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이냐 어젠더 메이커냐"… 이재명 "난 행동하는 '실사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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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 사진제공=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 / 사진제공=경기도
이재명 지사가 지난 7일 연 24%인 대부업 최고금리를 연 10%로 낮추자는 제안을 하면서 "서민의 약점을 노려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가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달라"는 편지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76명 전원에게 보냈다. 

이 지사는 "기준금리 0.5%의 저금리·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 연 24% 이자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생존의 몸부림 끝에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고 힘겨워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때"라고 적었다.

이 지사가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띄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17일엔 여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병원 수술실 CCTV 설치를 호소하는 글을 띄웠다.

이런 그를 두고 정계 일각에선 그의 서신 정치에 대해 "입법 성과를 도모한 것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시도의 연속"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도 "이 지사 말처럼 대부업 금리를 10%까지 낮추는 건 쉽지 않다"라며 "논란을 만들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의도"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지사의 이런 정책 시도가 '포퓰리즘, 인기영합주의'인가. 아님 시류에 편승하는 이슈메이커인가. 혹은 예지적 철학을 가진 의제 설정자인가.

최근 이 지사는 최근의 부동산 논란과 관련, 경기도형 기본주택 공급을 제안했다. 앞서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등 이미 많은 정책 어젠다를 선점해온 이 지사가 대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SNS를 통해 여권과 정부에 부동산 문제 대안까지 활발하게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공임대주택을 중산층까지 포함해 누구나 살고 싶은 질 좋은 평생주택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호응했다.  


이재명 "나는 행동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현실주의자"


서신정치는 주로 인터뷰나 공개 발언을 통해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토지거래허가제 등을 주장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 지사가 택한 새로운 이재명식 '어젠더 띄우기'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재명 지사의 정치행보를 두고 "포퓰리즘 그 자체"라며 "여권 전체에 주는 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 정치를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국회 밖에 있는 이 지사 입장에서 포퓰리즘적 어젠더를 걷어 일부라도 입법에 성공하면 공을 다 가져갈 수 있는 반면 입법이 안 되도 잃을 게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중진 한 의원은 "이 지사는 이념이 아닌 정책을 통해 검증받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대중 인기만을 추구하는 행보와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결국, 김남국 의원의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발의 ▲윤준병 의원 '지자체 노동경찰제' 도입 등 근로기준법 개정안 대표 발의 ▲신정훈·김남국 의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등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발의 등 일부 원내 인사들은 이 지사의 정책 제안에 적극 호응했다.


여의도 의회정치 실패도 '비주류 아웃사이더' 급부상에 한 몫


최근 여야의 극한대결을 보여주는 '여의도 의회정치'의 무책임이 역설적으로 비주류 아웃사이더로서 '여의도 정치'의 기득권 타파를 주장하는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을 키우고 끌어올리는 구조적 환경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 의회정치'의 쇠락과 의회민주주의의 몰락에 대한 반감을 영양분으로 자라고 있는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반대로 여의도 의회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정계 관계자가 "만약 여의도 의회정치가 이것에 실패할 경우 이재명 지사가 추구하는 '반여의도 정치의 기득권 타파' 즉, '비주류 아웃사이더 정치'에 자리를 내주는 것을 당연지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포퓰리스트는 아냐"


이런 정치환경 속에서 정책 이슈메이커로 등장한 이 지사에 대해 한 전문가는 "정책들을 통해 어젠더 제시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 지사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행동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현실주의자"라며 "정치인들은 이상주의에 치우쳐 실사구시를 못 하고 있다. 정치 논리가 아닌 현실적 논리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말에서 차기 대권을 꿈꾸는 이 지사의 딜레마가 그대로 담겨 있다. 좌우 극단으로 갈라진 한국 사회 정치 지형에서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실사구시' 정치인의 등장을 바라는 수요는 크다. 이런 수요는 여론조사에서 통상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도층 내지 무응답층 사이에 두껍게 형성되어 있다.

본인의 의도든 아니든 이 지사는 '일 잘하고 결단력 있는 지자체장'이란 이미지를 앞세워 이런 중도층을 흡수하고 있다.이념 스펙트럼에서 중도와 맞붙어 있는 유연한 진보나 보수층 역시 이 지사의 행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7월 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전국 15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71.2%의 응답자들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으며 첫 1위를 차지했다. 이념과 지역이 혼재되어 있는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1위를 차지한 것은 그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김동우
경기=김동우 bosun1997@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경기인천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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