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① '국제수사' 감독 "깜냥 안됐다 생각든 '보통사람'…코미디 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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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한 감독/쇼박스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보통사람' 당시에는 깜냥이 안 되는데 너무 무거운 주제를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계속했어요, 쉬고 싶던 찰나에 우연히 '행오버'를 보게 됐고 술먹고 나서 벌어지는 소동극이 재밌더라고요. 가볍게 풀어갈 수 있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국제수사' 김봉한 감독이 '보통사람' 이후 코미디로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김봉한 감독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연출작인 '국제수사'와 관련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제수사'는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의 현지 수사극으로 곽도원 김대명 김희원 김상호가 출연한다. 연출은 80년대 군사정권의 만행을 소재로 한 영화 '보통사람'으로 제39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은 물론 각종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김봉한 감독이 맡았다.

김봉한 감독은 '국제수사'를 통해 '글로벌 셋업범죄'라는 사회적 이슈를 유쾌한 현지 수사극으로 풀어냈다. 인생 첫 해외여행을 떠난 평범한 형사 병수(곽도원 분)가 글로벌 범죄에 휘말리며 고군분투 수사를 펼쳐가는 상황들을 흥미로운 전개로 담아내려 했다. 특히 필리핀 로케이션이 80% 비중을 차지, 이국적 풍광의 다채로운 볼거리를 자랑한다.

'국제수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몇 차례 개봉이 연기된 후 추석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그는 코로나19 속 추석 극장가에서 개봉하게 된 소감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며 "2017년부터 준비해서 2018년에 찍고 올해 개봉하게 됐는데 쉽지 않았다"는 소감과 함께 "관객 분들이 극장에 편안하게 오셔서 신나게 보시고 행운도 찾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제수사'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이하 '국제수사' 김봉한 감독과의 일문일답.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 '거북이 달린다' 이연우 감독님 원작을 봤다. 이 이야기를 평소에 갖고 있었던, 제 친구들간의 우정으로 바꾸면 재밌지 않을까 했다. 전작에서 무거운 주제를 갖게 돼서, 재밌는 소동극을 해보면 어떨까 했다.

-'히어로'를 통해 코미디에 도전하긴 했지만 호평을 받았던 전작 '보통사람' 이후 코미디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주제 넘게 무거운 걸 해서 끝나고 나서 힘들었다. (웃음) 그래서 더 가벼운,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내 나이의 사람이 어떤 가치를 향해 달려보는 소동극을 해보면 어떨까 싶더라. 친구들간의 소동극을 벌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됐다. 다만 관객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던 건 어떤 가치를 믿고 열심히 가다보면 이 친구들이 보물을 만나는 것처럼 행운과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판타지였다.

-'보통사람' 이후 어떤 점 때문에 힘들었나.

▶그때 당시 정치, 사회적 이슈로 인해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소위 '깜냥'을 벗어난 이야기를 함부로 하지 않았나 싶더라. 그 영화로 상도 받았지만 세상을 바꾸겠다는 무거운 영화가 아니라 작지만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 이연우 감독님의 각본을 내 식으로 바꾸면,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넣으면 재밌지 않을까 해서 1년 정도 준비하고 촬영에 들어가게 됐다. 큰 예산으로 누아르 이런 장르로 찍자는 건 아니었고 가족 패키지 여행에서 시작된 소동극을 풀어가려 했다.

-곽도원이 연기한 병수 캐릭터의 출발점은 무엇인가.

▶누구를 지정해서 쓰진 않았다. 남자, 아재를 떠올렸고 꼰대 취급 받으면서 한켠으로 물려난 사람을 생각했다. 잘생긴 배우들도 캐스팅을 생각해봤는데 안 맞을 것 같아서 일상에서 보는, 등산복 입고 패키지 여행 간 옆집 아저씨 느낌이 좋겠다 싶었다. 그런 옆집 아저씨가 어려움을 이겨내 나가는 이야기로 해보고 싶다 생각했다.

