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걷히자 개미 매수세에 날개 단 증시

[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바로 잡힐까] ① 10년간 제자리걸음 코스피 이제야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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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은 증시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당시 1457선까지 빠졌던 코스피지수는 공매도 금지 이후 석달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이번 상승장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세를 모두 받아낸 ‘동학개미’(개인투자자)가 주도했다

업계에선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이후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한 것을 근거로 공매도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특정 종목의 대규모 공매도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그만큼 해당 종목에 투자한 개인이 고스란히 대규모 손실을 떠안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금지 조치 마감 시한을 6개월 추가 연장했지만 공매도 제도가 부활하면 주식시장을 떠나겠다는 동학개미의 목소리도 나온다

8월27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및 자기주식 취득한도 확대를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3월13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6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고 이달 13일 해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됨에 따라 추가로 6개월 연장을 결정해 내년 3월15일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어진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서 매도한 후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은 뒤 차익을 얻는 투자법으로 주로 주가 급락이나 폭락장에서 이익을 얻는 데 사용되는 기법이다. 주로 공매도를 활용하는 투자주체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다. 개인투자자는 상대적으로 공매도를 활용할 수 없어 공매도 제도로 개인투자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매도 금지 조치 추가 연장 소식을 기쁘게 받아들인 투자주체도 개인투자자다.

표=머니S 편집팀


공매도 금지하니 주가 오르네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회복한 것과 관련해 공매도 금지 조치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개인투자자가 주가 하락 공포감을 이겨내고 투자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가이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3월13일부터 8월31일까지 주식시장에서 가장 강한 매수세를 보인 주체는 개인투자자다. 이들은 약 32조833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13조2504억원을 외국인투자자는 18조424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771.44에서 2326.17까지 약 31%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524에서 848.24까지 무려 61%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의 대표적 공매도 과열 종목인 셀트리온의 공매도잔고수량은 1199만5206주에서 829만5573주로 감소하고 주가는 17만500원에서 29만7000원으로 74% 이상 급등했다.

주가 상승과 관련해 신한금융투자는 “2008년과 2011년 사례로 볼 때 올해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코스피 주가는 9%가량 상승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에도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표=머니S 편집팀


공매도와 전쟁 펼친 셀트리온


국내 주식시장에서 셀트리온과 공매도의 악연은 10년을 훌쩍 넘었다. 셀트리온 주주가 공매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경이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2011년 11월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2013년 4월에는 공매도를 이유로 회사 지분 매각선언까지 했다. 공매도 세력에 회사와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셀트리온 지분을 다국적 제약회사에 넘기겠다는 강수였다. 당시 셀트리온 측은 2년 동안 공매도 금지 기간을 제외한 432거래일 중 95.4%에 육박한 412일 동안 공매도가 이뤄졌고 공매도 비중이 10%가 넘는 날도 62거래일에 달했다고 하소연했다.

2018년에는 공매도 세력을 피해 코스피로 이전 상장까지 했다. 그러나 공매도 세력을 피할 수 없었다. 올해 1월17일 한국거래소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중단했다. 셀트리온 합병설에 공매도 공세가 이어진 것이다. 당시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액은 2조원을 넘겨 코스피시장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셀트리온 주주에게 공매도는 악몽 같은 존재였다.


시장조성자 공매도 예외?… 형평성 맞지 않아


소액주주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공매도 제도 개선 활동에 활발하게 나섰다. 한투연은 공매도 금지 조치에도 시장조성자에게 예외적 공매도를 허용한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시장조성자는 주식의 매수나 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증권사로 신한금융투자와 골드만삭스 등 국내외 12개 증권사로 이뤄져 있다.

한투연은 개인투자자 1228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달 10일 금융감독원에 시장조성자의 위법·편법 사례 적발을 위한 특별검사를 요청한다며 민원을 냈다. 한투연 측은 “시장조성자는 공매도 금지 종목도 항시 공매도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업틱룰 적용도 받지 않아 도입 취지와 다르게 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틱룰이란 공매도로 주식을 팔 때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을 부를 수 없게 하는 제도다.

한투연 주장에 대해 금감원은 “2016년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 이후 거래소의 시장조성자 운영실태 및 업무 등에 대해 검사를 한 바 없다”며 “거래소 검사 시 시장조성자 제도 관련 사항을 검사 범위에 포함해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금감원은 한국거래소에 대한 검사를 올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주요국 주식시장은 10년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제자리걸음만 하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이제 오르기 시작했다”며 “한국 주식시장의 대표적 별명이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진 youn1@mt.co.kr  | twitter facebook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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