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갇힌 200일] 너도나도 ‘한방’… 직장 버리고 주식·부동산 '올인'

[머니S스토리-불로소득에 취한 대한민국] 주식시장 ‘집결’… '영끌'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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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 210여개 나라에서 170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고 지병을 앓고 있던 환자와 노약자층을 중심으로 7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750만명이 넘는 환자가 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각국은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고 국가 간 필수불가결한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수 끊기면서 일부에선 고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200일이 지난 현재 주식시장과 부동상시장의 투자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이미지투데이
주식시장 풍경이 바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몰린다. 직장인은 물론 2030세대 젊은층까지 주식투자에 열을 올린다.

앞날이 불투명한 취업준비생(취준생) 사이에선 직업이 ‘주식투자자’란 말이 나올 정도다. 코로나19발(發) 경기 침체에 기업이 채용을 늦추면서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자 진로를 바꾼 것이다.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 등이 예상되자 앞서 직장을 뛰쳐나와 주식시장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생겼다.

상반기 폭락장에서 기회를 맛본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성장주를 찾아가며 한몫 단단히 잡겠다는 계산이다. 직장인도 2030 젊은층도 코로나19로 미래가 불안해지자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꿈꾼다.


‘직장’ 버리고 ‘한방’ 선택하는 ‘퇴사자’와 ‘취포생’


실제로 SK바이오팜의 일부 직원 퇴사가 최근 큰 화제가 됐다. SK바이오팜 주식이 상장 후 공모가(4만9000원)보다 4배 가까이 뛰자 일부 직원들이 이익 실현을 위해 퇴사를 신청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퇴사자의 이유는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퇴사를 통해 16억원의 로또 같은 금액을 챙길 수 있게 됐다. SK바이오팜 직원들은 상장 직전에 1인당 평균 1만1820주, 5억7918만원어치에 달하는 우리사주를 배당받았다.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간 매매가 불가능한 만큼 ‘직장’을 버리고, 대신 ‘한방’을 선택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다른 쪽에선 직장을 그만둔 퇴사자와 취업을 사실상 포기한 ‘취포생’이 모여 주식 데이트레이더(단타매매 투자자)로 삶을 전환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 가치보다는 주가 움직임만 보고 차익을 노리는 주식투자자다. 하루에 여러 차례 매매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다.

친구끼리 또는 퇴사자끼리 삼삼오오 모여 팀원을 구성, 아예 기업처럼 움직인다. 장 시작 30분 전인 오전 8시 30분경 출근을 하듯이 단체카톡방에 모인다. 그들은 그날 종목을 분석하고 동시에 매수·매도하는 방법으로 차익을 실현한다. 장 마감인 오후 3시 30분이 이들에게는 퇴근 시간이다.


‘빚투’ 절반이 20~30대, 증권사마저 ‘후덜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27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3243만개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던 1월20일 2947만개에서 약 200일 만에 300만개가 늘었다. 이중 절반이 20~30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최근 금값 상승으로 인한 투자에도 20~30대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38.5%가 30대, 17.6%가 20대로 30대 이하가 56.1%를 차지했다.

2030이 전문적으로 주식 투자 등에 나서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금액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24일 사상 처음으로 신용거래융자 14조원을 넘어섰다. 7월10일 13조원을 넘긴 지 약 15일만이다. 7월27일 기준으로 14조302원을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별 신용거래 증가액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 기준으로 7월27일까지 200여일만에 미래에셋대우는 8945억원, NH투자증권은 7648억원, 한국투자증권은 5641억원까지 치솟았다.

증권사마저 대출에 부담을 느낄 정도로 액수가 커지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는 아예 개인투자자 등을 대상으로는 문을 걸어 잠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신용공여의 총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며, 증권사별로는 평균 자기자본의 60% 정도가 되면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중단한다.



“연 1000만원 번 사람 많지 않은데…” 출구전략은 있는지 의문


젊은층이 주식에 너무 몰리자 전문가들은 물론 증권업계서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팀 이사는 “주식시장이 늘 오를 수는 없다. 따라서 적절한 타이밍에 출구전략을 실행해야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부채가 동반된 주식 투자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 달 간의 시장 상황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스스로가 과도하게 자신의 성과에 취할 경우 비트코인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간 시장분석 전문 연구소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실제 주식으로 연간 1000만원 이상 번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주식은 유망한 기업에 대한 미래 투자 성격인데, 지금은 단기적 이익을 위한 주식 투기 양상이 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도 “일자리가 없어서 단기간에 한방을 노리고 대출을 받거나 전 재산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에 갇힌 200일] ‘영끌’로 수십억원 서울 아파트 산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스1 DB
주담대·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까지 총동원
3040 “부동산=재테크”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시장 규제에도 30~40대는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통한 서울 아파트시장 입성에 열을 올린다. 가진 돈을 탈탈 털고도 주택담보대출과 2금융권 신용대출·신용카드 대출·보험대출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돈을 총동원해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고 또 사들이는데 매진한다.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경기 침체와 함께 정부 규제가 집중되고 있지만 ‘그래도 믿을 건 부동산’이란 의식이 더욱 팽배하다. 단기 급등을 목격한 3040세대에게 서울 아파트는 이미 오를 만큼 올랐어도 ‘무리수’가 아닌 가장 훌륭한 ‘재테크’ 수단일 뿐이다.


