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갇힌 200일] ‘헬조선’이라며 떠난 이들, ‘살려고’ 돌아왔다

[머니S스토리-코로나에 돌아오는 그들] 한국 가장 안전… 1월 이후 내국인·재외동포 입국자 대비 출국자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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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달 6일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00일이 된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210여개 나라에서 1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고 지병을 앓고 있던 환자와 노약자층을 중심으로 7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75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각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고 국가 간 필수불가결한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수 끊기면서 일부에선 고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수출 급감의 어려움 속에 내수마저 살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속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방역모범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사실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된 성과로 꼽힌다. 속칭 의료선진국으로 불렸던 미국과 유럽 등이 한국의 방역정책 전반을 묻고 따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풍경으로 기록됐다. 다국적제약사가 장악해온 진단키트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자체 개발품이 맹위를 떨친 것도 놀라운 성과다. 전문가들은 수개월째 이어지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소중한 희생을 사태를 정상화하고 활기를 되찾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K-방역’의 성과 속에도 코로나19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200일.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또 다른 공포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점은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200일의 기록을 정리하면서 아픔과 함께 꿈꿔볼 수 있는 희망도 점검해 본다.

올 들어 해외입국자가 급증한 반면 출국자는 크게 줄었다. 사진은 지난 1월31일 중국 우한의 교민들이 한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1 캐나다에서 귀국한 50대 남성 A씨
“아이 교육을 위해 2010년 캐나다 벤쿠버로 가족 이민을 결정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혼자 한국으로 지난 6월 말 입국했다. 한국에 다시 정착할 계획이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의료정책이 낙후된 것 같다.”

#2 일본거주 30대 한국인 회사원 B씨
“일본회사에 입사하며 2015년 초 일본 거주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관련해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최근 주변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늘고 있어서 걱정이다.”

#3 뉴질랜드로 이민 간 아이 엄마 D씨
“2018년 이민을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 초반에는 락다운 기간이 있었다. 주변에선 임시비자를 가진 사람이나 고령자가 한국행을 많이 고민했다. 현지 한인사회에서는 한국의 의료시스템(빠른 검사, 의료서비스)에 대해 자랑스러워 한다.”

#4 미국생활 3년차 박사과정 학생 E씨
“2017년 가을 박사과정 때문에 미국에 왔고 현재 중부에 있다. 현지는 상황이 좋아졌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는 중이다. 식당도 대부분 포장음식만 판다. 한국은 체계적으로 빠르게 대응을 잘했다는 점과 너무 일찍 안도해서 안타깝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사람들이 돌아왔다. ‘헬조선’이라며 한국땅을 떠난 이들이 살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2015년 대형 참사를 겪은 뒤 떠난 이들만 해도 매년 2만5000여명.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고향이자 K-방역의 본거지인 대한민국으로 회귀한 것.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한국의 입출국 상황은 상반됐다. 외국인 입국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국인의 출국은 입국을 꾸준히 넘어섰다. 다양한 이유로 내국인이 해외로 나간 자리를 외국인이 메운 상황.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 우한의 봉쇄가 시작된 1월 말, 한국 정부가 전세기를 띄워 교민을 안전하게 데려오는 데 성공하면서부터 양상이 바뀌었다. 이후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전역이 문을 걸어 잠그려 하자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의 한국행 요청이 이어졌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챙겼다.



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은 확실



외교부에 따르면 국가 간 왕래가 자유로운 미국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재외국민(해외에서 생활하는 한국 국적자)은 7월26일 기준 118개국 4만2000여명에 달한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7월24일 이라크 건설현장 노동자 293명이 공군의 공중급유기를 타고 귀국한 것을 꼽는다. 31일에는 80명이 더 들어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월29일 기준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는 2363명이며 이 중 내국인이 66.4%다. 

국내 입국자 통계를 살펴봐도 변화 추이는 뚜렷하다. 법무부의 최근 5년(2015~2019) 입출국 통계자료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은 입국보다 많았다. 내국인 출국은 연평균 2537만1350명인 반면 입국은 2533만3810명으로 평균 3만7539명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해는 ‘노재팬’ 탓에 일본 관광이 줄며 지난해 입출국자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입국은 연평균 1557만1708명으로 출국 1556만8150명보다 3558명 많았다.
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해 입국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많이 오고 적게 가고



하지만 올 들어 내국인 입출국 추이가 확 바뀌었다. 1월부터 4월까지 입국자는 424만9328명이었지만 출국자는 375만4259명이었다. 입국자가 49만5069명(13%) 더 많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내국인의 경우 해외 유학생의 방학 등과 맞물려 입국자가 늘었지만 해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출국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의 입국 추이 변화도 눈에 띈다. 국내 입국이 비교적 자유로운 F-4 비자를 발급받은 재외동포의 입국은 지난해 12월 4만2195명이었으나 올 1월 5만5290명으로 급증한 이후 ▲2월 2만2689명 ▲3월 5029명 ▲4월 2003명으로 크게 줄었다. F-4비자보다 한 단계 위인 F-5(영주)비자를 가진 외국인의 입국은 지난해 12월 1만2441명이었지만 올 1월은 1만8707명으로 늘었다. 이후 ▲2월 8317명 ▲3월 1034명 ▲4월 450명으로 줄었다. 국내 체류 중인 재외동포(F-4)는 12월 46만4152명에서 1월 47만0871명으로 늘었다가 ▲2월 46만8605명 ▲3월 46만5647명 ▲4월 46만4560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각국 국경이 봉쇄되거나 14일 이상의 시설격리 등 입출국 절차가 까다로워진 여파다.

국내 유입되는 재외동포(F-4) 수를 기준으로 보면 2월은 1월보다 3만2601명 줄어든 데 반해 국내 체류자는 2266명 감소했고 3월에도 입국자가 1만7660명 줄었음에도 체류자 감소는 2938명 등으로 국내에 머무는 이의 숫자는 큰 변동이 없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설 명절과 계절적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한국에 터전을 잡고 활동하는 동포가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현지에 남아있는 재외국민과 뿌리를 내린 재외동포는 코로나19 사태가 여러모로 혼란스럽다는 평이다. 현지에 터전을 일구고 생활 중이기에 생계를 이어가려면 한국에 오고 싶어도 오기가 어렵기 때문. 영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C씨는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게 중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동양인 인종차별 사건이 전보다 자주 일어난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0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과정 중인 재외국민 이모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한국행을 고민했지만 학업과 아내의 직장 등으로 포기했다”며 “방역은 한국이 최고고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커졌다”고 전했다.
 

박찬규 star@mt.co.kr  | twitter facebook

산업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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