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군함도 세계문화유산 지정 취소보다 역사왜곡 수정에 집중하자"

'일본 근대산업시설, 강제 노동의 진실과 왜곡된 역사' 국제토론회③ 길윤형 기자, 김민철 경희대 교수, 이현경 한국외대 연구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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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윤형 한겨레신문 기자가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서 세계문화유산의 왜곡 수정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했다. ©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나가사키(長崎)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軍艦島)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유네스코 위원국들에게 지정 취소를 요구하기보다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길윤형 한겨레신문 기자를 비롯해 김민철 경희대 교수와 이현경 한국외대 선임연구원 등 국내 지식인들은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서 세계문화유산의 왜곡 수정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했다.

이번 국제 토론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지식인들을 화상으로 연결했으며 '인류 공동의 기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국제사회의 신뢰'(부제: 일본 근대산업시설, 강제 노동의 진실과 왜곡된 역사)'를 주제로 다뤘다.

길윤형 한겨레신문 기자는 제3부 '일본의 약속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방향'에서 토론자로 나서 한국 정부의 현실적 목표를 제안했다.

길윤형 기자는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서 삭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아니라 현명하지 않은 목표"라며 "일본은 현재 중국에 이어 유네스코 재정의 2위 분담국"이라고 말했다.

길 기자에 따르면 세계유산의 지정이 취소되려면 유산의 특징이 상실될 정도로 망가졌거나 유네스코가 요구한 개선 조처가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 또한 위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1972년 제도 시행 이후에 지정 취소가 단 2건에 불과했다. 오만의 '오릭스 보호구역'과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강 협곡'이다. 해당국들이 보존보다 개발을 택했기 때문이다.

길윤형 기자는 "한국 정부는 문제의 원인이 됐던 전시물의 수정에 초첨을 맞춰야 한다"며 "수정 방향은 한국인의 차별을 포함해 일본인, 중국인들의 고된노동이라는 전체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철 경희대 교수가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김민철 경희대 교수는 제2부 '일본은 어떻게 인류보편의 가치에 기여할 것인가?'에서 일본 정부의 예상 전략에 대응할 한국 정부와 시민 사회의 대책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발표문에서 일본정부는 앞으로 Δ국제법상 강제노동 부정론제기 Δ강제동원·강제노동·민족차별을 부정하는 역사 자료와 증언 조사와 수집 Δ국제무대를 상대로 한 지속적인 홍보 활동 등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한국정부와 한일 시민사회가 3가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Δ국제규범과 국제법의 이론적 발전과 사례의 수집·분석 Δ강제동원·강제노동·민족차별을 증명하는 역사적자료의 체계적 정리 Δ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해 국제사회에 홍보 등이다.

김 교수는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와 강제동원 관련 기업에게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은 자료들의 공개를 요구하고 수집에 나서야 한다"며 "큐슈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탄광 자료, 후쿠오카유쵸은행 지점에 보관되어 있는 한국인 노동자 저금통장, 일본 지자체에 있는 화장증명서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강제노동 한일공동조사팀을 구성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는 "공동조사팀은 한국 정부가 상황을 주도할 수 있고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 취지에도 부합한다"며 "2001년 한일공동역사연구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현경 한국외대 선임연구원이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현경 한국외대 선임연구원은 '전 인류의 더나은 미래를 위한 과거의 보호'라는 세계유산의 목표를 강조하면서 해결책으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사례를 공유했다.

이 연구원은 "폴란드는 아우슈비츠를 국가적 가치를 넘어 세계사적 의미를 전달해 인류의 유산으로 인정받았다""며 "과거에 대한 반성이야말로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고 미래의 방향을 결정케 하는 세계유산의 목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제토론회는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 방법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져야 할 인류 보편적 가치의 의미를 살펴보고, 일본 근대산업시설과 강제 노동의 역사를 다뤘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토론회에 앞서 "태평양 전쟁 당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도 피해를 봤다"며 "일본이 아시아 피해국들의 신뢰를 얻고, 그 국가들과 진정하게 협력하고 연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인류 공동의 기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주제로 열린 한일관계 국제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0.7.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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