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갇힌 200일] 여행사 줄폐업·항공은 줄휴업… 유통업계도 '급랭'

[머니S스토리③-코로나 쇼크에… 사라진 그들] 허리띠 졸라 매고 위기 탈출 총력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이달 6일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200일이 된다. 전 세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210여개 나라에서 1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고 지병을 앓고 있던 환자와 노약자층을 중심으로 7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75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각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고 국가 간 필수불가결한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수 끊기면서 일부에선 고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수출 급감의 어려움 속에 내수마저 살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속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방역모범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사실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된 성과로 꼽힌다. 속칭 의료선진국으로 불렸던 미국과 유럽 등이 한국의 방역정책 전반을 묻고 따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풍경으로 기록됐다. 다국적제약사가 장악해온 진단키트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자체 개발품이 맹위를 떨친 것도 놀라운 성과다. 전문가들은 수개월째 이어지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소중한 희생을 사태를 정상화하고 활기를 되찾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K-방역’의 성과 속에도 코로나19 이전의 평범했던 일상을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진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200일.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고 또 다른 공포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점은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200일의 기록을 정리하면서 아픔과 함께 꿈꿔볼 수 있는 희망도 점검해 본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하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지 벌써 200일이 지났다. 국제선에서 매출을 창출하던 항공사들은 적자에 빠졌다. /사진=뉴스1 이광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것을 앗아갔다. 전세계 약 70만명의 귀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특히 하늘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항공여행업계가 직격타를 입었고 면세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200일. 그 속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자리를 조명했다. 



"정부지원 외 자생력 길러야"… 항공·여행업 다시 비상할까


전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각국은 출입국 제한 등 여행규제로 자국민 보호에 나섰다. 여행 및 항공산업은 급격한 소비위축으로 유례없는 위기에 처했다. 국적항공사, 대형 여행사는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영세 여행사업자의 휴업 및 폐업신고도 속출했다. 감염증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항공여행업계의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쓰나미에 휩쓸렸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산업은 항공 및 여행업이다. 감염증 확산으로 최대 80% 이상의 매출을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이 원천봉쇄되면서 적자전환했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각각 566억원, 20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저비용항공사의 영업손실(연결기준)은 ▲제주항공 657억원 ▲진에어 313억원 ▲에어부산 385억원 ▲티웨이항공 223억원 등이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도 1분기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적항공사의 국제여객수(출도착 포함)는 877만9879명으로 전년대비 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운항편수는 7만1283편으로 전년대비 60% 줄었다.

코로나19는 국내 항공업계 최초의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은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의 거래도 무산시켰다. 지난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여객점유율 확대 및 경쟁력 제고를 하겠다고 밝힌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와 3월2일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7월23일자로 공시했다.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결국 포기했는데 이는 현산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항공산업과 구조적으로 밀접한 여행사 역시 휘청거렸다. 국내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유급휴직을 실시했다.

6월부터는 창사 이래 첫 무급 순환 휴직에 돌입했다. 무급휴직은 평균 임금의 최대 50%(월 최대 198만원)를 정부지원금으로 보전하는 형태다. 올해 1분기(연결기준) 2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역풍을 맞은 탓이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130억원을 웃돌았다.

업계 2위인 모두투어도 위기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1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1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유급휴직을 이어오던 이 회사는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필수인력을 제외한 90%의 직원이 대상이다.

2분기도 적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관광 및 연관 사업에 대한 국민소비 지출은 지난 1월부터 6월 셋째 주까지 15조5000억원 감소했다. 여행 관련 소비 급감은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적항공사 국제선 여객 및 운항 현황. 2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적항공사의 국제여객수(출도착 포함)는 877만9879명으로 전년대비 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운항편수는 7만1283편으로 전년대비 60% 줄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정부만 바라보지만… 답이 없다

항공사와 여행사는 현재 정부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오는 9월 말소되는 고용유지지원금 때문. 정부는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항공기 취급업 및 관광업종 등을 특별고용업으로 지정하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제공해 왔다.

