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웹? 모바일? TV드라마? 질문이 무의미해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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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어떤 채널에서 어떻게 상영하는지,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

웹드라마 혹은 TV드라마 혹은 디지털드라마. 이제 드라마 앞에 붙는 '매체'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시대가 왔다.

시청자들이 TV의 본방송, 혹은 IPTV, 혹은 휴대전화나 노트북의 OTT(Over the top) 서비스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익숙해진 가운데, 이들을 타깃으로 한 웹드라마는 시간과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며 더욱 친숙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웹드라마는 웹을 넘어 모바일로, 그리고 TV를 채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 년간 이어져온 '밤 10시 드라마' 블록이 붕괴되고, 끊이지 않고 이어온 월화극, 수목극, 주말극 등이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는 지금의 현실은 이같은 웹드라마의 시장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

TV 방송국은 고질적으로 이어져온 광고수익 하락에 신규 프로그램 제작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 반면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욱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TV를 떠난 시청자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톱스타의 출연, 유명작가의 대본, 해외 초대형 작품만큼의 기술력을 보장할 제작비가 쓰이는데 이같은 제작비를 매 분기마다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태다.

더불어 방송 제작 인력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한 52시간 근무제로 전체적인 제작비가 상승했고, 설상가상으로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제작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플레이리스트, MBC © 뉴스1

이에 방송국은 드라마를 '생략'하기에 이르렀다. MBC도 드라마 시간대 변경 등 여러 방안을 시도하다가 드라마를 생략, 현재는 월화드라마를 방영하고 있지 않다. SBS도 올해 상반기 드라마를 생략해 주로 밤 11시 시간대에 방영하던 예능 프로그램의 편성을 늘리는 시도를 했다. 다른 방송사들도 퐁당퐁당 편성은 불가피한 상태다.

방송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제작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죽은' 시간대를 채우는 방안으로 웹드라마에 눈을 돌렸다. 2017년부터 작품을 선보인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1020 유저들을 타깃으로 한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으로 웹드라마 '대박'을 이뤘다. 눈여겨 볼 점은 최근 선보인 '엑스엑스'인데, 웹드라마인 이 작품은 올해 MBC에서 TV로 방영됐고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플레이리스트에서 만든 '인서울2'도 지난 7월 JTBC에서 방영된 바 있다.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방송사들이 대작에 집중하고 , 빈 드라마 시간대에 웹드라마를 편성하는 이같은 편성 시도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더불어 지난 2018년 MBC가 자사 명작드라마인 '하얀 거탑'을 재방영한 것, 최근 JTBC 가 '부부의 세계'의 인기 이후 원작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방영한 것처럼 기존 드라마를 TV에서 트는 경우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뉴스1

여기서 더 나아간 형태의 MBC 'SF8'도 방송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프로젝트다. '시네마틱드라마' '미디어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등으로 표현되는 'SF8'는 풀어 쓰자면 영화사(수필름)가 제작하고, 영화 감독(한국영화감독조합 DGK 소속 감독)이 만들고, 방송국(MBC)와 OTT(Over the top:웨이브)에서 상영되는 8개의 SF장르물이다.

이 작품들은 앞서 웨이브를 통해 선공개 됐으며, 지난 14일부터 MBC를 통해 매주 1편씩 공개될 예정이다. 채널보다 콘텐츠에 집중하는, 어느 매체로든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을 시청자들을 한 다매체 서비스다. 모바일 기기로 보면 모바일 드라마, 웹으로 소비하면 웹드라마, TV로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TV드라마인 'SF8'은 바꿔 말하면 더 이상 드라마의 매체 구분이 무의미한 시대라는 의미다.

앞서 지난 13일 진행된 'SF8' 기자간담회에서 MBC 안준식 IT전략부장은 "바뀌어가는 콘텐츠 세상 속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콘텐츠의 영역을 확장한다고 본다"며 "단순히 방송과 OTT가 상호파괴적인 것이 아니라 보완적인 관계라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SF8'의 '증강콩깍지'를 연출한 오기환 감독은 콘텐츠와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SF8'에 대해 "이제 콘텐츠가 어디에 어떻게 방영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정해본다. 앞으로 10분짜리 영상이 6번 방영될지 어떻게 될지 형식에 대한 방영 보장이 무의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 주체가 방송국, 영화사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제작 주체, 형식이 다양해질 것이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종잡을 수 없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꿈꾸는 것이 어떻게든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SF8'처럼 제작과 방영 주체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시도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단순히 TV가 만들고, 웹이나 모바일 서비스가 재상영하는 기존의 시스템은 고리타분해질 것이다. 웨이브(OTT)가 만든 10분 짜리 드라마나, 유명 감독이 만든 30분 짜리 드라마 등 형식이 무의미한 콘텐츠들이 쏟아질 것이다. 콘텐츠 전쟁에서 장르와 분류 의미의 재정립이 필요한, 혹은 의미가 완전히 불필요한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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