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가네 삼형제는 왜 자진해 지체 장애인이 됐을까

[사건의 재구성] 10년간 장애수당 받아챙긴 가족사기단 검찰 "피해자 대한민국을 기망" 법원 "집행유예·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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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온다예 기자 = 알고 지내는 장애인 친구를 의사에게 보내 대신 장애등급을 받게 한 뒤 수당과 연금을 수령하는 게 가능할까? 사실 장애가 없는데도 서류 속에서 장애인으로 사는 형제들이 덜미가 잡혔다.

박갑수씨(52·가명)는 20대부터 알고 지내온 지체장애 2급의 장애인 A씨를 자신 대신 병원에 보내 지체장애 2급 진단을 받아, 이 서류를 토대로 서울 도봉구의 한 주민센터(당시 동사무소)에 장애인등급신청서를 냈다. 1998년 2월의 일이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292회에 걸쳐서 2700만원 상당 장애수당을 받아챙겼다.

그의 범행은 사실상 자신의 형인 박경원씨(55·가명)에게 배운 것이었다. 그는 박갑수씨보다 5년 전 이미 지체장애 2급 진단을 받았다.

박경원씨는 1993년 6월 용산의 한 병원에서 성명불상의 의사에게 장애진단을 받았다. 당시 그는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어서 장애등급을 높게 받아야 한다"고 부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경원씨도 국가로부터 10년여 동안 339회에 걸쳐 31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한편 이들의 손아래 동생인 박지원씨(44·가명) 역시 A씨를 이용해 지체장애 2급장애를 받은 뒤 부천에서 장애인으로 등록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건강보험료 약 188만원 상당을 감경받았다.

결국 수사기관에 의해 사기와 장애인연금법 위반의 혐의가 입증돼 재판까지 받게 된 이들은 재판에서 "어느 정도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담당의에게 사정해 장애등급을 상향해서 진단받았다"는 등의 진술로 형량 감경을 시도했다.

그러나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이상훈 판사는 "박갑수와 박경원이 국가에 끼친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은 불리한 정상이며, 특히 박갑수의 경우 다른사람을 사칭하게 진단받게 한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법(서울남부지방법원) © News1 황덕현 기자

이들에게는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비교적 취득 이익이 적었던 박지원씨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들 재판에는 또다른 형제 박철상씨(58·가명)도 함께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1993년 지체장애 2급을 진단받았고, 검찰은 그가 총 343회에 걸쳐 320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철상씨는 오토바이 사고 등으로 좌측 반신불수로 당시 판단받았고, 지난 5월 재심사에서도 발목관절의 기능을 완전히 잃은 경우로 인정받았으며, 1993년 이전에 정신분열 2급 판정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 역시 "굳이 허위로 지체장애 진단까지 받았을지 의문이다"며 "이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라며 무죄이유를 판시했다.

그는 기소된 형제 중 유일한 '진짜 지체장애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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