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희대의 사기극 옵티머스 사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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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실체가 드러날수록 정교하게 짜인 사기극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져 기가 막힐 뿐이다. 옵티머스운용은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46개 펀드를 운용했다.

그렇게 투자받은 돈이 5151억원(설정원본)이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투자금을 엉뚱한 사모사채나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썼다. 옵티머스 대표가 투자금을 횡령한 의혹도 받는다. 7월23일 옵티머스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를 발표한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 펀드는 투자제안서와 달리 실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실적은 없었고 펀드 간 자금 돌려막기에 자금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사기행각은 잔인할 정도로 꼼꼼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펀드 판매사와 수탁기관, 사무관리기관이 서로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했다.

옵티머스 펀드는 6개월 만기에 연 2.8% 수익을 목표로 운용되는 ‘저위험·저수익’ 펀드로 소개됐다. 만약 고위험을 동반한 고수익 상품이었다면 합리적인 의심이 많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반대였다.

짧은 운용기간과 안정성을 내세운 옵티머스 펀드는 노후자금을 투자하기에 알맞은 투자 상품으로 보였다. 고령의 투자 피해자가 많은 이유다.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 피해 투자금의 절반 이상이 60~70대 노후세대의 자금이다. 옵티머스 펀드의 개인투자자 판매액 중 70대 이상이 697억원(29.0%)으로 가장 많고 60대 591억원(24.6%)과 50대 657억원(27.3%)이 뒤를 잇는다. 노후자금이 사라진 이들은 연일 여의도로 모여 투자금 100%를 돌려달라며 집회를 연다.

금융당국은 이번에도 뒤늦게 사모펀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앞으로 펀드 판매 증권사와 은행은 분기마다 사모펀드의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펀드 자산 관리 업무를 맡는 수탁사도 매달 1회 이상 자산 내역에 이상이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 하지만 강화된 규제 속에서도 허술한 부분을 찾아 금융사고가 터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시장이 각종 사고로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되면 결국 위축되면서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 자산운용사 한 대표는 “전문적이고 복잡한 금융업은 규제를 강화할수록 오히려 사기 수법이 지능화, 고도화되는 양상이 전세계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며 “업계에서 잦은 금융사고가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책임의식을 갖고 자율적인 감시와 견제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자산운용사는 물론 판매사 등 모든 이해 관계자가 투자자의 피해 방지와 자산 증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신뢰를 회복해야 금융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모펀드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사모펀드가 끊임없이 구글과 아마존 등으로 대변되는 초일류 혁신기업을 발굴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가능케 하고 지탱하는 것이다. 투자자에겐 높은 수익을 안겨주고 자신들도 대규모 수익을 거둬들여 승승장구한다. 그 밑바탕엔 무엇보다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돈을 굴리는 ‘투자자 우선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투자자는 뒷전인 옵티머스 사태와 같은 사기극이 끊이지 않는 이상 국내 사모펀드 나아가 금융시장 발전을 부르짖는 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뿐이다.
 

윤경진 youn1@mt.co.kr  | twitter facebook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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