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곡, K-바이오 클러스터 될 수 있을까

[K-바이오밸리를 가다②] ‘인서울 위치 장점’… “기업 간 거리 멀다” 한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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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사옥./사진=지용준 기자


지난 14일 오전 11시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2번 출구 앞. 사람의 치아를 닮은 독특한 외형을 가진 오스템임플란트 신사옥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급부상한 마곡 산업단지(산단)의 시작점이다.



마곡, K-바이오 R&D 중심지로


한독·제넥신·프로젠 R&D 센터 건립현장./사진=지용준 기자

K-바이오의 미래 전략 거점지로 주목받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이곳에 바이오산업 필수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면서 제약·바이오기업이 앞다퉈 둥지를 틀었다.

대표적 기업은 글로벌 토털헬스케어 기업을 선언한 ‘한독’과 바이오벤처인 ‘제넥신’. 두 회사는 2019년 10월 R&D(연구개발)와 신약개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동 개발하는 ‘마곡 R&D센터’의 기공식을 가졌다. 앞서 양사는 2012년 6월 전략적 파트너로서 지속형 성장호르몬제 기술이전과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한독은 2014년 제넥신의 최대주주가 됐다.

2021년 11월 완공 예정인 마곡 R&D센터는 연면적 6만912㎡ 규모다. 한독과 제넥신의 R&D센터와 함께 두 회사의 공용공간이 갖춰진다. 한독 R&D센터는 연면적 2만1837㎡에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분리돼 있는 한독중앙연구소와 신약바이오연구소를 이 건물로 이전해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한독 관계자는 “판교를 비롯해 서울 중화동과 역삼동 등에 흩어져 있는 R&D 조직을 한 곳으로 모음으로써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제넥신은 협력사인 프로젠과 함께 사용할 연면적 3만9075㎡,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의 신사옥 및 R&D센터를 짓는다. 공용공간을 제외한 6개층은 제넥신이, 2개층은 프로젠이 각각 사용한다. 제넥신 역시 건물 완공과 동시에 바이오연구소를 포함한 기업 전체를 옮길 방침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연구시설과 인력 확충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 마곡을 선택했다”며 “현재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곡산단에 입주했거나 예정인 기업은 9월 현재 150곳. 이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은 29개사이며 14개사가 입주를 마쳤다. 현재 ▲LG화학 ▲코오롱생명과학 ▲테고사이언스 ▲헬릭스미스 등은 모두 자체 사옥을 건립해 입주했다. 2023년엔 나머지 제약·바이오 기업이 입주를 완료하며 사실상 K-바이오의 R&D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헬릭스미스 사옥./사진=지용준 기자



멀기만 한 ‘바이오 클러스터’



하지만 이 같은 바이오 클러스터의 청사진은 집중화를 비롯한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마곡지구 규모는 366만5000㎡로 여의도 면적의 2배나 된다. R&D 산업을 모았지만 업종별로 구역을 나누지 않았다. 입주한 제약·바이오 기업 간의 거리도 매우 멀었다. 지정된 장소에 몰려있거나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할 것이란 생각은 크게 어긋났다. 

실제 마곡 R&D센터 공사 현장을 출발해 서울식물원을 가로질러 지난 7월 입주한 신신제약까지 걸어본 결과 20분이나 소요됐다. 당초 마곡지구는 R&D 특화를 위해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집중적으로 유치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별로 원하는 필지와 요구조건의 차이가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마곡지구 내 제약·바이오 기업 3곳 이상이 뭉쳐있는 클러스터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시 서남권사업과 관계자는 “업종별 클러스터를 구분해 입주토록 할 계획이었지만 기업의 각기 다른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마곡산업단지관리단 관계자는 “마곡산단은 모두 4가지의 클러스터를 구성하지만 토지 이용계획을 보면 특별히 위치를 정해두고 기업 유치를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클러스터로 한정해 입주를 받을 경우 분양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드시 위치가 가까워야 협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삼진제약 마곡 연구소 건립 현장./사진=지용준 기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넘볼까


마곡 이랜드 건설 현장./사진=지용준 기자

마곡지구 일대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바이오 클러스터가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마곡은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

실제 전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된 보스턴과 비교해봐도 마곡의 지리적 이점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대학과 병원을 중심으로 인재·돈·기업이 몰려들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바이오 생태계 구역으로 성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조성된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약 1000여개 기업이 입주해 7만4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2조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 산업단지다.

마곡지구엔 이대서울병원과 의과대학이 자리잡고 있으며 병원과 대학이 몰려있는 서울이란 이점을 지녔다. 이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는 연구·개발이 중심인 산업이다. 연구·지원기관인 대학과 연구소,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병원이 필수요소다.

특히 5호선 마곡역과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의 트리플 역세권이란 장점과 함께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인접하고 있어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최적화됐다. 이 같은 이점을 지닌 마곡이 진정한 바이오 클러스터로 거듭나기 위해선 앞으로 산업생태계가 얼마나 잘 조성되느냐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산업2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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