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 "상고제도 문제 본질은…대법관의 잘못된 업무방식"

차성안 서부지법 판사, 법원 내부망과 SNS에 글 올려 "사실심 법관 최대 9000명 늘리고 대법관 증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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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안 판사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현직 판사가 상고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법제도 보다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업무방식과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성안 서울서부지법 판사(43·사법연수원 35기)는 이날 오후 법원 내부망 코트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법관님 또는 재판연구관님들께는 여전히 전체 1·2·3심 소송기록 전체를 읽고 계시나요?'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차 판사는 "상고제도 개혁 논의에 대해 법원 내의 논의는 적고, 기사들은 제한적이어서 여러 이유에서 우려를 급하게 적는다"고 운을 뗐다.

먼저 차 판사는 "상고제도에 관한 법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본질은 대법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잘못된 업무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며, 근본적으로 이를 성찰하지 않으면 상고제도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Δ1,2,3심 기록을 통째로 읽고 검토보고서를 쓰고, 이에 기초해 판단을 형성하는 점 Δ대법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공개적인 토론의 장에서 논의되지 않는 점 Δ이들이 세번째 사실심의 법관, 연구원처럼 행동하는 점 등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에서 100명의 재판연구관과 대법관 13명(행정처장 제외)이 1년에 수만 건의 상고사건에 허덕일 때, 기록을 읽는 것이 간과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판결문과 상고이유서만 보고 적법한 상고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고, 꼭 필요할 때만 예외적으로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차 판사는 "상고허가제에 찬성하지만 대법관 증원에도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상고허가제이지만, 수십명, 수백명의 대법관을 가지고 잘 돌아간다"며 상고허가제와 대법관 증원은 배타적 대안이 아니라고 했다.

근본적인 대안으로 차 판사는 "1,2심 특히 1심의 심리를 2~3배 충실히 해 상고심의 부하를 줄이는 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대법원의 법률심으로서 기능을 되찾는데 본질적이다"며 "대법원이 3번째 사실심으로 한번 더 기록을 다 읽고 판단해줘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대법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들) 수십년간 사실심인 1·2심을 해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선진국의 2~4배 사건을 세계 1~2위의 속도로 처리하려니 당연히 사실심이 부실해지는 것"이라며 "항소심은 물론 상고심까지 달려들어 보완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차 판사는 "예전보다 2~3배의 법관들이 증거조사해 사실판단을 했으니 믿자"라는 식으로 대법관과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Δ사실심 법관 1인당 사건부담을 1/2~1/3으로 줄이고, Δ충분히 경청하고 심증개시하고, Δ한 사건당 15~30분 토론 등을 할 수는 환경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차 판사는 Δ사실심 법관을 약 10~15년에 걸쳐 현재 3000명에서 6000~9000명으로 늘리는 방안 Δ상고허가제도 5년 유예를 두어 단계적으로 확정하는 방안 Δ대법관 증원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차 판사는 "한국 사실심 법관의 국민 1인당 숫자는 서구 선진국 수준과 비슷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고, 반대로 사실심 법관 1인당 사건 부담은 지극히 높은 수준"이라며 "예산도 1년 예산 중 1퍼센트도 안되는 2조~3조원에, 매년 인건비 몇천억원과 법정 청사 공사비 몇천억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심 법관 2~3배 증원이 되지 않는 이유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때문이다"며 "근무평정 합리화, 징계, 탄핵 제도 개선 등 책임성 강화방안이, 심리여력 확보를 위한 사실심 법관 2~3배 충원과 함께 이뤄지지 않는다면 개별 법관에 대한 책임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듯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사실심 충실화 방안 논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 하에 추진된 상고법원의 충실화 방안만도 못할 거라는 우려와 예상과 느낌이 든다"며 "이럴거면 상고법원 반대한거지라고 묻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한편 사법행정자문회의 산하 상고제도개선특별위원회는 15일 밤 10시 법률방송 채널을 통해 상고제도 개선과 관련한 전문가 세미나를 방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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