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용 사과 1000박스가 잿더미로" 청량리시장 상인 '망연자실'

월요일 개시 맞춰 들여놓은 물건들 많아 피해 더 커 "타지 않더라고 연기 휩싸인 과일 팔 수 없어"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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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 대원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이날 오전 4시54분 발령하고 현장에 인력 129명과 소방 차량 33대를 동원해 불을 끄고 있다. 2020.9.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추석 대목에 좀 벌어보려고 어제 밤에 사과 700박스를 들여놨는데 몽땅 타고 뭉개져버렸네…참담하다."

21일 새벽 불이 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청과물 시장에서 만난 과일가게 사장 김모씨(73)는 시장 앞에서 눈이 벌게져 몽땅 타버린 사과를 쳐다보고 있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오랜만에 판매한 사과 400박스는 창고에 넣어뒀는데 이것마저 타버려서 결국 1000박스가 넘는 사과가 한순간에 재로 변한 셈이다.

일년에 두 번, 설과 추석 때 대목을 맞는 청량리청과물 시장 상인들에게 이날 불은 깊은 상처를 줬다. 20여 개의 점포가 화재로 소실되면서 사과, 배, 단감 등 추석 제사용 과일을 파는 소상공인들과 그 옆 통닭 골목 상인들은 생계의 터전을 잃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산피해는 상당했다.

이날 불이 났다고 새벽에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달려왔다는 분식집 사장 이모씨(50대·여)는 "새벽 5시에 뛰어왔는데 불이 벌겋게 치솟고 있었다"며 "말도 안 되고 심장이 떨렸다. 불이 정말 안 꺼지더라"고 전했다. 그는 휴대전화에 찍어놨다는 당시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에는 벌건 불이 점포를 뒤덮고 있었다.

청량리 화재 (상인제보) © 뉴스1

직접 피해를 본 이 사장 옆에는 청량리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다른 상인들이 측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가게는 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피해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특히 월요일에는 전날 물건이 많이 들어와 장사를 개시하는 날이기 때문에 더욱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불에 과일이 타지 않았더라고 연기에 휩싸이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팔 수 없다고도 했다.

가게 일부가 탄 과일가게 또 다른 사장 이모씨(67·여)는 "오늘 팔거 사과랑 배랑 밀감이 창고 안에 있던 것까지 다 탔지"라며 "보험금도 별로 나올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골목에 나와있는 점포의 경우 가건물이기 때문에 보험을 들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화재보험으로 보상을 받기가 어려운 셈이다.

이씨는 "지난해에도 불이 나긴 했는데 이 정도는 아니고 작은 불이었어"라며 "이렇게 메인 거리에서 다 탄 건 그리고 추석이니 정말…"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새벽에 불을 목격한 또 다른 상인 김모씨(50대)는 "처음에는 불이 조그맣게 났는데 연기가 점차 시커멓게 올라왔다"며 "갑자기 번져 끄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바람이 안 불었기에 망정이지 바람이 세게 불었으면 여기 시장이 다 탔을 거야"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오전 4시32분에 최초로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진압에 나섰지만 Δ시장 자체가 슬레이트 지붕으로 둘러쌓여 있고 Δ인화물이 내부에 많아 불이 빨리 옮겨붙어 진압에 시간이 다소 걸리고 있다.

동대문 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불은 전통시장과 청과물시장 점포를 태운 뒤 오전 7시26분에 초진됐지만 오전 9시30분 기준으로 현재도 곳곳에서 흰 연기가 피워 오르면서 잔불이 진압되지 않은 상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오전 8시40분쯤 진행된 브리핑에서 "현재 화재는 거의 잡힌 상태지만 내부에도 함석지붕이 내려앉아서 걷어내야 하기 때문에 3시간 정도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의하면 화재는 정오쯤 완전히 진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추석 대목을 맞아 장사를 해야지만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상인들은 연기가 남에도 불구하고 매대를 펴고 과일을 올리며 혹시 모를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불에 탄 다른 골목을 쳐다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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