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열리는 15조 시장… 폐배터리서 금맥 캔다

올해부터 폐배터리 본격 발생… 현대차·SK이노 등 문제 해결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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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7월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사업 협력을 모색했다. / 사진제공=SK
글로벌 전기자동차(EV)시장의 급성장으로 전기차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사용 후 배터리 처리 방안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배터리시장의 주류인 리튬이온배터리의 소재로 사용되는 코발트·리튬·망간·니켈 등이 독성을 지닌 데다 폐기상태로 장기간 방치될 경우 황산 등 오염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라 안전한 재활용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됐다.



커지는 폐배터리 처리 고민



전기차시장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채택에 따라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됐으며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보급된 전기차 수는 2017년 누적 2만5593대에서 올해 7월 말 기준 11만4318대로 늘어났다. 연말까지는 1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2022년까지 35만대의 전기차가 공급된다.

배터리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2017년 330억 달러(약 37조원)에서 연평균 25% 성장해 2025년 1600억달러(약 182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초기 용량이 70% 이하로 감소하면 주행거리가 감소하고 충전 속도도 느려져 교체해야 하며 교체주기는 대략 5~10년 정도다. 국내에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시점이 2015년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폐배터리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폐배터리 배출규모가 올해 159개(38톤)에서 ▲2025년 8321개(1976톤) ▲2029년 7만8981개(1만8758톤)로 폭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폐배터리는 방치할 경우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심각한 쓰레기가 된다. 이에 국내에서는 오염을 막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폐배터리를 각 지자체로 반납하게 하고 있으나 반납 이후의 관리체계는 단순보관에 그칠 뿐 그 이상의 대책은 미비한 실정이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업계에서는 폐배터리를 적절하게 재활용할 경우 새로운 사업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구성의 50%는 양·음극활 물질로 구성돼 있는데 한국은 이 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하지만 폐배터리에서 남은 물질을 추출해 재활용하면 안정적인 재료 확보가 가능하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폐배터리에서 금속 가치가 높은 코발트·니켈·탄산리튬을 추출해 회수율 100%를 달성할 경우 자동차 대당 배터리 팩에서 나오는 유가금속의 가치가 약 1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기차 배터리 100만대에서 1조원의 새로운 가치가 생기는 셈이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 투자 비용 및 운영 비용을 감안해도 원재료 구입 비용이 크지 않아 고수익 사업일 수밖에 없다”며 “성장을 위해 글로벌 표준화된 전기차 폐배터리 평가 및 재활용 기준이 필요하고 정부는 이에 맞는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범위를 글로벌로 확대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122억달러(약 15조원)으로 8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환경이익을 증진한다는 목적 외에도 새로운 사업 발굴의 기회를 열 수 있게 된다.



국내 기업도 잇따라 뛰어든다



현대자동차·SK이노베이션·OCI 등 국내 기업이 폐배터리 재활용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다양한 기업과 연계해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 배터리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수리(Repair) ▲렌털(Rental) ▲재충전(Recharg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ing) 등 5R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배터리’(BaaS) 전략을 내놓았다. 현대차와의 협력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모델 개발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SK이노베이션은 또한 전기차 폐배터리 양극재에서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통해 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물질을 고순도로 추출해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내년 말까지 총 10㎿h 규모의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시범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OCI와도 협력해 자체 개발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를 한국 공주(700㎾ 규모)와 미국 텍사스(4㎿ 규모)에 위치한 OCI의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하고 실증 분석과 사업성을 검증하는 사업을 함께 추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한화큐셀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폐배터리와 태양광 시스템을 연계한 신산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LG화학은 2018년 호주 폐배터리처리업체 ‘인바이로스트림’과 배터리 재활용 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폐배터리 수거·공급·원재료 추출·재전달·가공 등을 거쳐 새 배터리를 생산하는 순환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바이로스트림이 원재료를 추출하고 LG화학이 전달받아 새 배터리로 활용하는 형태다.

LG화학은 또한 벨기에 양극재 업체 유미코어와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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