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동생 재판부, '웅동학원 허위소송' 무죄로 본 이유는

'실제공사 여부' 엇갈린 증언…"하도급 있었다"에 무게 "허위 공사대금 채권" 적현 문건은 "신빙성 낮아"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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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학교법인 웅동학원 채용비리와 허위소송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동생 조모씨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20.9.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웅동학원 채용비리'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중 조씨가 '웅동학원 허위소송' 관련 혐의에서 무죄가 선고된 데에는 가장 중요한 전제가 됐던 웅동중학교 신축공사대금 채권의 허위 여부에 대해 재판부가 공사대금 채권을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1일 조씨 판결문에 따르면 이 같은 재판부 판단에는 웅동중학교 신축 공사 하도급이 실제 있었는지를 놓고 엇갈린 관련자들의 증언 중에서 "하도급이 있었다"는 증언의 신빙성을 더 높게 봤고, 공사대금 채권의 허위성을 입증할 서류들의 신빙성을 낮게 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 웅동학원 채용비리만 유죄…징역 1년 법정구속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4700만원을 명령했다. 조씨는 채용 비리 관련 업무방해만 유죄가 인정됐고, 나머지 6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공사대금 채권이 허위채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웅동중 신축이전공사 중 진입로와 교사부지 정지공사와 관련된 공사대금 채권은 진실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허위채권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위 소송 의혹의 발단은 1996년 조 장관 부친과 동생이 각각 웅동학원의 16억원대 공사 수주(고려종합건설)와 하도급 공사(고려시티개발)를 맡다가 IMF 외환위기로 공사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채 부도가 난 것이었다.

이후 조씨 부부는 2006년 코바씨앤디라는 건설사를 설립한 뒤 51억원 가량의 고려시티개발 채권(공사대금 16억과 지연이자)을 인수했다고 주장하며 웅동학원에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웅동학원은 변론을 포기, 51억원의 채무를 지게 됐다.

검찰은 조씨가 허위 내용의 공사계약서와 채권 양도서를 만들어 웅동학원에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공사대금 채권을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허위소송 혐의의 가장 큰 전제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실제공사 했나…엇갈린 진술 속 "하도급 있었다" 손 들어준 법원

고려시티개발이 고려종합건설(고려종건)로부터 웅동중학교 공사를 하도급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의 법정 진술이 엇갈렸다.

고려종건에서 경리부장으로 근무했던 임모씨는 증인으로 나와 "고려시티개발이 웅동중 공사를 한 걸로 얼핏 기억이 난다"며 "철근 콘크리트 부분은 확실히 기억나고 토공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려종건 관리이사였던 김모씨도 "고려시티개발은 고려종합건설의 자회사로 알고 있다. 고려종건 일을 자회사가 하지 누가 하냐"고 했다.

또 웅동중학교 행정실장이던 박모씨도 "고려종건이 부도가 난 후 신축공사 마무리를 어떻게 하는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고려시티개발이 하청을 받고 시공업자들에게 재하청을 준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반면 웅동중학교 이전 공사의 현장소장이자 고려종합건설 토목부장으로 근무했던 김모씨는 하도급 계약서에 대해 "본 적 없다"며 하도급을 주면 하도급을 집행하는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현장소장이 이를 모를 수가 없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임씨와 김씨, 박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봐, 고려시티개발이 명목상 회사로서 아무런 거래관계가 없던 회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장소장이던 김씨의 증언에 대해서는 "다른 증인들의 증언들과 당시 상황과 배치된다"며 "뿐만 아니라 현장소장은 시공 업무 담당자로 일반적으로 공사현장과 시공과 직접 관련 없는 계약관계의 법리적 구성이나 대금청구관계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위치에 있어 진술을 그대로 믿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학원(웅동중학교)/뉴스1 © News1 강대한 기자

◇'허위 공사대금 채권' 입증할 서류들, 法 "신빙성 낮아"

검찰은 웅동학원 압수수색으로 발견한, 조씨의 아버지 조변현 당시 이사장이 직원들을 시켜 작성한 '고려시티개발이 받지 못한 웅동학원 공사대금 채권은 허위'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문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작성자인 조 전 이사장이 사망했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내용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이 입증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건에는 해당 채권이 허위임을 이사들과 교육청이 알고 있고 이사회 회의록을 제시하면 허위인 사실이 드러난다는 취지로 적혀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사들 중 양수금 채권의 존재·허위 등에 관해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람은 없다"며 "관할 교육청이 보관하고 있는 자료 또는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록에 의하더라도 채권의 허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은 조 전 이사장이 자필로 작성한 메모지를 전달해주며 그대로 타이핑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정확성을 담보할 메모지 원본이 존재하지 않고, 작성 당시의 구체적 상황 내지 조 전 이사장의 메모지를 작성한 구체적 이유나 경위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은 조 전 이사장이 신축공사와 관련한 과거 전체 행적이나 이사회에서 거듭된 여러 발언 내용과도 전면 배치된다고 했다.

이밖에도 조 전 이사장이 웅동학원에 바친 수십 년간의 헌신과 애정을 감안하면 웅동학원을 위해 아들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공사대금 채권을 부인하는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웅동중 행정실장이던 박씨가 조 전 이사장 측에 보낸 내용증명의 내용에 대해서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했다. 내용증명에는 '(웅동학원 측이) 한국자산공사가 가압류 등을 진행함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 계약서와 채권양도서류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있었다.

재판부는 이 내용을 박씨가 직접 경험한 내용이 아니고, 당시 누군가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만 이야기 했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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