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공방 이제는 법원으로…강요미수 핵심 쟁점은

"압박감, 부담감 정도는 협박 아냐..안할 일 하게해야" 한동훈 기소·공소장 변경·보석 신청 등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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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채널A 기자 이모씨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초유의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 '육탄전'을 야기한 '검언유착'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가 정해졌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검찰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의 장외공방이 치열했던 것만큼 법정에서도 뜨거운 법리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서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가 받았다고 주장한 협박의 정도가 압박감, 부담감을 넘어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는지, 이 전 기자가 검찰을 움직일 힘이 있었는지 등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겁먹을 정도의 협박이었나" "검찰 움직일 힘 있었나"…'강요미수' 구성요건 쟁점

서울중앙지법은 6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기자와 후배인 백모 기자의 사건을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첫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통상 법원은 사건을 접수하고 2~3주 뒤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핵심 쟁점은 이 전 기자가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를 했다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하는지와 그로 인해 이철 전 대표가 두려움을 느꼈는지이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지난 2~3월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 중 "검찰이 앞으로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높은 추가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 비위를 제보받으려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상당한 공포심을 느꼈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검찰 고위직과 공모하였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객관적 사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제압할 만한 해악의 고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전 기자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며,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국정농단'사건에서 강요죄 성립요건을 구체적으로 설시한 바 있다. 당시 강요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원은 "상대방이 이익을 기대해 대가로서 요구에 응했다면, 겁을 먹게 할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고지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상대방이 부담감, 압박감을 느꼈다는 정도만으로 강요에 따른 피해가 인정되지 않으며, 해악의 고지를 듣고 두려움을 느껴 안할 일을 하게 해야한다며 "관련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전 기자가 검찰을 실제로 움직일 힘이 있었는지, 취재를 위해 사실을 부풀려 말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두 재판에서 현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검찰 측에서 이 전 대표가 오랜 수감생활을 통해 판단능력이 일반 사람보다 떨어져 있어 '이 전 기자가 '검찰'을 언급된 순간 상당한 공포심을 느꼈다'고 강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다만 협박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 전 대표가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고, 평소 잘 모르던 '제보자X'와 언론사에 제보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대응책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위법 수집증거·공소권 남용…檢 수사 적법성 두고 '팽팽'

수사팀이 채널A로부터 압수한 노트북과 휴대전화 2대에 대해 그간 이 전 기자는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해왔다. 위법수집증거는 형사소송법상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 측은 압수 과정에서 위법이 있다며 준항고를 제기했고, 관련 포렌식 자료를 삭제하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했지만, 검찰은 재항고장을 내고 추가 포렌식 등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항고에 대한 대법원의 결정보다 첫 공판기일이 시작된다면 검찰은 이 증거들을 법원에 제출할 수도 있다.

이 전 기자 측은 앞선 법원의 준항고 일부 인용 결정을 근거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위법하며 수사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있는 점을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이 전 기자 측은 적극적 행위를 하지 않은 후배 기자를 함께 기소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고 밝힌 바 있어 검찰의 공소권 남용 여부도 향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기소·이 전 기자 공소장변경 가능할까?…남은 변수는

지난 5일 검찰은 공소장에 한동훈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지 못했다. 이날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권고와는 달리 기자들을 포함한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한 검사장의 기소여부와 이에 따른 이 전 기자의 공소장 변경에 대해 이른 시기에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한 검사장이 관여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수사팀 내부의 갈등, 한 검사장의 수사 비협조 등으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실제로 행위를 한 사람이 아닌 이상 재판에서 공범으로 세우기 위해서는 동기, 관련 증거 등을 제출하고, 이를 입증해야 한다"며 "공모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범에게 '실익'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는 한 검사장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도 "채널A 자체 조사 보고서에서 나온 '만나보고 나를 팔아'라는 등의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정황이 나오지 않는다면 공모관계가 성립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만일 한 검사장이 추가로 기소될 경우 이 전 기자의 사건이 병합될 수 있다. 그러나 한 검사장이 계속 수사를 거부해 추가 기소가 늦어진다면, 구속 상태인 이 전 기자 사건과 별도로 분리해 심리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현재 구속 상태인 이 전 기자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보석을 신청할 가능성도 크다. 앞서 법원은 이 전 기자에 대해 '증거인멸 염려'를 사유로 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면 관련 증거가 법정에서 현출되고, 주요 증인신문이 끝나면 영장발부 사유인 증거인멸의 우려는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 전 기자 측도 재판이 진행되면 보석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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