지원 기간은 최대 6개월(180일)이다. 항공, 여행사 대부분은 오는 9월부터 지원금이 끊긴다. 저비용항공사 사장단이 7월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찾아가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을 건의한 이유다. 이들은 지원금 없이 일자리 사수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국토교통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연장의 필요성에 공감해 관계부처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속단할 수 없다. 항공사는 이미 향후 대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7월28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 1분기 이 항공사의 정규직 근로자수는 1936명이다. 이 중 약 60%가 무급휴직을 신청한 상태다.

여행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여행업연합회는 여행사를 대표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연말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정부가 관광산업 위기대응의 일환으로 무담보 특별융자 1000억원, 상환유예 2000억원 등의 지원에 나섰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부터 7월29일까지 폐업신고를 한 여행사는 453곳이다. 휴업신고를 한 곳도 93곳이나 된다.

연합회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특별고용 유지업종으로 여행사를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고 있다”며 “문제는 조만간 지원 기간이 끝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지원금 연장을 건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15일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는 국내 여행사는 약 3700곳이다.

학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지속해서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병국 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은 “마이리얼트립의 경우 해외는 초토화됐지만 국내여행 활성화로 전년대비 매출이 약 4배 늘었다”며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수익창출은 어렵겠지만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수익을 분명히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EO의 마인드와 코로나19에 대한 적응력이 중요하다. 수요가 없다고 나몰라라 한다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청정국 간의 협력관계 구축으로 여행을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윤 회장은 “한국, 대만,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등은 코로나19 청정국으로 볼 수 있다. 문화관광부가 14일 자가격리 면제 등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감염증, 방역증 교부 등으로 현지와 국내에서의 자가격리 문제만 해소한다면 충분히 여행 활성화가 실현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지완 기자 lee88@mt.co.kr



유통업계 구조조정 도미노… 소비 혹한기 지나 볕들 날 올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하늘길이 끊기면서 면세점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지난 6월 인천공항 면세점이 썰렁한 모습. /사진=뉴스1

#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면세시장은 사업자 간 출혈경쟁 속에서도 매달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해왔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고꾸라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올해 1월 말 코로나19 사태가 시발점이 됐다.

# 대형마트업계에는 지난 몇 년간 위기가 지속됐다. 롯데마트는 2017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했고 시장 1위 이마트마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변화를 모색하던 업계의 시계는 코로나19를 만나면서 빨라졌다.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을 앞지르며 대형마트의 위기가 깊어지자 업계는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는 유통업계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놨다.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 유통업체가 몸집을 키운 반면 오프라인 업체들은 생사 기로에 섰다. 오프라인 점포는 하나둘 문을 닫고 관련 종사자는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지 200일 동안 벌어진 오프라인 유통업계 변화를 추적했다.

◆대형마트 몰락 부추긴 코로나19

유통업계 지각변동은 숫자로 확인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2월부터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신 집계인 지난 6월 동향에서도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5.9% 늘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프라인 업체 중에서도 근거리쇼핑채널인 편의점과 명품소비 중심의 백화점은 매출 감소세가 덜한 편이다. 이와 달리 대형마트 매출은 바닥을 쳤다. 소비자가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는 데다 식료품과 생필품을 대량구매하기 위해 비교적 싸고 편리한 온라인 쇼핑을 찾았기 때문.

그 결과 1분기 이마트 할인점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1%, 24.5%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매출이 42.5%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감소세로 인해 전체 매출이 6.5% 줄었다.

2분기엔 실적이 더욱 악화됐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마트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되고 정부 주도 특별 할인행사인 동행세일 기간에 두 차례 의무휴업으로 타격을 입은 까닭이다. 실제로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대형마트 성장률은 -1.0%였으나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된 5월에는 -9.7%로 더 악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2월부터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표=김은옥 기자

◆문 닫은 면세점, 사라진 직원들

면세업계 상황은 이보다 심각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기 전인 1월 면세점 매출은 2조247억원이었으나 2월 1조247억원, 3월 1조873억원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어 4월에는 9867억원으로바닥을 치면서 월 매출 1조원대 벽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깨졌다.