서울아파트만이 ‘살 길’… 리스크는 없다


# 결혼 7년차 맞벌이 부부 A씨(42)는 합산 연봉이 1억8000만원인 고소득자다. 직장에 다닌 지 10년이 넘어 그동안 모은 돈으로 수도권의 넓은 면적 아파트를 여유 있게 살 수 있었지만 출·퇴근 거리와 육아여건 등을 고려해 ‘인서울’(In Seoul)을 택했다.

고소득 맞벌이 부부지만 서울 아파트 입성은 힘겨웠다.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신용카드대출, 보험대출까지 받아 3년 전 서울 성동구의 전용면적 109㎡ 신축 아파트를 10억원에 겨우 샀다. 그야말로 ‘영끌’로 매입한 이 아파트의 현 시세는 16억원. 무리하게 서울 아파트를 매입해 큰 시세차익을 거뒀지만 한 달에 나가는 대출 원리금은 800만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그는 “그래도 서울 아파트”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B씨(37)는 고민에 빠졌다. 직장이 서울 강남이어서 결혼을 준비하며 금천·관악·구로 등에 전세 아파트를 알아봤지만 숨이 턱 막혔다. 그나마 서울에서 가장 집값이 싼 지역이어서 은행 대출금을 동원하면 전세 아파트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상상 이상이었다. 노후 아파트는 전세가격이 5억~6억원이 넘고 새 아파트는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빌라로 눈을 돌렸지만 낡거나 교통이 불편하다. 경기도로 이사를 생각했지만 출·퇴근 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게 아까웠다. 코로나19 여파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정부 규제가 갈수록 심해 ‘앞으로 집 사기 더 힘들어진다’는 말이 돌면서 주변에선 “더 늦기 전에 사라”며 부추겼다. 결국 B씨는 ‘영끌 대출’로 아예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고 요즘엔 대출금을 끌어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 서울 소재 IT(정보기술) 관련 대기업에 다니는 C씨(34)는 최근 영등포구 소재 한 노후 아파트(84㎡)를 7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 C씨는 정부 규제에 갈수록 집사기 힘들어진다는 말이 나오자 서둘러 1·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고 그동안 모은 돈을 합쳐 자가주택 구입에 성공했다. 신혼집으로 살 곳이어서 새 아파트를 알아 봤지만 대기업 연봉으로도 감당하기 힘들어 포기했다.

하지만 지인과 공인중개업소에서 재건축이 가능한 아파트를 사두면 나중에 차익을 내는 데 유리할 것이란 얘길 듣고 고민 끝에 노후 아파트를 골랐다. 아직 집을 매입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3000만원이 오르자 C씨는 ‘서울 아파트=재테크’라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3040세대의 올인… “부동산=재테크”


“갈수록 집 사기 힘들어진다. 지금이 기회다.”

최근 3040세대의 입에 붙은 말이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로 대출 길이 막힌 데다 청약요건 강화로 새 아파트 진입 문턱까지 높아져 앞으로 내집 마련이 더 힘들어질 것이란 심리적 위기감이 높아졌다. 올들어선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됐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끝을 모르고 치솟자 이들에게 부동산은 재테크의 수단으로 각인됐다.

“그래도 서울 아파트”, “결국 오를 곳은 오른다”, “영끌 대출 도전” 등의 말은 각박한 현실에서 부동산만 바라보게 된 이들의 절박한 심정과 희망이 뒤섞인 상황을 대변한다. ‘영끌 대출’로 너도나도 부동산에 뛰어들자 올 상반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택매매거래량은 62만87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만4108건)보다 두배가량 치솟았고 최근 5년 평균치(45만7543건)도 크게 웃돈다. ‘6월 주택 매매거래량’만 보면 13만8578건으로 5월(8만3494건)보다 66.0%, 지난해 6월(5만4893건) 보다는 무려 152.5%나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권 가계대출도 36조원 넘게 불어 2017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돼 가계 자금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저금리 기조와 아파트값 상승세가 맞물리자 ‘영끌 대출’을 통한 부동산 열풍이 거세진 탓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지 모르니 지금이라도 대출을 최대한 받아 상승 열차에 탑승하려는 불안 심리와 초조감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송창범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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