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파는 누나'의 성공비결?

[머니S리포트③] 소비자 76.4%, 중고차 시장 낙후·혼탁 우려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허위매물에 성능조작, 사기와 협박. 온갖 병폐가 난무하던 국내 중고차 시장에 새 바람이 분다. 완성차업계가 대대적 정화 작업이 필요한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시장을 점유해 온 중고차업체는 ‘생존권 위협’을 내세워 결사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업체의 외침을 의심 없이 들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 수십년간 ‘깜깜이 장사’를 해오며 남긴 상처가 곪아 터졌고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로 번지기 전에 제대로 된 수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는 중고차 시장의 대변혁을 기대한다.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을 구입함에도 정당한 권리가 무시당한 데 따른 분노를 드러내는 분위기다. 완성차업계의 진출을 두려워하는 중고차업계. 시장의 구조적 맹점과 관련업계의 이해관계를 점검해 보고 혼탁한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한 사례를 살펴본다.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허위매물, 사기 등이 판치기 때문이다. 물론 건전한 중고차 시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진은 차 파는 누나 오영아 대표. /사진=오영아 대표
#. 직장인 김모씨(여·31)는 최근 주행거리 12만㎞를 넘긴 2013년형 ‘레이’를 500만원에 구매했다. 첫 차로 경차 매입을 고민했지만 새 차 가격이 1000만원을 훌쩍 넘다 보니 중고차로 마음을 돌린 것이다. 그는 “차를 잘 알지 못하는데 혼자 가면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자동차에 대해 잘 안다는 지인과 함께 보러 갔다”고 말했다.

#. 대학생 홍모씨(남·27)는 지난달 주행거리 6만㎞가 넘은 2015년식 미니 쿠퍼를 1500만원에 매입했다. 차량 구입을 위해 학교 선배 가족인 중고차 딜러와 동행했다. 그는 “서울에서 수원까지 찾아갔는데 자동차를 잘 아는 분과 함께 가서 시승을 비롯해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고 했다.

완성차업체들의 진출 여부를 놓고 국내 중고자동차 시장이 어수선하다. 기존 업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결사반대’를 외친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대기업 진출로 허위매물 근절과 서비스 개선 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현재의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건전한 중고차 시장을 만드는 사람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중고차 시장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76.4%의 응답자는 중고차 시장이 낙후됐고 혼탁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마트에 갈 때 부담을 갖지 않지만 중고차 시장의 경우 막연한 걱정과 불안이 존재한다”며 “실제 사기 유무를 떠나 이런 걱정의 존재 자체가 문제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중고차에 대한 편견을 깨고 건전한 시장 만들기에 앞장서 주목받는 이들도 있다. ‘차 파는 누나’의 오영아 대표도 그들 중 한 명이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다양한 방송 매체에서 중고차에 대한 노하우를 전파하며 인식 개선에 앞장서 왔다. 2016년엔 신한은행 마이카 대출 실적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대다수 중고차업체는 개인 딜러들로 운영돼 하나의 중고차 상사에서 각자 경쟁하는 구도다. 하지만 ‘차 파는 누나’는 다르다. 상담-판매-매입-세무-차 관리 등 분야별로 업무를 세분화해 운영한다. 판매 전에 담당 직원이 미리 내·외관과 옵션 등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는 절차도 필수다. 소비자가 시승을 원할 때는 지역별 협업관계를 구축한 정비소를 방문해 차 상태를 점검하고 소모품 주기도 확인해준다. 구매 전 정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다른 매물을 다시 물색한다.

오 대표는 차를 팔기 전 기계적 결함 여부도 반드시 확인한다. 과거 출고된 차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이 계기다. 그는 “당시 여러 매물을 비교한 다음 차를 소개했는데 출고 후 하부 누유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이후에는 차 출고 시 반드시 정비소를 찾아가 세부점검을 거쳐 출고하도록 필수사항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동행 서비스로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차를 찾아주는 마이마부. 양인수 마이마부 대표는 "차는 집 다음으로 큰 자산"이라며 구매 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장동규 기자
최근 중고차업계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도 있다. 2016년 9월부터 ‘동행 서비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이마부. 양인수 대표는 ‘속아서 사지 말자’는 신념 하나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 대표는 “차는 집 다음으로 큰 자산”이라며 “잘못 샀을 때 손해가 큰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서비스를 론칭했다”고 했다. 양 대표에 따르면 하루에도 몇 건씩 인천, 부천에 있는 허위매물에 대한 문의전화가 온다. 이를 걸러내 고객이 제대로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마이마부의 역할이다.

