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향의 부동산톡] 1주택자 마·용·성 맘(Mom)의 고민은?

 
 
기사공유
문재인정부 3년의 부동산대책과 지난 22일 발표된 세법개정안, 앞으로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인 임대차3법(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부동산이 지각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이들은 미래에 닥칠 변화에 대해 기대 혹은 우려를 하고 있다. /사진=김영찬 디자인 기자

요즘 부동산에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보다 핫하다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문재인정부 3년의 부동산대책과 지난 22일 발표된 세법개정안, 앞으로 국회에서 논의될 임대차3법(주택임대차보호법)이 부동산 지각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이들 지역은 각종 개발로 집값이 상승 중이다. 마용성에 집주인과 세입자로 사는 30대 맞벌이맘 3명이 지난 23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미래에 닥칠 변화에 대해 기대 혹은 우려를 했다. 한시간여 이어진 3명의 대화 내용에는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에 내재된 각종 주거불안과 과세 불균형, 임대차 불평등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터뷰 참여자>
▶마포맘(이하 마) : 39세. 빌라 세입자. 재개발 입주권 보유. 부부합산 연소득 1억5000만원.
▶용산맘(이하 용) : 38세. 빌라 세입자. 경기 신도시 빌라 보유. 부부합산 연소득 6500만원.
▶성동맘(이하 성) : 37세. 신축 5년차 아파트 자가. 부부합산 연소득 1억5000만원.


마용성맘 3명의 공통점은 각자 1주택씩 보유했다는 점이다. 다만 주거형태를 보면 차이가 심했고 이로 인해 몇년 새 자산격차가 몇배로 벌어지기도 했다. 저마다 가진 고민도 달랐다.

▶마: 신혼 때는 고생해도 된다는 생각에 전세 빌라를 들어갔어. 그런데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고 너도나도 지금 아니면 집을 못산다는 불안으로 매매에 뛰어드는 것을 보니까 뭐든 해야겠다고 판단했지. 아파트를 살 자금은 안돼서 재개발 딱지(조합원 자격)를 2억원 정도에 샀어. 몇년 전 가격이니까 지금은 더 올랐을 거야. 하지만 개발이 정확히 언제쯤 될지 알 수 없고 아이는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데 정착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조급해.

▶용: 경기 신도시에 작은 빌라를 신혼집으로 샀어. 주택담보대출 50%를 받아서 1억원대 후반에. 그런데 아이가 둘 생기며 집이 좁기도 하고 서울까지 출퇴근이 힘들어 전세를 주고 회사 근처 전세로 이사왔지. 집을 팔고 싶어서 부동산에 내놓았는데 빌라라서 잘 안팔리더라고. 손해 보고 파는 것도 싫고 노후에 자녀들을 독립시킨 후에 다시 들어가 살지 모른다는 생각에 계속 보유하려고 해. 대신 서울에선 계속 전세나 월세로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요즘 제일 큰 고민은 인근 시세가 너무 올라서 집주인이 재계약 때 수억원 올려달라는 말을 할까봐 무서워.

▶성: 우리는 내집 마련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신축 2년차 아파트를 샀어. 3년 전 매매 당시에 집값이 10억원이었고 대출이 90%였어.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신용카드대출, 보험계약대출까지 받았어. 지금은 대출규제가 강화돼서 안되겠지. 한달에 나가는 대출 원리금이 350만원이야. 여기에 생활비, 베이비시터 비용까지 내면 매달 수백만원 적자가 나. 집을 팔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 부동산에 알아보니 시세가 16억원까지 올랐어. 양도소득세 수천만원도 걱정이지만 한편으론 지금 집을 팔면 다시 영원히 집을 못가질 거란 불안이 커.
한시간여 이어진 3명의 대화 내용에는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에 내재된 각종 주거불안과 과세 불균형, 임대차 불평등 등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진=김영찬 디자인 기자
▶용: 나는 다른 생각.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 지금 서울 집값은 중산층 맞벌이 부부가 부모님의 금전 지원 없이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니까. 다만 평생 세입자로 살려면 임대료 폭등의 불안이 없어야 해. 요즘 동네 주변 사례를 보면 집주인이 재계약 때 전세금을 1억~2억원 올려달라는 건 예사고 2~3배씩 오른 집도 있어. 만약 내 집주인이 한번에 1억~2억원을 올려달라고 하면 나는 결국 서울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면 가장 좋을 텐데 주택 보유로 인해 자격이 안되고 설령 집을 판다고 해도 소득기준에 걸리더라고. 우리 나이에 이 소득이 절대 높은 건 아닌데 공공임대가 부족하다 보니까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양보하는 게 맞긴 해.

▶마: 나도 같은 생각이야. 만약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스무살 전까지 같은 집에 안정적으로 살 수만 있다면 굳이 무리해서 집을 살 생각은 없었어. 물론 집값이 올라서 팔고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면 재테크로서 아파트는 좋은 수단이지. 하지만 주식처럼 한두푼에 살 수 있는 가격도 아니고 어린 자녀가 있는 1주택자는 집값이 오른다고 해도 당장 팔고 다른 지역으로 전학시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아파트에 살다가 빌라로 가거나 더 좁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도 그렇고. 재산세만 더 늘어나는 거잖아.

▶성: 그럼에도 나는 지금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잘못됐다고 봐. 부동산 투자를 투기로 규정하고 불로소득이라며 규제하는데 노동소득의 가치를 폄훼하는 건 아니지만 자본주의 논리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한국은 이미 자본주의 국가고 개인이든 기업이든 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건 나쁜 게 아니야. 시장은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건데 정부가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류야.

▶용: 수요-공급의 법칙을 얘기하자면 단타 매매를 해 이익을 내려는 비정상적 수요가 몰리는 것 역시 문제야. 모든 집주인이 나쁜 건 아니지만 세입자를 자기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집장사는 페널티를 줘야 해. 그게 세금이고. 경제성장을 우리보다 빨리 이룬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임대료를 제한하는 이유는 이런 집주인 갑질을 막고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아닐까.

▶마:
그래서 임대차3법은 정말 필요한 것 같아. 집을 사서 재테크를 할 사람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주되 세금을 부과하면 돼. 높은 진입문턱을 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따로 마음놓고 살 수 있도록 임대차시장이 예측 가능해야 해. 사실 재개발 딱지를 산 것도 앞으로 서울 집값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야. 홍콩 같은 나라에선 4인가족이 한달 주거비용으로 300만원 안팎을 쓴다고 하는데 서울이 그렇게 돼선 안돼.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351.67상승 9.0618:03 08/07
  • 코스닥 : 857.63상승 3.5118:03 08/07
  • 원달러 : 1184.70상승 1.218:03 08/07
  • 두바이유 : 44.40하락 0.6918:03 08/07
  • 금 : 43.88상승 0.1718:03 08/07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