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갇힌 200일] 불확실성 높아지는 한국경제… 고민 깊어지는 은행

[머니S스토리-지금도 힘든데… 향후 더 걱정] 코로나에 무너진 성장률… 위기극복 해법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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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달 6일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00일이 된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210여개 나라에서 1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고 지병을 앓고 있던 환자와 노약자층을 중심으로 7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75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각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고 국가 간 필수불가결한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수 끊기면서 일부에선 고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수출 급감의 어려움 속에 내수마저 살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속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방역모범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사실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된 성과로 꼽힌다. 속칭 의료선진국으로 불렸던 미국과 유럽 등이 한국의 방역정책 전반을 묻고 따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풍경으로 기록됐다. 다국적제약사가 장악해온 진단키트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자체 개발품이 맹위를 떨친 것도 놀라운 성과다. 전문가들은 수개월째 이어지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소중한 희생을 사태를 정상화하고 활기를 되찾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K-방역’의 성과 속에도 코로나19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200일.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또 다른 공포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점은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200일의 기록을 정리하면서 아픔과 함께 꿈꿔볼 수 있는 희망도 점검해 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재의 경제 흐름을 보여주는 각종 통계지표는 줄줄이 뒷걸음질치고 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역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른다는 점이다. 확산세가 주춤하기는커녕 일각에서는 2차 팬데믹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경제전망을 더 어둡게 만든다.



경제지표 마이너스 행진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관련 지표는 부정 일변도를 걷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6월 수출액은 392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9% 줄어들며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3월 -0.2%에 불과했던 감소폭은 ▲4월 -25.5% ▲5월 -23.6%에 이어 세달 연속 두자릿수대에 머물렀다.

품목별로는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따른 서버증설 수요에 힘입어 전년 동월 및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자동차 -33.2% ▲차부품 -45.0% ▲섬유 -22.3% ▲석유제품 -48.2% ▲석유화학 -11.8% ▲일반기계 -6.9% ▲가전 -5.1% ▲디스플레이 -15.9% 등 대부분이 감소했다.

국내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대비 월별 국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 3월 -19만5000명에서 ▲4월 -47만6000명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등 4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이후 10년 5개월 만이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3.3%로 외환위기가 들이닥쳤던 1998년 1분기 이후 가장 낮다. 특히 1분기 -1.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며 경기침체의 징후를 보였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로 불린다.

다만 이같은 감소율은 해외 주요국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31%에 달한다. 또한 ▲일본 -27% ▲독일 -30% ▲영국 -60% 등 대다수의 국가가 두자릿수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또한 6월 산업생산과 소비·투자 3개 지표는 트리플 상승하면서 개선의 분위기도 엿보인다.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동반 상승이다.

현재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앞으로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4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이후 전망은?



정부는 이를 근거로 하반기 경제회복을 기대한다. 해외 주요국에 비해 충격이 덜하고 경제지표의 감소세 속에서도 둔화 폭은 줄어드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안과 한국판 뉴딜 등의 정책효과가 맞물리면 V자 반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의문부호는 여전하다. 코로나19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거되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경기흐름을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 GDP 성장률이 -3.3%였기 때문에 하반기 기저효과로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회복이나 반등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며 “특히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은 글로벌 통상환경이나 주요국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른 국가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반등 시점은 상당히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하반기 한국 경제가 눈에 띄는 ‘V자’ 반등이 아니라 장기간 느린 회복 경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도 “하반기 경기둔화의 폭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반등이나 회복단계로 넘어간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2차 대유행이 없다는 가정 하에선 국가별로 경제가 순차 회복되고 반등의 조짐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전망도 무의미하다”며 “코로나19 사태는 과거 다른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위기 사태와 상황이 달라 경제회복 시점을 논한다는 것은 사실상 ‘찍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재계는 민간중심의 투자 활력 제고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중장기적인 위기극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홍성일 팀장은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려는 정책보다는 4~5년 이상을 내다본 중장기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히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단기적인 소비 진작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투자, 특히 대기업의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더 과감한 인센티브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기업 생존을 적극 지원하고 유연근무제 보완 입법, 원격의료 허용 등을 통해 기업의 미래 선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민간부문의 혁신 역량을 고려한 정부의 재정지출 방향을 견지하고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유인하는 인센티브 체계 구축을 통해 선순환 증세 고리를 형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직격탄, ‘금융강국 코리아’ 미래는



‘한국경제의 혈맥’ 금융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힘없이 흔들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로 인하하면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에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올라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처지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돼 수익성을 좌우하는 이자마진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다.