마이마부의 동행 서비스는 누적 건수 1만3000건, 연간 6000건쯤 의뢰가 들어올 만큼 관심이 높다. 양 대표는 “고객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원한다”며 “구매자와 판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구매자 입장에서 그 격차를 해소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구매, 어렵지 않아요”



그렇다면 중고차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딜러가 사고 이력 등을 작정하고 숨기면 소비자가 이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오 대표는 수년간 중고차 시장에 몸담으며 느낀 노하우를 일부 공개했다. 신뢰가 없으면 중고차 시장에 대한 편견은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외판인 패널은 주로 볼트와 연결돼 있고 프레임은 용접으로 접합돼 이 부분만 확인해도 쉽게 사고차를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더 스트립(고무 패킹)을 손으로 당겨보면 안쪽에 용접 자국이 있는데 주로 A, B, C 필러와 리어 패널 등을 통해 확인한다. 용접은 기계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정하다. 다만 사고 발생으로 인한 정비 시 용접 부위에 일정하지 않거나 녹이 있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중고차 구매 시 사고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팁은 뭐가 있을까. 용접 흔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왼쪽부터)무사고 스폿 용접, 수리 흔적이 있는 스폿 용접. /사진=오영아 대표
자동차 유리 등으로도 사고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 자동차의 모든 부품에는 제조연월이 기록돼 있다. 자동차등록증에 명시된 연식과 유리의 연식이 다를 경우 파손에 따른 교체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 대표는 “주행 중 이물질이 튀어 파손되는 사례도 있으니 이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볼트 주변의 페인트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품 교체를 위해 볼트를 풀면 마찰 등으로 인해 주변 페인트가 벗겨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트렁크, 도어, 펜더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 된다. 다른 매물보다 가격이 현저히 낮다면 침수차가 아닌지 의심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침수차의 경우 엔진 등에 물이 유입돼 주행 중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중고차 매물은 딜러가 판매 전 세차를 하기 때문에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다를 수 있다. 오 대표는 “물에 잠긴 흔적은 어딘가 반드시 남는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구매 시 사고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볼트를 유심히 보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왼쪽부터)볼트 무사고, 볼트 수리 흔적. /사진=오영아 대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보험수리 이력이다. 장마철인 6~7월 보험처리가 된 차라면 침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안전벨트를 당겨보는 것이다. 끝까지 당겼을 때 흙먼지, 진흙 등이 보인다면 침수차일 가능성이 높다.

오 대표가 딜러의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했다면 마이마부는 기술자의 입장에서 중고차 구매 팁을 전했다. 마이마부 이재길 팀장은 “소비자가 한눈에 알 수 있는 법은 없다”며 “오히려 기존에 잘 알려진 중고차 구매 팁인 볼트, 몰딩 확인 등은 분쟁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몰딩 등을 확인할 때 차에 손상이 가면 딜러가 오히려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판매를 앞둔 상품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BS 생활의 달인에 나온 ‘마이마부’ 이재길 팀장. 그는 시장에 갔다고 무조건 차를 사겠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한다. /사진=장동규 기자
이 팀장이 강조한 부분은 차 바닥과 엔진 주변을 확인하는 것이다. 딜러는 차 내외부 등에 대해 얘기하지만 차 바닥과 엔진에 대한 건 잘 언급하지 않기 때문. 그는 “차 바닥에 흙이 많다면 최근에 비가 많이 왔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흙이 많다면 딜러에게 차를 어느 지역에서 샀는지 확인하고 이 부분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엔진 주변에 기름 때가 많다면 의심해야 한다. 누유 등이 잦다면 장기적으로 추가 정비 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차는 ‘재산’이기 때문에 꼭 시험운전을 하라고 권했다. 이 팀장은 “노면이 울퉁불퉁한 도로를 천천히 주행하면서 핸들 흔들림 여부, 브레이크 답력, 기어 변속 여부 등을 확인해 내가 운전할 때 편한 차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시간을 내 중고차 시장에 왔으니 바로 차를 사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완 lee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332.59하락 56.818:01 09/22
  • 코스닥 : 842.72하락 24.2718:01 09/22
  • 원달러 : 1165.00상승 718:01 09/22
  • 두바이유 : 41.44하락 1.7118:01 09/22
  • 금 : 41.63하락 1.3918:01 09/22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