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한' 아침… 빵순이·빵돌이를 사로잡다

[대한민국 아침을 여는 사람들] 김유리 뚜레쥬르 공덕해링턴점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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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빵을 좋아한다. 그 안에 담긴 따뜻함과 포근함을 사랑한다. 빵집에서 흘러나오는 따스한 오렌지빛 조명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스해질 때가 있다. 가게로 들어서면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빵들이 하나같이 성품 좋은 이들처럼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마치 내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처럼. 빵에는 추억이 담겨있다. 함께 먹던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묻어있다. 결국 빵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발라의 ‘빵의 위로’ 中)

김유리 뚜레쥬르 공덕해링턴점 점장/사진=장동규 기자
김유리 뚜레쥬르 공덕해링턴점 점장/사진=장동규 기자
오피스 상권과 주거 상권이 함께 밀집한 공덕역 일대. 어스름한 새벽을 뚫고 목적지를 향하는 이들의 졸린 눈을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빵 냄새가 깨운다. 오전 5시30분. 아침을 밝히는 해보다 먼저 아침을 준비하는 뚜레쥬르 공덕해링턴점은 3년째 이곳에서 빵냄새 나는 고소한 아침을 열고 있다.

“빵을 굽는 냄새가 사람의 이타심과 자비심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빵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하는 매력이 있죠.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빵 굽는 냄새에 감탄하면서 즐겁게 빵을 구매하는 고객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요.”



'갓 구운' 빵 냄새로 맞는 아침




오전 7시. 고객과 만날 준비를 마친 매장이 문을 활짝 열었다. 이곳에서 빵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김유리 점장. 빵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제과제빵을 취미로 삼았고 집에서도 홈베이킹을 즐긴다는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기사 등으로 접하는 유명 빵집은 꼭 방문해 맛을 볼 정도로 빵에 빠져 있는 ‘빵순이’다. 그만큼 빵을 보는 눈이 까다롭달까.

“유명한 빵을 맛본 뒤에는 맛이나 식감을 꼼꼼하게 메모해 기억해두려고 하는 편이에요. 판매하는 빵과 비교도 해보고요. 수만 가지 빵을 먹어 봤지만 역시 기본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빵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빵과 크루아상을 가장 좋아합니다. 식사대용으로 제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메뉴죠.”

김 점장이 이곳에서 강조하는 것도 빵 본연의 역할이다. 그중에서도 베이커리만의 강점을 살린 아침 메뉴에 힘을 쏟고 있다. 편의점 죽이나 샌드위치 등 아침 대용식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매장에서 그날그날 신선하게 갓 구워 만들어 고소한 냄새가 배여있는 빵이 고객의 아침을 든든하게 채워준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껴요. 버터의 고소하고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브리오슈 ‘봉쥬르 뚜레쥬르’나 식사빵으로 손색없는 ‘굿브레드’ 등은 식감이 좋아 아침 시간 부담 없이 배를 채우려는 고객에게 인기예요.”

김유리 점장이 고객에게 모닝빵을 건네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김유리 점장이 고객에게 모닝빵을 건네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갓 구운 빵 맛’으로 점점 입소문이 나 몇 년 새 아침빵을 찾는 고객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500여명. 오피스와 주거 지역이 공존하는 이 지점 특성상 직장인과 주부 등 다양한 고객이 이곳을 찾는다.

“평일 이른 아침에는 출근 전 직장인이 진한 커피와 함께 곁들일 아침 메뉴를 많이 찾으세요. 8시가 넘으면 자녀의 등교(등원) 전 식사를 챙기기 위한 자녀 동반 고객이 많이 오시고 주말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까지 아침이나 브런치를 즐기려는 가족·연인·친구 등 다양한 고객이 이곳을 찾아주시죠.”



빵 하나에 ‘추억과 정’을 나누다




다양한 고객을 만나면서 추억도 하나둘 늘어난다. 늘 비슷한 시간 방문해서 같은 종류의 빵을 사 가는 고객이나 아이가 먹을 케이크를 고르며 즐거워하던 고객 등 빵을 통해 사람 사이의 소소한 정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게 빵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어느 날 단골 고객이 깁스를 하고 오신 적이 있는데 걱정스러운 마음에 말을 걸었더니 오히려 알아봐 주신다고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단골 고객의 얼굴과 좋아하는 제품을 알아두는 게 단순히 저만의 기쁨이라고 생각했는데 고객님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뿌듯했죠. 빵과 만난 제 일에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어요.”

김 점장은 앞으로도 달콤한 빵의 향기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갓 구운 폭신한 빵은 기본이고 빵과의 추억까지 담을 수 있는 이곳. 배고프거나 우울하거나 다양한 이유로 빵을 찾는 이들에게 달달한 맛으로 기분까지 전환시켜주니 다시 찾고 싶은 매력 만점의 장소임에 틀림없다.

“이른 아침 냄새만 맡아도 기분 좋아지는 빵처럼 고객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사람이 되는 게 제 목표에요. 요즘 근무를 하면서 지치고 힘든 모습의 고객을 자주 만나는데요. 그럴수록 더 환하고 밝게 고객을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날카롭고 예민해지기 쉬운 시기지만 소소한 행복을 느끼자고 말이에요. ‘소확행’이 멀리 있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한입 물었을 때의 행복. 지금은 더 기본에 충실하면서 이런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느껴야 할 시기가 아닐까요.”
 

김설아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재계 담당 기자.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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