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향의 부동산톡] 헤어펌 가격도 알려주는데… '중개보수 협의'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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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짜리 거액 거래를 의뢰하는 고객 입장에선 계약이 최종적으로 성사될지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 보수액부터 문의하는 게 섣부른 것 같다는 인식도 사전협의를 무시하는 관행의 원인이 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A씨는 전셋집 만기 전 자녀 진학 문제로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행히 같은 가격의 전셋집을 제때 구했지만 임대차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에 나가는 집과 들어가는 집 양쪽 모두 중개보수를 부담해야 했다. 그런데 마지막 잔금을 치른 날 새로 이사한 집 쪽의 중개보수가 10만원이나 더 비싼 것을 알았다. 큰 비용은 아니지만 실수는 아닌지 앞으로 있을 부동산 거래를 위해서라도 확실히 알아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문의한 결과 이유는 단순했다. “2년 전 중개했던 손님이니까 복비(중개보수) 조금 깎아드렸어요.”

부동산 중개 보수는 ‘부르는 게 값’인 대표적인 영역이다. 고무줄가격과 바가지요금 논란이 일던 미용실 펌 가격도 ‘사전고지제’ 시행이 3년째인데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공인중개사 보수는 여전히 청구서를 받아들기 전까진 깜깜이다. 물론 공인중개사법은 법정 중개보수를 정하고 있지만 최고 한도만 규정할 뿐 거래인과 중개인 사이의 협의는 자율에 맡긴다. 집값이 오를수록 중개보수도 비싸지는 구조 탓에 예상보다 높은 금액의 청구서를 받아들고 당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수억원짜리 거액 거래를 의뢰하는 고객 입장에선 계약이 최종적으로 성사될지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 보수액부터 문의하는 게 섣부른 것 같다는 인식도 사전협의를 무시하는 관행의 원인이 된다. 미국에선 한 명의 중개인이 중개뿐 아니라 세금 문제와 거래 이후 하자·분쟁 등에 대한 법률 컨설팅까지 책임지는 ‘전속중개계약제도’가 안전장치로 작동한다. 국내 공인중개사 업계도 이 같은 전속중개계약을 시행하는 곳이 적지않다.

자료제공=공인중개사사무소




중개보수 놓고 ‘싸움’


한국의 부동산중개시장은 전속중개계약시스템이 아니라 매도인이 하나의 매물을 복수의 업체에 내놓다 보니 중개인 간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전셋집을 구한 김모씨는 두 명의 중개인과 각기 다른 집을 보기로 해 한 시간 간격으로 약속을 정했다. 하지만 먼저 만난 중개인은 다음 집에 대한 정보를 듣고 본인도 중개할 수 있는 매물이라고 김씨를 설득하며 약속장소까지 끈질기게 쫓아와 중개인끼리 눈앞에서 싸우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공인중개사 입장에서 보면 최종 계약이 성사돼야만 보수를 받을 수 있어서 시간과 교통비 등을 투자해도 헛수고가 될 수 있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독점 및 전속중개계약을 권장한다.

국내에도 이런 시스템을 채택한 사례가 있다. 서울 마곡지구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고객이 먼저 문의해도 중개사가 나중에 얘기하자고 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이는 법정보수를 다 받으려는 의도”라며 “거래가 성사된 후에 서로 얼굴 붉히는 상황을 피하려면 의뢰인이 최대 얼마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제시하는 것도 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속중개계약만 의뢰받고 있는데 보수를 협의하는 데도 훨씬 유연한 조건”이라며 “전속중개계약이 보편화되면 상한 요율이 아닌 하한 요율을 0.5% 등으로 정하는 게 더 실효성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중개보수 하한 요율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으로 규정해 불법인 상황이다.

집을 매수한 경우엔 이후 다시 집을 팔 때를 대비해 중개보수 영수증을 보관해야 한다.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는 증명서류가 된다. 중개보수는 집을 사는 데 들어간 비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중개보수의 경우 10만원 이상은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법령에는 소득공제·지출증빙 중에 하나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국세청의 유권해석은 직장인의 경우 둘 다 허용한다. 1세대1주택의 9억원 이하 매도는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되므로 현금영수증을 받아 소득공제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미니박스] 부동산 중개보수 얼마?


주택 중개보수(수수료) 요율은 광역지방자치단체(시·도)가 조례로 정한다. 서울은 집값에 따라 0.4~0.9%의 상한 요율을 정한다. 집값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보수도 오른다. 3억원짜리 집을 팔면 상한 요율 0.4%를 적용해 120만원 내에서 공인중개사와 보수를 협의할 수 있다. 7억·9억원짜리 집은 상한 요율이 각각 0.5%·0.9% 이하다. 임대차계약일 경우 ▲6억원 미만 0.3~0.5% ▲6억원 이상 0.8% 이내로 상한 요율을 정한다.

 

김노향 merry@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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