 5G 서비스를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이통3사가 5G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그 피해는 제값을 다 내는 5G 이용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5G 요금 인하를 주장했다.

한국과 비슷한 시기 5G 서비스를 도입한 미국은 3개월간 5G를 무료로 제공한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무제한 LTE 요금제에 월 10달러만 추가하면 5G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도입했다. 그러면서 3개월 동안 10달러를 되돌려준다.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지할 수 있다. 어떻게든 가입자를 묶어두기 위해 혈안인 ‘누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할 때는 할인을 해주거나 요금을 돌려주는 것이 상식이다. 중국 음식점에서 짜장면, 탕수육을 먹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한그릇을 새로 내주거나 요금을 할인해준다. 하다 못해 군만두라도 준다. 이통사 5G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앞으로도 그럴 일 없단다.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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