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6개월 금지 연장… 제도 개선이냐 폐지냐

[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바로 잡힐까] ② 한국, 규제 강해… 개인 문턱 높아 형편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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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찬 기자
공매도 금지 조치 6개월 연장 결정에 개인투자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시적 조치인 만큼 이 기회에 공매도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공매도 제도는 테마주 폭등 등 주식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될 때 거품을 방지하는 순기능 역할을 무시할 수 없고 외국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유입 요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주식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공매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매도 금지는 한시적 조치… 개도 개선하나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년 3월15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시적 조치”라면서도 “당초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 제도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사안에 대해 개선을 추진하려 했다. 아직 이를 마무리하지 못해 공매도 금지 6개월 연장을 결정하면서 이러한 측면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위는 “금지기간에 공매도 재개를 위한 다각적인 제도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해 한시적 조치라는 원칙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주요국 비교 시 공매도 규제 강한 편”


그렇다면 한국의 공매도 제도 수위는 외국에 비해 어느 수준일까? 결론적으로 주요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강한 수준이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집중 종목에 대해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대응하기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하는 등 공매도 관련 규제가 강한 편에 속한다”며 “아시아 국가 중 공매도 관련 규제가 제일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싱가포르의 경우 공시의무는 존재하나 업틱룰은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틱룰은 공매도를 통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바로 직전 체결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문을 내야 하는 규정이다. 유럽과 영국·호주 등도 업틱룰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주가가 장중 전거래일보다 10% 이상 하락한 경우에만 업틱룰을 적용한다. 한국은 업틱룰을 적용하고 있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한국만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공매도 거래 투명성도 주요국과 비교해 한국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거래소는 매일 종목·업종별 공매도 거래현황을 공개한다. 또 투자자별·종목별 공매도 잔고도 공시한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부터 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가 금지하고 있다.

표=머니S 편집팀


개인에 문턱 높은 공매도… 홍콩처럼 손 보자?


그러나 한국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만 공매도 거래를 활용하고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는 전무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이와 관련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는 공매도 거래에 필수적인 대차거래에 어려움이 커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대차거래 접근성을 높여 개인투자자도 공매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차거래는 주식 보유기관이 거래의 결제 또는 투자전략의 목적으로 필요로 하는 투자주체에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빌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증권사가 제공하는 신용거래대주 서비스다. 하지만 빌릴 수 있는 주식의 종목과 수량 및 자기자본 비율에 제약이 있어 제도적으론 허용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용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비중은 70~80%에 달하지만 개인의 거래비중은 2% 남짓이다.

일각에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공매도 종목을 제한하는 홍콩식 공매도 지정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다. 홍콩은 지난 1994년부터 시가총액 30억 홍콩달러(약 4595억원) 이상이고 12개월 시가총액 회전율 60%가 넘는 종목만 공매도가 가능하도록 지정하고 있다.

앞서 3월 금융감독원은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 도입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했다. 지난 2018년 4월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로 실제 발행되지도 않은 ‘유령주식’ 28억주가 직원들 계좌에 들어가는 사태 등으로 공매도 폐지 논란이 불거지자 금감원이 내놓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금융위는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 도입 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문제와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을 우려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 금지에 외국인 떠날까?


업계에선 공매도 금지 조치로 주식시장에 수급 불균형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원배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인해 파생 시장에서 나타나는 가장 중요한 현상은 극심한 선물 저평가”라며 “공매도의 대체재로 지수 및 개별주식 선물의 매도 포지션이 활용되면서 백워데이션 상황이 길어지고 주식 시장 대비 선물 시장의 상대 강도가 크게 약화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선물시장 대비 주식시장의 상대적 고평가 상황을 백워데이션이라고 부르는데 하락장에서 주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반대의 경우는 콘탱고라고 하며 주가지수가 반등하거나 상승할 경우 선물 시장이 선행적으로 상승하면서 선물의 상대 강도가 더 크게 나타난다.

공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로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한국 증시에만 유입되지 않았다는 가설은 명확한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면서도 “공매도 금지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차익 매도세를 출회했던 주체는 외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8조4240억원(8월31일 기준)을 팔아치웠다.
 

윤경진 youn1@mt.co.kr  | twitter facebook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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