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현장의 숨은 영웅… 보건소 직원들 “하루라도 쉬었으면”

[바이러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는 사람들] 조원재 성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 환자관리반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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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재 성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 환자관리반 주무관./사진=지용준 기자

# 밤 11시. 정적을 깨는 핸드폰 진동과 함께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급하게 보건소로 향했다. 관내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 이송 조치가 필요하다는 전화였기 때문이다. 아직은 열기가 가시지 않은 날씨 속에 보호복을 챙겨 입은 그는 오늘도 전장과 같은 현장으로 출발했다. 그는 확진자를 서둘러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세자릿수를 기록하는 현재. 조원재 성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 환자관리반 주무관의 모습이다. 

성북구보건소 9층 코로나19 비상방역대책본부에서 만난 그는 “환자를 병원에 조금만 늦게 이송해도 고령자의 경우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며 “새벽이나 밤에도 확진자가 나오기에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K-방역 배경에는…



전세계로부터 주목받은 K-방역 이면에는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과 헌신이 있다. 의료진과 함께 궂은일을 도맡은 역학조사관과 환자이송 보건소 관계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들은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고군분투하고 있다.

조 주무관은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처음 대면하고 그들의 병원 이송을 담당한다. 성북구 관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역학조사팀이 파견됨과 동시에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된다. 이때 조 주무관은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병상을 요청한 뒤 배정된 병원에 환자를 이송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현장에서 조 주무관과 코로나19는 늘 함께 하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환자이송반은 구급차 운전자 직원과 보호복을 입고 환자를 이송하는 의료진으로 구성된다. 코로나19와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던 그는 개인보호복 5종(마스크·보안경·글러브·D레벨 보호복·덧신)을 착용한 상태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었다. 

“7월까지는 코로나19 환자이송을 제가 맡아서 했어요. 당시에는 관내에서 확진자가 적어서 무리 없었죠. 하지만 8월부터 사랑제일교회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할 땐 전쟁이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악몽의 시작



성북구에선 지난 1월31일부터 8월9일까지 7개월동안 주민 51명만이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8월13일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9월15일까지 주민 351명이 감염됐다. 불과 한달 만에 6배 이상 늘어났다. 

보건소 인력만으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확진자는 쏟아졌고 역학조사는 지체됐다. 서울시와 방역당국이 긴급히 보건소로 인력을 지원했지만 8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의료진에게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은 절망감을 줄 만큼 힘든 시기였다.

조 주무관은 “보건소 인력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8월 중반부터 9월 초까지는 밤낮없이 환자이송에만 매달렸다”며 “병상 배정이 지연되면서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환자를 이송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은 성북구에만 그치지 않고 수도권 전역으로 퍼졌다. 9월8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1167명에 이른다. 불과 한달도 안돼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는 점은 집단감염의 여파가 거셌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로 인해 환자를 입원시킬 병상이 부족해졌다. 

조 주무관은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병상 배정이 1~2일 정도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방역당국이 생활치료센터를 확충해 병상이 확보되면서 현재는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라고 안도했다.
서울 성북구보건소 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상황실./사진=지용준 기자



지쳐가는 보건소 직원들



최일선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방역당국과 의료진 덕분에 사랑제일교회 관련 추가 확진자는 일주일째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보건소 직원들은 이미 지쳐가고 있었다. 

조 주무관은 “내부에선 이미 한계에 봉착한 상태”라며 “8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솔직히 힘들다. 단 하루라도 걱정 없이 쉬고 싶다”고 말끝을 흐렸다. 코로나19와 함께 늘어난 업무량에 직원 모두가 신음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 주무관은 “현재 보건소 직원의 80~90%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투입된다”며 “감염병 관리 등 다른 업무에는 손도 못 대고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버팀목이 존재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하고 있는 동료 보건소 직원과 그가 이송했던 환자들이다. 그는 “우리(보건소 관계자)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함께 싸우고 있다”며 “이제는 모두 베테랑이 돼 손발이 잘 맞는다”고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이송이 끝나면 환자와는 연락할 일이 없다”면서도 “간혹 입원 통지서 발급을 위해 보건소로 연락한 환자가 ‘감사하다’고 말할 때 힘이 된다”고 했다.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산업2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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