대형 3사 실적도 참담한 수준이다. 호텔신라는 1분기 면세점 부문에서만 영업손실 490억원을 기록해 20년 만에 적자를 냈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은 간신히 적자를 면했으나 1분기 영업익이 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 급감했다.

이에 업계는 면세점 운영시간 조정에 이어 직원 근무시간까지 단축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부터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주 3~4일제 근무와 무급 휴직에 돌입했다. 신라면세점은 5월부터 주 4일제를 실시했으며 6월부터는 서울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 휴직을 시작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월급의 70~80%만 지급하는 유급휴직제도를 시행 중이다. 단 면세업은 정부가 지정한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휴업수당 일부를 지원받는다.

아예 면세사업을 접은 곳도 있다. 중견 면세사업자 에스엠면세점은 지난 3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접었고 조만간 인천공항에서도 철수할 방침이다. 모회사인 하나투어의 실적이 전년대비 약 98% 감소하자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면세사업에도 칼을 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침체를 극복하고자 마련된 정부 주도 특별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 대형마트는 월2회 의무휴업에 발목이 잡혔다. /사진=뉴스1

◆“허리띠 졸라 매자”… 위기 탈출 총력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계는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경기 안산점과 대전 둔산점 자산 유동화를 확정했고 대구점 매각도 예정된 상태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문장급 임원들이 3개월 동안 급여 20%를 자진 삭감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도 당초 3~5년간 순차적으로 진행하려던 구조조정 일정을 앞당겼다. 지난 5월부터 경기 양주점과 충남 천안아산점, 경기 VIC신영통점 등을 차례로 정리했고 올해 안에 총 16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임원도 지난 3월 연봉을 20% 삭감했으며 지난달에는 창사 이래 처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면세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견 면세사업자인 에스엠면세점이 사업을 철수한다. 사진은 에스엠면세점 시내점에서 짐을 싸는 모습. /사진=뉴스1

살 길을 모색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면세점은 이렇다 할 대안조차 없다. 근본적인 문제인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해외여행이 정상화돼야만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공항 임대료 감면 조치와 재고 면세품 국내 판매로 숨통은 트였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4월 관세청은 6개월 이상 된 장기 재고 면세품을 수입통관한 뒤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등은 6월 초부터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재고 면세품을 최대 60% 할인 판매했다. 각 업체별 행사 때마다 준비 물량의 약 90%가 소진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행사로 면세점 업황을 돌려세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면세점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화장품과 담배는 행사 대상에서 제외됐고 내수 판매 기간이 10월29일까지로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도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3~8월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 각각 ▲롯데 300억원 ▲신라 520억원 ▲신세계 546억원의 감면 혜택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업계 매출 감소분과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 할인 행사로 유동성이 나아졌으나 실질적인 이익은 크지 않다”며 “여전히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경은 기자 silver@mt.co.kr



장기화에 사라진 고객… 상인들 '한숨만' 



신촌 먹자골목. 점심시간에도 사람이 없어 휑한 모습이다/사진=김설아 기자

“지금은 매출이라고 말할 것도 아예 없어요. 학생들이라도 나와야 뭐라도 팔릴 텐데… 이제는 상권이 아예 죽었다고 봐야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가 인근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진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풀었지만, 반짝 도움에 그친 데다 그마저도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많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일시적인 재난지원금 효과 이후엔 더 침체되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상권 죽었어도 이 정도까지는”… 상인들의 한숨

7월28일 낮 12시30분쯤 찾은 신촌·이대역 인근 거리는 차분하다 못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방학을 맞은 학생과 직장인으로 붐빌 점심시간 무렵이었음에도 거리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유명 맛집 앞에 줄을 서서 대기하던 학생과 음식점 전단지를 나눠주며 호객행위를 하던 아주머니도 모두 자취를 감췄다. 낮과 밤, 가리지 않고 길거리 공연이 펼쳐지던 신촌 명물거리 앞 버스킹 존도 텅 비어 있었다.