-병수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이유는.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는 너무 많이 나왔다. 보통 시나리오 쓸 때 캐릭터가 안 떠오르면 사투리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특정 사투리를 쓰면 캐릭터가 보인다. '이 캐릭터는 전사가 이렇겠구나' 하게 된다. 충청도 사투리는 뭔가 정확하게 의도를 파악 못하게 되는 느낌도 있다. (웃음) 충청도 사투리도 배워가는 재미가 있더라. 충청도 사투리 선생님도 있었고 조재윤 배우가 청주 충청도 출신이라 많이 물어봤다. '우리 영화 충청도 사투리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너무 잘한다고 하더라. 곽도원 배우도 충청도 사투리가 입에 붙어서 '남산의 부장들'에서 이병헌 선배가 '고향이 충청도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

-병수 캐릭터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이 평범한 주인공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떤 웃음이 날까 했다. 오랜 기간 고민했지만 이 캐릭터의 코미디 만큼은 속도감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했다. '이 부분에서 꼭 웃어주세요'가 아니라 상황에 맡기고 밀고 나가는 한 남자의 힘으로 가면 어떨까 했다. 그 과정에서 이 남자의 장애물을 가족 즉 딸과 아내로 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배제했다. 오롯이 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과연 우정 때문에 이렇게까지 갈 수 있어?'를 동기로 삼았다. 사실 병수의 모티베이션은 '보물'인다. 이 순진무구한 남자가 믿음과 우정에 대한 엄청난 가치를 깨닫는 건 아니고 '내가 아니면 친구를 누가 구해주나'라는 생각이 마음을 움직여서 가치를 실현하게 되고,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남자들간의 우정, 모험 이런 것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인지.

▶20대 때는 '친구가 최고다'라고 한다. 그때는 친구가 제일 좋다. 직장을 다니면 친구를 잊고 사는데 마흔 넘어서는 친구가 그립고 동창회가 다시 시작된다. 70~80대 어르신들 얘기 들어보면 '가족 필요없고 내 얘기 들어주는 친구가 최고'라고 하시더라. 20대, 70대가 같은 생각을 바라보는구나 했다. 남자들의 우정을 그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은 보증도 안 서주는 시대인데 '내가 과연 친구를 도와줄 수 있나' 그런 걸 한 번 쯤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봤다. 그런 믿음을 지켜나가면 언젠가 로또처럼 행운이 오지 않을까 하는, 물론 현실과는 거리가 멀 수 있지만 영화니까 '나도 한번 저래볼까, 저러면 어떨까' 상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통사람' 이후 영화의 방향에 대해 크게 고민을 한 것 같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통사람'을 하고 이 작품을 하게 됐는데, '보통사람' 당시에는 깜냥이 안 되는데 너무 무거운 주제를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계속했다. 쉬고 싶던 찰나에 우연히 '행오버'를 보게 됐고 술먹고 나서 벌어지는 소동극이 재밌더라. 가볍게 풀어갈 수 있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내가 꼭 뭘 해야겠다' 이런 생각은 없고 그때그때 맞춰서 하고 싶다. 물론 오래 전부터 풀고 싶은 시나리오는 있다. 누가 그러는데 감독은 직업이 아니라더라. (웃음) 그때그때 불러주면 하는 거니까. 그래서 저 역시도 '그때그때 맞춰서 가야하나' 고민할 때가 많다. 물론 작가주의 경향은 아니고 재밌는 작품이 있으면 하겠다는 주의다.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

▶99%의 감독은 어렵다. 이런 팬데믹 사태가 벌어지면 영화계가 위축돼서 투자 되려던 것도 멈추고 모든 게 정지된다. 감독도 온 힘을 다 바쳐야 캐스팅 투자가 된다. 저 또한 마찬가지다. 상황이 나아져서 모두가 다 잘 됐으면 좋겠다. 감독이 많아야 좋은 영화가 나오고 투자도 된다. 극장 오기 전에 맛있는 거 드시고 영화도 신나게 보시고 행운도 찾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눈치 안 보고 편안하게 웃고 극장 다녀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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