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급률 100% 넘었는데… 새 아파트 누구 것인가

[머니S리포트] 현금부자와 조합, 건설업체 배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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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18년 기준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04.2%. 사방팔방 우뚝 솟아오른 아파트가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지만 서민과 중산층의 “내집 없다”는 하소연은 끊이질 않는다. 해마다 공공개발과 재개발·재건축으로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데도 전·월세를 전전하는 무주택가구는 전국 874만5000가구에 이른다.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깝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집값 폭등의 원인이 주택 부족이라고 한다. 더 많이 공급해야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이들. 정말 집이 부족한 걸까. 집은 늘었지만 ‘살 집’이 없는 건 아닐까.
주택공급의 실효성을 놓고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박민석 기자
정부가 수도권 127만가구의 공급계획을 내놨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집이 필요한 무주택자에게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낮은 가격에 주택을 제공,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100% 넘는 주택보급률이나 이미 너무 오른 집값으로 인해 공급대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다주택자의 매집이 더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공급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 다주택자 증가비율은 1주택자 증가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조사 결과 과거 공급된 신규주택 절반 이상이 다주택자의 투기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집 계속 짓는데 내집 없네”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줄곧 치솟은 집값을 잡기 위한 강경대책을 내놓았다. 청약·대출·세금 등 부동산 관련 전 분야를 총망라한 규제를 쏟아내며 압박했지만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7월 KB부동산 시세 기준 9억2787만원을 기록, 3년2개월 동안 3억2152만원(53.03%) 올랐다.

정부가 정권 후반기에 꺼내 든 마지막 카드는 ‘주택공급’이다. ‘내집마련’ 수요를 위해 부족한 주택공급을 늘리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고 집값도 안정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127만가구 신규주택이 실제 내집마련이 필요한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겠냐는 의문부호가 생긴다.

통계청이 올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주택보급률은 104.2%로 이미 100%를 넘었고 전년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보급률이 100%을 넘는다는 건 단순 계산했을 때 1가구당 1채 이상의 집을 보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주택을 소유하는 건 아니다. 다주택자 때문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8년 11월1일 기준 무주택자는 874만5000가구다. 전국에 집을 소유한 사람은 1401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4만명(2.5%) 증가했다. 이중 집을 한 채만 소유한 사람은 1181만8000명(84.4%)이었다. 나머지는 다주택자다.

다주택자수는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6년 연속 증가했다. 다주택자수는 2012~2013년에는 전년대비 6만1470명 증가한 데 이어 ▲2014년 2만7743명 ▲2015년 15만8478명 ▲2016년 10만637명 ▲2017년 13만9379명 증가했다.

집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2017년 211만9000명에서 2018년 219만2000명으로 7만3000명(3.4%) 많아졌다. 1주택자 증가비율(2.3%)보다 높다. 주택을 3채 소유한 사람은 28만명으로 같은 기간 8000명 늘었고 4~5채 이상 가진 사람은 각각 2000명 늘어난 7만4000명과 1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율만 놓고 보면 1주택자 대비 다주택자가 소수지만 지속적인 증가세를 감안할 때 주택공급이 결국 자산가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조합-건설업체 배불리는 주택공급?


다주택자 증가와 함께 주택공급의 선행지표로 여기는 인·허가 물량 역시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4만178가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다. 공급부족 논란이 지속되는 지역인 서울의 인·허가 실적도 4425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늘었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2만1235가구로 같은 기간 77.8% 증가했다. 지방은 21.2% 늘어난 1만8943가구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분양실적은 각각 3만589가구, 2만827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92.2%, 111.8% 증가했다. 일반분양은 3만9066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127.7% 폭증했지만 임대주택은 2698가구로 3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집값이 연일 오르는 가운데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지만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의 공급대책이 담긴 8·4 부동산대책을 놓고 ‘투기조장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의 공급대책을 보면 서민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은 30%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70%는 분양 아파트”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주택 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기업과 건설업체에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고 이후에는 투기세력의 투기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신규주택 공급 500만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인 260만가구는 다주택자의 사재기였다.

그럼에도 건설·부동산업계가 계속해서 공급확대를 주장하는 건 사실상 청약이 흥행 보증수표인 데다 막대한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란 지적이다. 지난 8월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새 아파트 분양가가 더 낮아지며 결국 시세차익만 늘려준 꼴이 됐다.

건설업계 입장에서 봐도 주택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거의 유일한 먹거리사업이다.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소수의 다주택자가 시장에 풀리는 주택공급의 대기수요가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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