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매제한 풀리는 ‘원조기지’ 판교… 미래는

[K-바이오밸리를 가다①]ICT·오픈이노베이션 가능하지만 땅값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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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 제약·바이오 허브를 두고 판교(경기)·마곡(서울)·송도(인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사진=김영찬 기자
한국의 대표 제약·바이오 허브를 두고 판교(경기)·마곡(서울)·송도(인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제약·바이오밸리가 형성되면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경제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고 지역 이미지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및 신종 질병 증가 등에 따른 의약품 수요 증가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자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업계 역시 한 곳에 모이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환경이 조성된다고 강조한다.

세 곳의 제약·바이오 허브에 대해 관련업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디엠바이오(동아쏘시오홀딩스 계열사) 등이 위치한 송도의 경우 생산 중심 기지로 평가받는다. 이들 기업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탁개발생산(CDMO)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반면 연구개발 중심 기지로는 판교와 마곡 두 곳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머니S 자체설문조사./사진=김영찬 기자

‘머니S’가 9월1일부터 11일까지 제약·바이오기업 업체 5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차세대 생산기지로는 송도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개발(R&D) 기지와 희망하는 회사 위치는 엇갈렸다. 이번 조사에서 업계가 꼽는 차세대 연구개발 기지는 ▲판교(21표·42%) ▲마곡(17표·34%) ▲송도(12표·24%) 순이었다.

반면 생산 기지는 송도(42표·84%)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얻었고 판교와 마곡은 각각 4표(8%)에 그쳤다. 자사 위치에 대한 의견 조사에선 판교(23표·46%)와 마곡(22표·44%)이 경합했고 송도는 5표(10%)에 불과했다.

판교가 단지 내 사무실 중심으로 원조 바이오기업의 요람 역할을 했다면 마곡은 이곳에서 성장한 기업이 독자 사옥을 건립해 이주하는 신흥 바이오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판교에는 2011년부터 바이오기업이 하나둘씩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코리아바이오파크’가 소속된 판교테크노밸리의 10년 전매제한이 내년에 풀리면서 ‘판교 아웃(Out)·마곡 인(In)’ 기업이 점차 생겨나고 있다. 연구개발 바이오허브를 두고 판교와 마곡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원조 제약·바이오 연구개발 기지 ‘판교’


원조 제약·바이오 연구개발 기지인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의 장점은 ▲정보통신기술(ITC) 기업과의 협업 ▲ 뛰어난 접근성 ▲오픈이노베이션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판교는 바이오보다 ICT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ICT기업이 약 79% 입주해있고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 횡단보도 한두 번만 건너면 네오위즈·NHN·SK플래닛 등 ICT기업이 있다.

지리적 요건 때문에 업계는 ICT기업과의 협업이 편리하다는 의견이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ICT업계의 빅데이터 사업역량과 바이오·헬스를 접목하면 향후 정밀 의료산업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테라젠바이오는 최근 광교에서 코리아바이오파크로 본사를 이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광교보다 판교가 서울 접근성이 좋아 인재 영입에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테라젠바이오가 입주한 코리아바이오파크./사진=테라젠바이오

코리아바이오파크는 애초 바이오기업 전문 기지로 설계돼 연구개발에 적합한 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다. 유전자(DNA) 모양을 본떠 설계한 지하 3층~지상 9층의 3개동 규모로 폐수처리시설과 환기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A동(크리스탈지노믹스·제넨바이오·비씨월드제약) ▲B동(랩지노믹스·진매트릭스·제넥신) ▲C동(테라젠바이오·제넥신·아미코젠·화일약품·대화제약) 등에 30여개의 바이오기업이 상주해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건강기능식품연구원 등 관련 기관도 입주했다. 협업과 오픈이노베이션 여건이 좋다는 게 입주업체와 기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생산시설이 있는 지방과 서울 강남 모두 접근성이 좋다”며 “바이오벤처가 많아 오픈이노베이션을 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K-바이오파크 내부 사진./사진=한아름 기자

하지만 판교는 단점도 뚜렷하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기술수출이나 해외 교류가 필수여서 국제적 입지 여건이 중요하다. 그만큼 판교는 송도나 마곡에 비해 공항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판교가 마곡이나 송도보다 땅값이 비싸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판교에 분양받은 기업은 내년부터 전매제한이 풀려 부동산을 매매할 수 있다. 마곡으로 이전하면 좀 더 넓게 부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에서 걸음마를 뗀 바이오기업이 성장한 후 마곡으로 넘어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제넥신은 ‘판교 아웃·마곡 인’의 대표 사례다.

제넥신 관계자는 “코리아바이오파크 건물의 약 30%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무실이 분산된 데다 인원이나 연구시설을 확충하기엔 공간에 한계가 있다”며 “입주는 2022년 초로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역시 마곡에 신사옥을 짓고 있으며 2023년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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