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 中 샨샤댐 붕괴 위기… 홍수로 민심 떠내려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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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 홍수로 피난을 떠나는 중국 주민들./사진=로이터
양쯔강 홍수로 피난을 떠나는 중국 주민들./사진=로이터
창강(長江·양쯔강)과 황허(黃河·황허강) 등 중국에는 큰 강이 많다. 그중에서도 창장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6300㎞를 흐르는 중국에서 가장 긴 강이다. 강은 물류의 중심으로 문명의 요람이지만 가공할 물폭탄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치수로 민심을 다독이는 것은 중국 지도자의 대표적인 덕목이다.

중국 남부지방의 홍수가 한 달 넘게 지속돼 4000만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22년전 대홍수와 비교되고 있다. 당시 1998년 홍수 때는 2억명의 이재민에 3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재해 현장 안 찾는 시진핑


중국인들은 1998년의 홍수 당시 인민들을 껴안고 마이크나 메가폰을 잡거나 강물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주룽지 총리(朱鎔基)와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장쩌민 주석은 자신의 이름에 강(江), 못(澤) 등 물이 유난히 많아 수해가 났다며 자책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번 홍수피해에도 시진핑(習近平)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수해현장 방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홍수로 7월13일까지 27개 성(省)에서 이재민 3873만명, 사망/실종자 141명이 발생했고 약 2만9000여채의 가옥이 붕괴됐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은 현장방문 없이 최근 수해 방지에 노력하라는 공개지시를 내렸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회의 때 수해 방재를 언급할 뿐이었다.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는다’는 의미를 가진 ‘군주민수(君舟民水)’도 떠올려진다. 법치를 강조했던 법가 사상가 순자의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백성은 물이니 강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 연초 발생한 전대미문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아직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홍수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민심이 창강의 거센 물결처럼 소용돌이치고 있다.



‘샨샤댐 붕괴’ 땐 대재앙


이런 상황은 중국 지도부가 현 홍수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수리시설에 5조843억위안을 투자했다. 이는 1949년 건국 이후 2000년까지 투자규모보다 14배 많은 수준이다. 중국 국가재해방지위원회에 따르면 샨샤댐 건설을 통해 창장하류 홍수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창장유역 주요 하천의 제방 높이도 역대 최고 수위 대비 2m 추가 보강했다.

표=김민준 기자
표=김민준 기자
1998년 대홍수때는 2억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이번 홍수 피해는 이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으로도 평가된다. 샨샤댐이 창장 중하류 방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도 보인다. 인명피해, 가옥파손 등은 과거보다 크게 감소했다.

중국 국가재해방지위원회에 따르면 7월13일 기준 수재민 규모는 지난 5년 동기 대비 7.3% 감소, 사망건수 51.2% 감소, 파손된 가옥 69.3% 감소, 직접적 경제손실 9.4% 감소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샨샤댐이 변형돼 붕괴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샨샤댐의 홍수 통제수위는 145m인데 이를 넘어선지 오래다. 홍수 조절수위는 145~175m인데 최고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중국에서는 1975년 허난(河南)성의 반차오(板橋)댐이 무너졌는데 당시 23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샨샤댐이 붕괴하면 피해는 이를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 대만 언론은 샨샤댐이 붕괴하면 하류의 난징과 상하이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샨샤댐 변형설이나 붕괴설에 대해 ‘유언비어’라며 적극 부인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추측은 무책임하다며 비판한다. 하지만 샨샤댐 붕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中, ‘복구 인프라 투자’로 만회할까


올해 중국 남부지역 폭우의 특징은 영향 범위가 넓고 지속기간이 길며 극단적인 기후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지전문가들은 홍수 피해규모가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줄어 중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월13일 기준 홍수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손실은 860억 위안을 초과했다. 최악의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강우대가 동북방향으로 북상해 황허 유역, 허베이(河北), 둥베이(東北) 등 지역의 강우량이 많게는 예년의 두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수 시설이 취약하고 홍수 대처 능력이 부족한 북방지역에선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중국 홍수피해는 1998년 GDP의 2.5%에서 2016년 0.5%로 낮아지는 추세다. 현재까지 피해규모는 GDP의 0.1%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피해규모는 2000억위안으로 지난해 GDP의 0.2% 수준이다.

중국의 중신증권(中信證券)은 농업·어업 등 1차 산업 피해로 GDP성장률이 약 0.1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하천정비, 도로·교량 수리시설 등 인프라 복구 등 대규모 건설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홍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긴급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 추진중인 150개 중요 수리공사를 조기에 완성하도록 총 1조위안 이상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화촹증권(華創證券)은 7월 창장지역 인프라 건설이 중단된 상태지만 8월이후 피해 복구를 위한 인프라투자 확대로 연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정부는 2020~2022년 1조2900억위안을 투재해 대형 수리시설 프로젝트 150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수력부 부부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직간접 투자유발효과 6조6000억위안, 일자지 80만개 창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재정부와 응급관리부는 홍수피해가 심한 후베이, 장시, 안후이 등에 중앙재해 구조자금 11억6000만위안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농산물 수급 차질에 따른 식품가격 상승압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CPI)가 일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연재해 이후에는 원래 추세로 회귀하는 경향이 큼에 따라 안정적인 물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룡 특파원
김명룡 특파원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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