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놓친 의대생 따로 시험 본다?…의료계서 구제방안 '솔솔'

국시 그대로 진행하되, 응시거부 학생만 별도시험…수용하면 첫 사례 신규의사 2700여명 배출 못하는 상황 정부·의료계 모두 부담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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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 = 의사 국가시험(이하 의사국시)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의대생들만 별도로 시험을 치르도록 해 주자는 주장이 의료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의대생들이 국민 여론을 돌릴 만한 사과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의사국시를 시작한 지 2주일이 넘은 만큼 중간에 의대생들을 구제한 뒤 현행 의사국시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의대생들이 별도로 시험을 치르도록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 계획을 정부가 받아들인다면, 성난 여론이 다소 누그러진 시기에 학생들을 구제해 시험을 치를 수 있고, 2021년 신규 의사를 정상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와 정부 모두 '의료 공백'이 벌어지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

◇의대생 별도 시험 치른다면 내년?…정부 반응은 미지수

의사국시는 지난 8일부터 시작해 2주일이 넘게 흘렀다. 시기적으로 당장 의대생들을 구제해도 올해 의사국시 일정을 조정하면서 같이 시험을 치르게 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그 특성상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 정한 장소에서만 치르도록 돼 있다. 다른 의료인 직종의 시험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9월 중순까지 구제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 시기를 놓쳤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복지부는 기존 11월 10일까지였던 의사국시 실기시험 일정을 20일로 10일 연장했는데,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의대생들 입장이 다소 늦게 나오다 보니, 해당 기간 안에 응시가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윤성 국시원장도 지난 8일 국시 응시에 대한 의대생들의 의사 표시가 너무 늦어지면, 다른 직종의 시험 일정을 고려해 2021년 3월쯤에나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예 일정이 다른 두 번의 의사국시를 치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당장 구제가 어렵다면, 시간을 두고 2021년에라도 의대생들에게 별도의 시험 기회를 부여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협회 임원을 지낸 한 의사는 "어떤 형태로든 의사 2700여명이 한꺼번에 배출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정부도 마냥 이 상황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21년 2700명의 신규 의사들이 배출되지 않으면 대형병원 진료에 큰 공백이 생기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신규 의사들이 대학병원에서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의 전공의 수련을 밟고 있어서다. 장기적으로는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완고한 입장을 보이는 복지부도 의사 수급이 차질이 생기면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지난 1952년 우리나라에서 제1회 의사국시를 시작한 이래 시험을 거부한 의대생을 구제한 사례는 없다. 다만 의약분업 사태로 의대생들이 단체로 의사국시를 거부했고, 의사단체와 정부가 극적으로 합의를 이루면서 시험 일정을 한 달가량 미룬 사례가 있다. 지난 1984년과 1995년에는 대거 탈락자가 나오자 추가로 시험을 치른 사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시험 자체를 거부한 사례는 아니어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애매하다.

이에 따라 의사단체가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고, 의사국시에 응시하지 않은 의대생들만 따로 시험을 치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 방안이 받아들여지면 국내 첫 사례가 된다. 다만 여전히 국민들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은 숙제로 남은 상태다.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10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선배 의사들 대신 사과, 여론 되돌릴까…'의료 공백' 우려는 공감대

의대생들은 입장문을 통해 의사국시에 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민에게 사과하는 문구는 넣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국민 여론을 되돌리는데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아직 의사가 아닌 학생들이 환자 진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복지부가 '국민 수용성'을 거론하는 것은 일종의 괘씸죄를 묻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로선 의대생들이 추가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선배 의사들이 의료계를 대표해 국민 여론을 되돌리려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와 사립대학교병원협회, 국립대학교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의료계 원로들이 참여하는 5개 의사단체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5개 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모두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한 의료계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며 "환자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야말로 의사가 갖춰야 할 덕목임에도 지난 시간 우리는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학생들이 오늘의 아픔을 가슴깊이 아로새기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의료계의 선배들과 스승들을 믿고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며 의대생 구제를 호소했다.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의대생들과도 대화를 나눴고 의료 공백에 대해 학생들을 잘 이해시켰다"며 "병원 응급실이 환자가 도착한 시간보다 경중을 먼저 따지듯이, 큰 틀에서 의료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의료계 입장을 복지부에 거듭 전달했고, 이번 주말에라도 논의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일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재난 상황을 극복하려면 신규 의사가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돌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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