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피땀으로 지킨 K-방역… 누가 무너뜨렸나

반성 없는 ‘그들’… 피해는 국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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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교회 측 변호인단 강연재 변호사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장하는 일종의 생화학 테러 집단이라고 비판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의 발언에 대한 전광훈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이승배 기자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교회 측 변호인단 강연재 변호사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조장하는 일종의 생화학 테러 집단이라고 비판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의 발언에 대한 전광훈 목사의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이승배 기자

K-방역이 무너진다.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노력으로 지난 3월 신천지 사태와 이태원 클럽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해왔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서울 도심 집회(광화문 집회)다. 전광훈 목사를 필두로 정치적 이념이 섞인 종교집단은 힘겹게 버텨온 K-방역에 재를 뿌렸다. 

힘들게 되찾은 일상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무너졌다. 전국적으로 퍼진 확산세는 방역당국과 국민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9월1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1083명이며 도심 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419명에 달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8월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멈출 줄 모르고 퍼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를 시행하는 현재 상황을 두고 “국민들에게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8개월 동안 피땀을 흘리며 지켜온 K-방역이 한 세력에 의해 물거품이 된 순간이었다.



모이지 말라는 데… 일 키운 그들



사랑제일교회와 도심 집회를 통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방역당국이 확산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모임 등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에도 정치 집회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랑제일교회 수장인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광화문 집회 참석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특히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음에도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정부의 ‘K-방역’을 사기극이라 주장하며 국민소송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참가자는 정부 방역실패에 희생된 국민”이라며 “정부가 구상권 청구라는 비열한 무기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생명에 절대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점은 변함없다.

이들이 국민 생명에 위협을 가했다는 증거는 진단검사 수다. 방역당국은 빠르게 확진자를 찾기 위해 접촉자에 대해 선제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8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일평균 진단검사 수는 2만3000여건이나 된다. 확진자가 급증했던 3월 대구·경북의 일일 평균 2만2000건보다 많다. 이 규모가 지난 3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전국적인 확산세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무증상 확진자가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사례를 줄이려고 진단검사를 늘리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일부 교회에서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번 확산을 막지 못하면 완전 봉쇄로 모든 일상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 성북구 자신의 사택 인근에서 구급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뉴스1 허경 기자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 성북구 자신의 사택 인근에서 구급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뉴스1 허경 기자



거리두기 2.5단계… 희생되는 자영업자



상황이 이렇자 8월30일을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했다.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격상이다. 문제는 이번 격상에 자영업자의 희생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물경제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낳아서다. 

실제로 K-방역이 버텨주던 5월부터 8월까지 소비 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2로 전월대비 4.0포인트 상승했다. 정부가 생활 방역으로 완화조치를 시행한 지난 5월부터 넉달 연속 오른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 6개 지수를 표준화한 것으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기 이전인 8월10~14일 사이 실시됐다. 코로나 2차 확산으로 인한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산세는 K-방역으로 숨통이 트이던 자영업자에게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격상으로 일주일간 10인 이상 집합금지를 명령했다. 학원·독서실 등은 운영중단이 불가피하며 실내체육시설은 아예 문을 닫았다. 커피전문점은 포장·배달만 허용되며 음식점도 밤 9시 이후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8개월 동안 가까스로 생존해오던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버틸지도 미지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희생되는 것은 바로 자영업자”이라며 “당장 3주간의 여파로 경제적 충격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생존이 걸린 자영업자에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김은옥 기자
./사진=김은옥 기자



이것만 지켜달라



한 의사는 한국이 직면한 코로나19 3차 위기를 두고 다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방역과 생활이 조화를 이루어 국민 모두가 방역지침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기 교수는 “이번 K-방역의 위기는 정말로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난 것”이라며 “당국과 의료계 모두 지켜온 생활이 무너지는 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당국이 수차례 말해온 ▲마스크 착용 ▲모임 최소화 ▲손씻기 ▲3밀(밀집, 밀접, 밀폐) 시설 회피 등 방역수칙을 지켜준다면 코로나와 장기간 동안 싸울 수 있는 체력이 만들어진다”며 “마음으로는 뭉치지만 생활에서는 흩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지용준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모빌리티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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