신촌·이대는 연세대·이화여자대·서강대 등 대학교 문화가 자리 잡은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꼽힌다. 세 대학을 상권으로 두고 있어 학기 중이면 언제나 학생으로 붐비고 금요일과 주말에는 일반인의 방문도 잦았다. 패션과 화장품 등 이대의 쇼핑 상권과 음식점과 주점, 카페 등이 많던 신촌 상권이 서로 상호 보완하며 성장한 셈이다.

한땐 신세대의 상징으로 명동과 종로에 이어 강북 3대 상권으로 꼽힐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권이 침체되고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줄면서 여러 차례 파고를 넘긴 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신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원래 3~4월은 신입생 환영식과 대규모 개강파티 등으로 매출 특수를 노리는 시기인데 올해는 아무 것도 없게 됐다”며 “배달 매출이 조금 늘었지만 매장 매출이 70% 정도 줄어든 걸 생각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자카야를 운영 중인 B씨는 “예전부터 신촌 이대 상권이 죽어가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코로나19가 불난 집에 제대로 부채질을 한 꼴이 됐다”며 “사람이 없으니 장사는 당연히 전멸이다. 15년 넘게 장사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B씨는 매달 내야 할 월세가 매출액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했다. 인건비 때문에 종업원 2명도 모두 내보내고 혼자서 지루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촌 거리 상점 대부분은 중·소상공인들이 운영하고 있어 정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지만 체감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하는 C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은 동네 근처에서 주로 쓰지 그걸 쓰기 위해 신촌까지 나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장사를 접어야 하나 기로인 상황인데 재난지원금이 무슨 큰 도움이 되겠냐”고 말했다.

◆곳곳에 붙은 폐점·임대 딱지… “하루 매출 0원”

상인이 처한 위기는 거리 곳곳마다 나타났다. 문을 닫은 채 장사를 하지 않거나 ‘임대 문의’ 딱지가 붙은 곳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떡볶이와 아이스크림, 와플 등을 팔던 길거리 노점상은 아예 장사를 포기했다. “나와도 하루에 한 개도 못 팔고 가는 날이 허다하니 한 달 넘게 문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게 앞 가게 상인의 귀띔이다.

과거 이화여대에 들어섰던 대형쇼핑몰 apm 후문 거리. 건물 곳곳이 공실인 모습이다/사진=김설아 기자
이대 인근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촌보다 지나다니는 이가 거의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골목 상점 10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았거나 공실이었다. 이대 정문 앞에서 역으로 가는 중심거리에도 건물 곳곳에 ‘임대 문의’가 붙어 있었다.

이대 정문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많이 줄었냐”는 질문에 “매출이 아니라 ‘오늘 개시는 했냐’가 맞다”며 “하루 건너 하루 꼴로 매출이 발생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D씨는 이어 “매출이 있는 날도 티 2개 팔아 2만원, 아니면 원피스 한 개 팔아 3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래도 코로나 전에는 하루 평균 매출이 80만~90만원 정도는 됐는데 이제는 사람 자체를 구경할 수가 없으니 하루하루 버티는 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D씨 말대로 코로나19 사태에 개강이 미뤄지고 방학까지 맞은 대학가엔 학생을 찾기 힘들었다. 교정에는 소수의 교직원과 학생만 조용히 지나다녔다. 정문 앞 벤치에는 몇몇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뿐이었다.

