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에 따르면 동남권 제조업 생산은 올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8.8%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는 모습./사진=뉴스1

올 상반기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의 경제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2020년 상반기 동남권 경제 리뷰’ 연구보고서를 통해 5일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권 제조업 생산은 올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8.8%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10.5%)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올 1분기(–2.6%)는 소폭 감소에 그쳤으나 2분기(-14.7%) 들어 급락세로 전환된 것이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산업 생산이 상반기 중 19.9%의 감소율을 기록하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조선(-1.9%), 화학(-3.8%), 기계(-7.8%), 석유정제(-3.6%), 철강(-5.2%) 등 대부분의 주력 산업도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한 504억3000만달러로 상반기 수출액 기준 2007년 이후 최저치이다.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던 2011년 상반기(908억3000만달러) 대비로는 55.5% 수준에 불과했다.

고용사정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 월평균 취업자 수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만2000명 줄어들었다. 1분기에는 1만6000명이 늘어났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분기 들어 10만명 급감했다.

소비와 부동산시장은 상반기 중 부진했으나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소매점판매액지수의 경우 2분기(-2.5%) 들어서는 1분기 급락세(-10.4%)에서 벗어나 부진이 완화됐다.

부동산시장의 가격 하락폭도 축소되고 있다.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증가율은 2분기(-0.7%)에 1분기(-2.4%) 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특히 6월(0%)에는 2017년 10월 이후 33개월 만에 증가율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아파트매매거래량도 올 상반기 중 79.2% 늘어나며 2019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대내외 여건 개선으로 생산 회복세 기대
하반기 국내 경기여건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유로 등 주요국의 경기 위축세 완화 등으로 대외여건이 회복되고 한국판 뉴딜정책 및 추경 효과 등으로 내수도 개선 흐름이 기대된다는 관측이다.

동남권 경제도 완만한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수요부진 완화, 전기차 판매호조, 신차 효과 등이 예상되고 조선 산업은 LNG선 중심의 수주 지속, 선박인도 업무 재개 등에 따른 생산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연구센터는 내다봤다.

위축된 투자와 소비 심리도 주력산업 회복에 힘입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역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돼 있는 만큼 단기간 내 강한 경기 반등과 큰 폭의 성장세 개선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백충기 동남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동남권 경제가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2차 대유행 가능성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개인과 기업,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