올 상반기 은행권은 당기순이익이 하락하는 실적을 거뒀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24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조1407억원으로 11.1%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779억원으로 1조179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줄었다. 농협은행은 72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1%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유일하게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620억원으로 2.7% 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희망퇴직으로 인건비가 934억원, 퇴직급여가 1168억원 줄어든 효과가 컸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코로나19에 취약계층의 부실대출이 늘어나면서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채권이 늘고 있어서다. 은행권은 일제히 수천억원대 코로나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순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우리금융지주가 올 하반기 2375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고 ▲KB금융지주 2060억원 ▲신한금융지주 1806억원 ▲하나금융지주 1655억원 충당금을 쌓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하반기 코로나 충당금을 1000억원 정도 추가 적립할 계획도 세웠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은 “올 하반기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내년 대유행한다는 시나리오를 적용해 스테이지1로 분류됐던 고위험 여신을 스테이지2로 재조정하면서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승 하나금융 부사장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시장 경기둔화 상황을 반영해 리스크 요인(RC)을 일부 조정했다”며 “항공업 등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의 여신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도 코로나19에 경기 불황형 해약이 늘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수입보험료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금리와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부문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신한생명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9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0억원)보다 17.5% 증가했지만 수입보험료가 2조6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4% 줄었다. 오렌지라이프도 상반기 수입보험료가 1조8504억원으로 13.6% 감소, 1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같은 기간 6.6% 하락했다.

KB생명도 상반기 수입보험료가 7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5%나 감소했다. 방카슈랑스 저축성보험 판매 저조가 영향을 미쳤다. 당기순이익도 28.5%나 줄어든 118억원에 그쳤다.

하나생명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3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1.6%나 급증했으나 금융자산투자 수익이 264억원에서 522억원으로 늘면서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금융권에선 증권사만 방긋 웃었다. ‘동학개미’가 증시로 몰리면서 중개 수수료 등 개인영업 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 적자를 냈던 KB증권은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29%, 62.67% 늘어난 2302억원, 151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2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94% 급등한 2963억원을 기록했다.



‘V자형’ 급속 회복 어려워… 해외 돌파구는


금융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유례없는 타격을 입은 금융권이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 속에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디자인=김은옥 기자

특히 새로운 수익채널로 불리던 해외법인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코로나19로 해외출장이 전면 중단되면서 해외 신규사업 확장 및 착수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가 가장 많은 우리은행은 올해 해외 점포를 두 곳을 늘리기로 했으나 코로나 이후 해외전략을 새로 짜면서 이 계획을 접었다.

하나은행은 올 4분기 대만 타이베이, 인도 뭄바이·벵갈루루 지역에 지점을 신설하고 중국 현지법인 하나은행유한공사의 자지점 23곳도 추가로 만들겠다는 방침이었다. 대만 타이베이지점은 현지 감독당국 인가 신청단계에 접어든 만큼 연내 영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인도 뭄바이지역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증권사도 해외 전략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코로나19에 각국 지수가 흔들려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우려가 제기돼서다. 홍콩의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홍콩항셍지수는 1월20일 52주 최고치인 2만9174.92포인트까지 올랐지만 7월29일 6개월 만에 2만4873.53으로 급락했다. 다우지수도 2월12일 2만9568.57에서 7월29일 2만6379.28로 하락했다. 유럽 유로스톡스50 지수 역시 2월20일 3867.28에서 3312.08로 떨어졌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홍콩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영업 보폭을 확대했던 증권사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자금조달, 유동성에 대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본다.

실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증권사의 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미래에셋대우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전세계 경제가 ‘V자형’ 급속 회복을 이루기 어렵다”며 “주요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실적 부진에 빠지면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져 금융권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한듬,,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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