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갇힌 200일] 2030, 나의 직업은 ‘주식투자자’

[머니S스토리-불로소득에 취한 대한민국①] 취업 안되고 기업은 구조조정… 주식시장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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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달 6일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00일이 된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210여개 나라에서 1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고 지병을 앓고 있던 환자와 노약자층을 중심으로 7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75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각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고 국가 간 필수불가결한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수 끊기면서 일부에선 고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수출 급감의 어려움 속에 내수마저 살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속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방역모범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사실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된 성과로 꼽힌다. 속칭 의료선진국으로 불렸던 미국과 유럽 등이 한국의 방역정책 전반을 묻고 따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풍경으로 기록됐다. 다국적제약사가 장악해온 진단키트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자체 개발품이 맹위를 떨친 것도 놀라운 성과다. 전문가들은 수개월째 이어지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소중한 희생을 사태를 정상화하고 활기를 되찾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K-방역’의 성과 속에도 코로나19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200일.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또 다른 공포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점은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200일의 기록을 정리하면서 아픔과 함께 꿈꿔볼 수 있는 희망도 점검해 본다.

코로나19 이후 한방을 노린 2030 젊은층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이미지투데이
주식시장 풍경이 바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몰린다. 직장인은 물론 2030세대 젊은층까지 주식투자에 열을 올린다.

앞날이 불투명한 취업준비생(취준생) 사이에선 직업이 ‘주식투자자’란 말이 나올 정도다. 코로나19발(發) 경기 침체에 기업이 채용을 늦추면서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진로를 바꾼 것이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 등이 예상되자 앞서 직장을 뛰쳐나와 주식시장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생겼다.

상반기 폭락장에서 기회를 맛본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성장주를 찾아가며 한몫 단단히 잡겠다는 계산이다. 직장인도 2030 젊은층도 코로나19로 미래가 불안해지자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꿈꾼다.



◆‘직장’ 버리고 ‘한방’ 선택하는 ‘퇴사자’와 ‘취포생’


실제로 SK바이오팜의 일부 직원 퇴사가 최근 큰 화제가 됐다. SK바이오팜 주식이 상장 후 공모가(4만9000원)보다 4배 가까이 뛰자 일부 직원들이 이익 실현을 위해 퇴사를 신청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퇴사자의 이유는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퇴사를 통해 16억원의 로또 같은 금액을 챙길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팜 직원들은 상장 직전에 1인당 평균 1만1820주, 5억7918만원어치에 달하는 우리사주를 배당받았다.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간 매매가 불가능한 만큼 ‘직장’을 버리고, 대신 ‘한방’을 선택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다른 쪽에선 직장을 그만둔 퇴사자와 취업을 사실상 포기한 ‘취포생’이 모여 주식 데이트레이더(단타매매 투자자)로 삶을 전환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 가치보다는 주가 움직임만 보고 차익을 노리는 주식투자자다. 하루에 여러 차례 매매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다.

친구끼리 또는 퇴사자끼리 삼삼오오 모여 팀원을 구성, 아예 기업처럼 움직인다. 장 시작 30분 전인 오전 8시 30분경 출근을 하듯이 단체카톡방에 모인다. 그들은 그날 종목을 분석하고 동시에 매수·매도하는 방법으로 차익을 실현한다. 장 마감인 오후 3시 30분이 이들에게는 퇴근 시간이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신용융자거래 금액 변화.©그래픽=김은옥 기자


◆ ‘빚투’ 절반이 20~30대, 증권사마저 ‘후덜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27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3243만개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던 1월20일 2947만개에서 약 200일 만에 300만개가 늘었다. 이중 절반이 20~30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최근 금값 상승으로 인한 투자에도 20~30대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38.5%가 30대, 17.6%가 20대로 30대 이하가 56.1%를 차지했다.

2030이 전문적으로 주식 투자 등에 나서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금액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24일 사상 처음으로 신용거래융자 14조원을 넘어섰다. 7월10일 13조원을 넘긴 지 약 15일만이다. 7월27일 기준으로 14조302원을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별 신용거래 증가액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 기준으로 7월27일까지 200여일만에 미래에셋대우는 8945억원, NH투자증권은 7648억원, 한국투자증권은 5641억원까지 치솟았다.

증권사마저 대출에 부담을 느낄 정도로 액수가 커지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는 아예 개인투자자 등을 대상으로는 문을 걸어 잠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신용공여의 총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며, 증권사별로는 평균 자기자본의 60% 정도가 되면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중단한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이후 상위 증권사별 신용거래 증가액.©코스콤


◆ “연 1000만원 번 사람 많지 않은데…” 출구전략은 있는지 의문


젊은층이 주식에 너무 몰리자 전문가들은 물론 증권업계서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팀 이사는 “주식시장이 늘 오를 수는 없다. 따라서 적절한 타이밍에 출구전략을 실행해야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부채가 동반된 주식 투자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달 간의 시장 상황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스스로가 과도하게 자신의 성과에 취할 경우 비트코인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간 시장분석 전문 연구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실제 주식으로 연간 1000만원 이상 번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주식은 유망한 기업에 대한 미래 투자 성격인데, 지금은 단기적 이익을 위한 주식 투기 양상이 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도 “일자리가 없어서 단기간에 한방을 노리고 대출을 받거나 전 재산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창범 kja33@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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