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등장한 녹색금융… '유명무실' 관치금융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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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녹색금융 추진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민간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녹색금융을 추진한다. 녹색금융은 10년 전 이명박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다가 용두사미 신세로 전락한 바 있어 실패한 ‘관치금융’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이상 기후로 인한 금융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녹색금융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녹색금융 추진 TF의 첫 회의를 열었다.

정부부처 관계자와 금융권 및 금융유관기관, 유엔환경계획금융이니셔티브(UNEP FI), 녹색기후기금(GCF) 등 자문단이 참여한 TF는 기후·환경변화에 녹색금융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데 뜻을 모았다.

녹색금융은 환경, 에너지 등과 관련된 금융활동을 통합적으로 일컫는다. 기후 변화와 환경 이슈는 금융리스크로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서 나왔다.

일례로 미세먼지가 확산하면서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면 보험부문에서도 보험금 지급규모가 늘어나고 손해율도 상승한다. 집중호우가 와도 자동차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이 오른다. 폭염에 농산물의 피해가 발생하며 농식품산업의 대출이나 보증, 융자 등이 상환지연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이에 따른 은행 부문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제기되는 것이다.

손 부위원장은 “금융권에서 기후변화 리스크를 식별하고 관리·감독하는 등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녹색투자를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 바뀌면 애물단지… 정책금융 현주소 


문제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녹색금융을 표방한 금융권의 지원이 공염불로 돌아간 전례가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했고 전국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국내 금융기관들은 녹색성장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녹색금융협의회’를 창립했다. 은행연합회가 협의회 회장사와 사무국 역할을 담당했고, 이어 금융권에선 관련상품을 내놓았다.

당시 금융권은 초록세상적금, 친환경녹색적금, 승용차요일제 카드, 에코마일리지, 에코프론티어 탄소배출권 담보부 전환사채 등 예적금, 카드, 펀드 등을 출시했다. 

친환경부품사용 특별약관 자동차보험 같은 보험이나 ‘-0.3℃ 대출’ 등 대출상품도 포함됐다. 이 상품들은 주로 가입자의 녹색소비활동을 통해 금리우대,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제공하고 상품을 통해 마련된 자금을 녹색기업에 대출·투자하는 구조다.

정권이 바뀌면서 녹색금융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녹색금융협의회는 2012년 4월까지 협의회를 개최했다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활동이 위축됐다. 출시됐던 관련 금융상품도 유명무실해졌다. 녹색성장 관련 예금, 적금, 카드, 대출 등을 출시했던 은행과 금융회사들이 관련 상품 출시를 멈췄다. 녹색금융 상품은 2014년 4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이번 정부에서 그린 뉴딜 정책이 화두가 됐지만 녹색금융협의회는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성 금융상품은 금융회사는 금전적 부담을 주는 한편 정권이 지나면 무용지물이 된다”며 “과거 사례를 답습하지 않도록 지속 가능성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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