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J의 야구수첩] '은퇴 투어 논란' 박용택, 잘못 인정한 용기도 기억해야

은퇴 투어 추진에 팬들 반발, 11년 전 사건 소환 2009년 타격왕 사건 이후 "어리석었다"며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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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LG 박용택이 개인 통산 2319안타 신기록을 수립한 뒤 기존 기록의 주인공 양준혁의 축하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그해 12월1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시상대에 오른 박용택은 4년 전 일을 떠올렸다.

"사실 내가 페어플레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솔직히 쑥스럽다. 4년 전, 페어플레이를 해야 했던 상황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어리석었다. 그 이후 항상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적으로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

당시 박용택이 말한 4년 전 상황은 2009시즌 막판 홍성흔(롯데)과 벌이던 타격왕 경쟁이다. 박용택은 타율 관리를 위해 타석에 들어가지 않았고, 박용택의 소속팀 LG 투수들은 홍성흔을 볼넷으로 걸렀다. 그렇게 박용택은 타율 0.372로 타격왕에 올랐다.

자신의 말대로 박용택은 그 사건이 지난 뒤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비시즌 야구장 밖에서는 자발적으로 연탄배달 등 사회 공헌 활동을 벌였고, 시즌 중 야구장 안에서는 열심히 방망이를 휘둘러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수립했다.

은퇴를 앞둔 박용택의 '은퇴 투어'가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11년 전 '타격왕 사건'이 소환됐다. 2009년 옳지 못한 방법으로 타격왕을 차지한 것이 박용택의 은퇴 투어에 극렬히 반대하는 논리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잘못은 잘못이다. 박용택도 시인했고, 사과했고, 반성한 부분이다. 팬들이 그 때문에 은퇴 투어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어쩔 수 없다. 단, 그 잘못 하나만으로 박용택이라는 선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잘못 이후의 모범적인 태도, 통산 최다안타라는 대기록을 깎아내리는 것도 안 될 일이다.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모범적인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한 박용택의 용기를 기억해야 한다. 말뿐인 용기가 아니었다. 박용택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

세 차례나 FA 계약을 맺고도 소위 말하는 '먹튀'가 한 번도 없었던 박용택이다. 2016년 2000안타 고지를 밟은 뒤에는 통산 최다안타 기록 달성 가능성을 묻는 말에 "내가 받는 돈을 생각하면 당연히 넘어야 한다"고 답하고는 2년 후인 2018년, 그 약속을 지켰다.

박용택의 은퇴 투어 추진 소식이 알려진 뒤 처음에는 "양준혁, 이종범도 못 했다"는 논리가 등장했다. 그러나 양준혁(삼성·2010년 은퇴), 이종범(KIA·2011년 은퇴)은 미리 은퇴가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은퇴 투어가 불가능했다. KBO리그에 은퇴 투어라는 개념도 없었다. 은퇴 투어는 자신의 은퇴 시기를 스스로 정한, 베테랑으로서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선수에게만 허락된다.

그다음으로 "이승엽 정도는 돼야 할 수 있다"며 박용택의 은퇴 투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 진행한 2017년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은퇴 투어. 같은 해 이호준(NC)도 각 구장에서 꽃다발을 전달받고 기념 촬영을 하는 '미니 은퇴 투어'를 열었다. 경력 면에서 박용택과 이호준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박용택의 은퇴 투어는 이호준의 규모로 계획되고 있었다.

그리고 11년 전 타격왕 사건 등 계속해서 반대 이유가 나오고 있다. 결국 박용택은 감사하지만 팀의 순위 경쟁에 집중하기 위해 은퇴 투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은퇴 투어 개최 여부를 떠나, 11년 전 사건으로 다른 가치들이 훼손될까 우려스럽다.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 박용택의 용기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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