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전환은 ‘가짜 공공임대’… 집값 불안의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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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17에 이어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 대대적인 부동산세금 인상과 서울 주택공급 확대 로드맵을 공개했다. 불안한 집값을 잡겠다는 게 최대 목표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층수 제한이나 공공임대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 아시아 최대 금융 허브로 손꼽히는 홍콩. 각종 금융업과 지식산업이 몰려있고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홍콩은 서울 면적의 1.8배, 서울 인구의 77.2%로 인구밀도 세계 4위(국가 기준) 도시다. 땅이 부족하고 인구 과밀화가 심각해 ‘미래의 서울’로 불린다. 홍콩은 50~60층 높이의 초고층아파트가 흔한데도 천문학적인 부동산가격을 자랑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강남과 비슷한 홍콩 최중심지는 부동산가격이 3.3㎡당 평균 1억1700만원이다. 월세 시세는 면적에 따라 150만~3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부동산 가격 폭등은 낮은 세율과 민간임대시장의 성장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홍콩의 부동산세금을 보면 소득세율이 16%로 낮고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나 상속세·증여세가 없다.

정부가 6·17에 이어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 대대적인 부동산세금 인상과 서울 주택공급 확대 로드맵을 공개했다. 불안한 집값을 잡겠다는 게 최대 목표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층수 제한이나 공공임대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는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각층 연면적 비율) 규제를 완화해 고밀개발을 허용하고 공공임대 비율을 높여 부동산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5층 제한 50~60층으로 높여야


서울과 같이 인구 과밀화 현상으로 인해 땅값이 비싼 뉴욕과 도쿄 등을 보면 지방정부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해 도심 고밀개발을 허용한다. 용적률 인센티브는 각종 부동산 문제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된다.

뉴욕 중심부는 용적률이 1800%를 넘는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건설 중인 재개발 복합단지 ‘허드슨 야드’는 현금 기부 등을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 용적률이 최대 3300%에 이른다. 일본 역시 2000년대 들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며 도쿄 도심 주요지역의 고도제한을 없애고 용적률을 1000%에서 2000%로 올렸다.

서울은 2014년 수립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서 일반주거지역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35층 룰’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말 개정되는 새 ‘2040 서울플랜’에서 35층 룰을 완화할지 부동산업계의 촉각이 모인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서울 도심 고밀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행 규정으로 보면 용적률이 가장 높은 3종 일반주거지역의 300%를 적용해도 여전히 해외 주요 도시 대비 너무 낮은 수준이다. 중심상업지역 역시 1500%가 한계다. 종 상향이나 최대 용도변경을 해도 해외 도시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

일각에선 층수 제한을 풀면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한다. 고밀개발이 필요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이미 중산층이나 서민이 들어오기 힘들 만큼 진입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분양가를 통제하는 정책의 지속과 토지소유자, 개발회사에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지 못하게 막는 개발이익 환수가 수반돼야 한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과밀화된 도시에서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유일한 수단이 재개발·재건축인 건 맞지만 부동산은 일반 재화와 달리 공급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가격 상승으로 인해 누리는 불로소득의 크기가 커질수록 투기와 불안심리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로소득의 환수만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방식(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 환매조건부(실수요자만 분양받고 제3자에게 매각을 불허해 공공이 재매입), 장기 공공임대주택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분양전환은 가짜 공공임대”


신규 공급주택에 대한 투기를 막는 다른 대안으로 공공임대주택이 제시된다. 한국의 공공임대 비율은 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보다 낮고 네덜란드의 30~40%와 비교하면 반의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정부와 대기업이 민간 소유의 토지를 수용해 아파트를 짓고 싼값에 분양하거나 분양전환해 일확천금의 기회를 얻는 건 대부분 중산층”이라며 “상대적으로 돈이 없는 세입자는 이런 집에 비싼 임대료를 내고 들어가 사는 게 지금 대한민국 부동산을 움직이는 방식”이라고 정부의 주택정책을 비판했다.

그마저 실질적인 공공임대의 역할은 축소되는 실정이다. 영구임대의 경우 46㎡ 이하는 만기가 없고 46㎡ 이상은 50년 만기다. 국민임대는 30년 만기에 시세의 60~80% 임대료로 운영한다. 둘 다 수익성이 낮아 공공부채를 늘린다는 이유로 영구임대는 이명박정부 이후 공급이 중단됐고 국민임대도 감소하는 추세다. 이를 대체하는 분양전환 제도까지 생겨나 전체 공공임대 중에 영구·국민임대는 4.3% 수준에 불과하다.

영구·국민임대의 수익성이 낮다는 일부의 주장도 실상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열린민주당과 정성훈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사업 당기순손실은 분양전환을 포함 ▲2010년 4988억원 ▲2011년 6188억원 ▲2012년 7271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을 높이는 분양전환사업을 해도 당기순손실은 계속 늘어난 것. 임대료를 받아 생긴 임대수익은 2015년 1조462억원을 기록했는데 LH는 여기에 감가상각비 7526억원을 계상했다. 정 교수는 “감가상각비 계상은 매입과 운용, 매각까지 전체 사업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데 매각대금을 포함하지 않은 임대수익만을 기준으로 반영해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전환 방식은 사실상 공공임대라고 할 수 없다. 5년이나 10년 후 시세의 80%로 분양하지만 판교 사태를 봐도 세입자가 5~10년 새 높아진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해 쫓겨나 국민청원 사태까지 벌어졌다. 주 위원은 “공공임대주택의 정의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인데 단기임대는 공공임대가 될 수 없다”며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공공임대 중에 30% 이상이 분양전환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부동산가격 폭등의 원인은 장기 공공임대가 만성적으로 부족해 저소득층이 민간임대로 가 전월세 수요에 의해 가격이 오르며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주택보급률 100%가 아니라 200%, 300%가 돼도 무주택자가 살 수 없는 주택만 공급하면 지금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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