피어싱가게를 운영하는 E씨는 “이곳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했는데 이 정도로 사람이 없어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며 “상황이 빨리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하면 할수록 적자만 커지는 상황이라 조만간 장사를 그만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효과도 사각지대… 배달업만 선방

대학가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를 끼고 있는 아현역 주변도 상황이 착잡하긴 마찬가지다. 아현역 인근에는 약 220여개 점포가 모여 있는 아현전통시장이 있는데 이곳 역시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아현역 앞에서 20년 동안 분식 노점상을 운영하다 시장에 분식점을 차린 지 15년이 됐다는 F씨는 요즘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F씨는 “죽지 못해 장사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학생들이라도 와서 떡볶이나 김밥을 먹어줘야 하는데 학생들마저 보이질 않으니 매출이라고 말할 것도 없다. 하루 10만원 팔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G씨는 “아현시장이 5호선이 뚫리기 전엔 공덕동 사람도 걸어와서 장보고 사람이 많아 떠밀리듯 가던 곳이었다”고 회상하며 “대형마트가 생기고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니 가뜩이나 장사가 안됐는데 코로나까지 길어져 애로사항이 많다”고 혀를 찼다.

H씨가 아들과 함께 운영하는 분식집. 하루 매출이 없거나 있어도 1~2만원대에 그쳐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사진=김설아 기자

시장에서 만난 상인 대부분은 “재난 지원금 효과도 사각지대가 있다”고 한탄했다. 시장 안쪽에서 아들과 함께 분식점을 운영하는 H씨는 “그릇가게나 순댓국집 이런 곳이나 재난지원금 효과를 봤지 이런 장사는 덕이 하나도 없었다”며 “한참 재난지원금을 홍보할 때도 하루 매출이 1만4000~2만3000원 뿐이었다”고 말했다. H씨는 “동네 가서 남은 음식을 주변에 나눠주는 게 일상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떡가게, 분식집, 미용실, 방앗간, 이불가게, 옷가게 등이 길게 늘어선 아현 시장은 손님보다 자리를 지키는 상인들이 더 많아 보였다.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시장을 가로질러 목적지로 향할 뿐 딱히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었다. 중국집은 배달주문으로 그나마 유일하게 장사가 되는 듯했다. 조용하고 한산한 시장 거리에 오토바이만 왔다갔다 하며 음식을 받고 배달 나가기를 이어갔다.

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헬조선’이라며 떠난 이들, ‘살려고’ 돌아왔다



올 들어 해외입국자가 급증한 반면 출국자는 크게 줄었다. 사진은 지난 1월31일 중국 우한의 교민들이 한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1 캐나다에서 귀국한 50대 남성 A씨
“아이 교육을 위해 2010년 캐나다 벤쿠버로 가족 이민을 결정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혼자 한국으로 지난 6월 말 입국했다. 한국에 다시 정착할 계획이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의료정책이 낙후된 것 같다.”

#2 일본거주 30대 한국인 회사원 B씨
“일본회사에 입사하며 2015년 초 일본 거주를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관련해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최근 주변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늘고 있어서 걱정이다.”

#3 뉴질랜드로 이민 간 아이 엄마 D씨
“2018년 이민을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 초반에는 락다운 기간이 있었다. 주변에선 임시비자를 가진 사람이나 고령자가 한국행을 많이 고민했다. 현지 한인사회에서는 한국의 의료시스템(빠른 검사, 의료서비스)에 대해 자랑스러워 한다.”

#4 미국생활 3년차 박사과정 학생 E씨
“2017년 가을 박사과정 때문에 미국에 왔고 현재 중부에 있다. 현지는 상황이 좋아졌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는 중이다. 식당도 대부분 포장음식만 판다. 한국은 체계적으로 빠르게 대응을 잘했다는 점과 너무 일찍 안도해서 안타깝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사람들이 돌아왔다. ‘헬조선’이라며 한국땅을 떠난 이들이 살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2015년 대형 참사를 겪은 뒤 떠난 이들만 해도 매년 2만5000여명.이들이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고향이자 K-방역의 본거지인 대한민국으로 회귀한 것.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한국의 입출국 상황은 상반됐다. 외국인 입국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국인의 출국은 입국을 꾸준히 넘어섰다. 다양한 이유로 내국인이 해외로 나간 자리를 외국인이 메운 상황.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 우한의 봉쇄가 시작된 1월 말, 한국 정부가 전세기를 띄워 교민을 안전하게 데려오는 데 성공하면서부터 양상이 바뀌었다. 이후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전역이 문을 걸어 잠그려 하자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의 한국행 요청이 이어졌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챙겼다.

