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토부의 공급 효과 '엉터리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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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주택자의 주거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년 동안 수도권에 127만1000가구를 짓는 역대 최대 규모의 ‘주택공급대책’을 내놓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3년 동안 부동산대책은 공급이 아닌 ‘수요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주택자의 대출제한과 세금부담을 강화하고 청약자격을 더 깐깐하게 해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공급이 배분되도록 했다. 그럼에도 집값이 안정되지 않자 이번엔 인구가 몰리는 수도권에 아파트를 더 지어야 한다는 ‘공급 논리’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부동산 거래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때 가격이 안정되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같은 대단지가 새로 들어서면 인근 전셋값이 하락해 역전세난(집주인이 세입자를 못 구해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현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서울 주택공급의 주를 이루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도 이미 너무 오른 시세 탓에 서민·중산층 진입이 힘들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전매제한 규제가 풀리는 시점엔 다시 현금부자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집값 안정이 목적인 공급대책은 합리적인 가격이 관건임에도 비싼 아파트를 재건축해 높은 가격에 분양해서 어떻게 집값을 하락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5년의 통계를 봐도 주택공급이 집값을 안정시켰는지 의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공공+민간)을 보면 ▲2015년 39만6458가구 ▲2016년 33만7050가구 ▲2017년 21만7894가구 ▲2018년 17만4033가구 등으로 줄었고 지난해만 증가했다. 통상 분양 2~4년 후 준공과 함께 입주가 이뤄지는데 같은 기간 준공(입주)실적은 ▲2015년 46만0153가구 ▲2016년 51만4775가구 ▲2017년 56만9209가구 ▲2018년 62만6889가구 ▲2019년 51만8084가구 등으로 반대 추이를 보였다.

국토부는 공급과 집값의 상관관계를 분석할 때 분양이 아닌 준공실적을 기준으로 삼는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당 중위 매매가격은 ▲2015년 286만7000원 ▲2016년 303만원 ▲2017년 359만2000원 ▲2018년 294만6000원 ▲2019년 383만1000원 등으로 2018년에만 하락했다.

입주 물량이 급증한 2015~2017년 집값이 폭등한 것에 대한 국토부의 해석은 더욱 정책 신뢰를 잃게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준공이 늘어날 땐 주택 부족문제가 해소돼 집값이 안정될 수 있지만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다”라며 “최근 5년이 아닌 20년·30년의 통계를 보면 공급이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반박했다.

1990년대는 주택보급률이 100%에 못 미칠 정도로 공급난이 심각해 1기 신도시 건설 이후 주거안정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었다. 2000년대엔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침체와 회복 시기로 부동산경기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을 무시하고 오로지 수요-공급 이론만 내세우는 국토부 공무원이 만든 부동산정책. 과연 국민이 신뢰해도 되나. 차라리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세계적인 저금리 때문에 집값이 올랐다”는 해석이 더 말이 된다.

 

김노향 merry@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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