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에 국회 신속 통과한 추경…"협치 싹트나" 기대감(종합2보)

진통 끝에 여야 한발씩 양보해 '추석 전 지급' 공감대…여야 모두 표결 참여 민주당 '전국민 통신비' 선별지급 수용…야당도 독감 무상접종 한발 물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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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0.9.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일창 기자,김진 기자,정윤미 기자,유새슬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인한 위기에 놓인 취약계층 등 국민들게 긴급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59년만에 편성된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282명 중 찬성 272명, 반대 1명, 기권 9명으로 4차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반대토론을 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정의당에서도 장혜영 의원이 반대토론을 한 후 정의당 의원 전원이 기권했다. 심상정 대표와 강은미 원내대표, 이은주·장혜영·배진교·류호정 의원 등 6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에선 강기윤, 윤한홍 의원이 기권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도 기권했다.

이로써 추경안 국회 제출 11일만, 심사 10일만에 추경안을 국회서 통과시키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올해 네차례의 추경을 놓고 보면 최단 기록이다.

다만 만 13세 이상 전국민 통신비 지급을 둘러싼 갈등은 당청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남게 됐다. 이날 통신비 선별지급 방침이 확정된 후 주요 포털사이트에 '만 나이 계산기'가 주요 검색어에 오르는 등 논란이 적지 않았다.

추석 전 집행 예정인 4차 추경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원안 대비 296억원 순감된 7조8148억원 규모로 최종 확정됐다. 재원 조달은 전액 국채 발행으로 이뤄진다.

지난 7월4일 역대 최대인 35조1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 처리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불참 및 정의당 의원 전원의 추경안 표결 기권 속에 여당 단독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4차 추경안은 여야 의원 모두 참석한 가운데 통과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민 고통이 크고, 민심이 크게 요동치는 추석을 앞뒀기에 여야는 4차 추경 처리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여야 이견으로 가장 큰 난관이었던 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지급을 16~34세와 65세 이상으로 줄이는 데 합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서 감액한 5206억원으로 독감 백신 무료 접종과 아동돌봄비 지원 확대 등 야당이 요구해온 다른 사업 예산을 늘렸다.

추경 처리에 대한 여야 지도부의 평가는 온도차가 있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추경안 처리 직후 뉴스1과 만나 "국민들께 원래 말씀드렸던 것을 드리지 못한 것은 아쉽고 송구스럽지만 정치의 과정으로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합리적인 의견은 서로 수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원래 의회정치가 가야할 방향"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협치라는 평가는 너무 나간 것"이라며 "협치는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통신비 지원금을 다 깎고 싶었지만,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았고, 꼭 필요한 예산을 증액하게 돼서 그 정도면 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추석 전 신속한 추경 집행을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국회가 통과시켜준 추경이 추석 전에 최대한 집행되도록 하겠다"며 "전례가 없는 위기 앞에서 국회가 보여준 초당적 노력과 협력에 거듭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0.9.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회가 수정 의결한 4차 추경 규모는 정부가 제출한 원안 7조 8444억원에서 6177억원을 감액하고 5881억원을 증액, 최종 296억원을 순감액한 7조 8148억원으로 확정됐다.

분야별로 보면, 이동통신요금 지원사업 예산이 5206억원 삭감됐고, 대신 당초 돌봄비용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중학생(약 138만명)에게도 비대면 학습지원금(15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2074억원을 증액했다. 초등학생까지는 1인당 20만원, 중학생은 1인당 15만원이 지급된다.

취약계층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무상 예방접종 예산이 315억원, 코로나19 백신 구매 예산이 1839억원 증액됐다. 인플루엔자 무상 예방접종 범위는 여야 협의를 거치면서 장애인연금·수당 수급자 등 취약계층 105만명을 추가로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전 국민 20%(1037만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예산을 담은 것도 통신비 지급대상 축소로 가능해졌다.

개인택시뿐 아니라 코로나 재확산으로 소득이 감소한 법인택시 운전자에게도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지역고용대응 등 특별지원사업 예산을 810억원 증액했다. 정부 방침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평가되는 집합금지업종인 유흥업종과 콜라텍 운영 소상공인에게는 최대 200만원원의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이 지급된다. 또한 의료인력 등의 노고 보상 및 재충전을 위한 상담·치유, 교육·훈련비용을 179억원 규모로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인천 '라면 화재' 사건으로 사각지대 위기아동 보호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만큼, 상담 시설 보강과 아동 보호 전담요원 조기 배치 등을 위한 예산 총 47억원도 추가 반영했다. 국채이자 상환액 396억원과 행정지원비용 75억원 등 불요불급한 지출을 최대한 절감했다. 국회는 정부로 하여금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개선하고 세제지원 및 임대료 부담 완화 등 대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등 총 8건의 부대의견도 채택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20.9.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한편 추경안 표결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선별 지원' 합의를 비판하는 소수정당 초선 의원들의 소신 발언들도 이어졌다.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반대토론을 신청, "저와 함께 반대의견에 서달라"고 했다.

용 의원은 "이렇게 압도적인 여야 합의로 '선별'이라는 이데올로기만 남아버린 추경안, 선별을 위한 선별, 선별을 위한 7조8000억원의 추경안"이라고 비판하면서 "재난지원금 없는 2차 재난지원금 추경안을 오늘 이 자리에서 통과시키시겠느냐"라고 따졌다.

용 의원은 "지난 4월, 여러분이 선거운동을 하며 전국 곳곳에서 약속했던 그 국민들에게 내가 찬성했다고 다시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실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국민의 대표자로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결정을 해달라"고 이번 추경안에 담긴 지원금 선별 지급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반대토론에 나서 "정부와 국회는 4차 추경 논의 과정에서 '선별이냐 보편이냐'라는 불필요한 논란을 다시 반복했다"며 "정작 국민의 소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우리가 얼마나 위기인지 정확히 인식할 시스템조차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라 여전히 막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5차 추경 논의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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