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은 확실

외교부에 따르면 국가 간 왕래가 자유로운 미국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재외국민(해외에서 생활하는 한국 국적자)은 7월26일 기준 118개국 4만2000여명에 달한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7월24일 이라크 건설현장 노동자 293명이 공군의 공중급유기를 타고 귀국한 것을 꼽는다. 31일에는 80명이 더 들어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월29일 기준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는 2363명이며 이 중 내국인이 66.4%다.

국내 입국자 통계를 살펴봐도 변화 추이는 뚜렷하다. 법무부의 최근 5년(2015~2019) 입출국 통계자료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은 입국보다 많았다. 내국인 출국은 연평균 2537만1350명인 반면 입국은 2533만3810명으로 평균 3만7539명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해는 ‘노재팬’ 탓에 일본 관광이 줄며 지난해 입출국자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입국은 연평균 1557만1708명으로 출국 1556만8150명보다 3558명 많았다. 


◆많이 오고 적게 가고

하지만 올 들어 내국인 입출국 추이가 확 바뀌었다. 1월부터 4월까지 입국자는 424만9328명이었지만 출국자는 375만4259명이었다. 입국자가 49만5069명(13%) 더 많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내국인의 경우 해외 유학생의 방학 등과 맞물려 입국자가 늘었지만 해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출국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과 재외동포의 입국 추이 변화도 눈에 띈다. 국내 입국이 비교적 자유로운 F-4 비자를 발급받은 재외동포의 입국은 지난해 12월 4만2195명이었으나 올 1월 5만5290명으로 급증한 이후 ▲2월 2만2689명 ▲3월 5029명 ▲4월 2003명으로 크게 줄었다. F-4비자보다 한 단계 위인 F-5(영주)비자를 가진 외국인의 입국은 지난해 12월 1만2441명이었지만 올 1월은 1만8707명으로 늘었다. 이후 ▲2월 8317명 ▲3월 1034명 ▲4월 450명으로 줄었다. 국내 체류 중인 재외동포(F-4)는 12월 46만4152명에서 1월 47만0871명으로 늘었다가 ▲2월 46만8605명 ▲3월 46만5647명 ▲4월 46만4560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각국 국경이 봉쇄되거나 14일 이상의 시설격리 등 입출국 절차가 까다로워진 여파다.

국내 유입되는 재외동포(F-4) 수를 기준으로 보면 2월은 1월보다 3만2601명 줄어든 데 반해 국내 체류자는 2266명 감소했고 3월에도 입국자가 1만7660명 줄었음에도 체류자 감소는 2938명 등으로 국내에 머무는 이의 숫자는 큰 변동이 없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설 명절과 계절적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한국에 터전을 잡고 활동하는 동포가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현지에 남아있는 재외국민과 뿌리를 내린 재외동포는 코로나19 사태가 여러모로 혼란스럽다는 평이다. 현지에 터전을 일구고 생활 중이기에 생계를 이어가려면 한국에 오고 싶어도 오기가 어렵기 때문. 영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C씨는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게 중국이라는 이유 때문에 동양인 인종차별 사건이 전보다 자주 일어난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0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과정 중인 재외국민 이모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한국행을 고민했지만 학업과 아내의 직장 등으로 포기했다”며 “방역은 한국이 최고고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커졌다”고 전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박찬규·김설아·이지완·김경은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327.89상승 19.8118:03 09/29
  • 코스닥 : 848.15상승 12.2418:03 09/29
  • 원달러 : 1169.50하락 4.118:03 09/29
  • 두바이유 : 41.56하락 1.3118:03 09/29
  • 금 : 41.41하락 0.5718:03 09/29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